스타벅스·투썸·엔제리너스는 종이빨대 '유지'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종이빨대 등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금지 계획을 세웠다가 환경부의 규제철회가 발표되자, 이를 유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환경부가 현장에서 이행이 어려워 규제를 철회했다는 설명과 달리, 환경부가 규제를 철회하면서 현장에서 이행하지 않은 것이다.
8일 뉴스트리가 할리스커피, 탐앤탐스, 빽다방 등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13곳을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환경부 규제철회 발표 이후 종이빨대 전면 전환을 유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맹점들에게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도록 권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강제성이 없어 사실상 일회용품을 종전대로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할리스커피는 당초 '식품접객업·집단급식소 내 일회용품 규제' 시행일이었던 11월 24일에 맞춰 플라스틱 빨대 이용을 금지할 예정이었다가, 정부가 시책을 바꾸면서 이를 전면 보류했다. 탐앤탐스도 시행일에 맞춰 종이빨대로 전환할 계획이었다가 현재 보류중이다. 탐앤탐스 관계자는 "앞으로 종이빨대 도입 여부도 미정"이라고 밝혔다.
빽다방도 마찬가지다. 다만 빽다방을 운영하는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종이빨대 및 다회용컵 우선 제공 등 가맹점들이 친환경 정책에 적극 동참하도록 계속 권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차도 가맹점들에게 매장 내 종이빨대 사용을 권고하는 수준에서 그치고 있다. 공차 관계자는 "ESG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으며 포장재 관련해서도 친환경 기업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일회용품 전환 계획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컴포즈커피, 커피빈 등도 플라스틱 빨대를 그대로 이용중이고, 이디야와 메가MGC커피는 종이빨대와 플라스틱 빨대를 병용하고 있다.
반면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 엔제리너스는 종이빨대를 사용하고 있다. 이들은 환경부가 일회용품 사용금지를 발표하기 이전부터 자체적으로 종이빨대를 이용하고 있었다.
스타벅스는 지난 2018년 11월부터 5년째 종이빨대를 사용하고 있고, 투썸플레이스는 2021년 8월부터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빨대로 순차 교체하고 있다. 엔제리너스 역시 지난해부터 자체적으로 종이빨대를 도입했다.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금지는 수년에 걸친 논의 끝에 진행됐지만 환경부는 시행일을 보름 앞둔 지난 11월 8일 규제를 전격 철회했다. 그러면서 플라스틱 빨대 사용금지 계도기간도 무기한 연장됐다. 이 여파로 종이빨대를 생산해 납품을 앞두고 있던 중소업체들이 판로를 잃어버리고 줄줄이 폐업위기에 처하게 됐다.
친환경 빨대를 제조해 커피 프랜차이즈에 납품하는 업체 한 관계자는 "종이빨대의 경우 현재 소량씩 발주가 들어오고 있다"면서도 "규제가 시행됐을 때를 대비해 준비했던 양보다 발주량이 현저하게 줄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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