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미국을 얼어붙게 만든 '극한한파'의 원인이 기후위기로 더 강화된 제트기류와 엘니뇨 현상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미국 대부분의 지역은 1주일가량 이어지는 '북극 한파'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로키산맥과 중부 대평원, 중서부 지역 대부분의 체감온도는 영하 34℃에 달했고 시카고는 영하 15℃, 디트로이트는 영하 14.4℃를 기록했다. 북극에서 시작된 차가운 공기는 플로리다 북부까지 남하했다. 이 때문에 정전 피해가 속출하고 있고, 한파로 인한 인명사고도 잇따르고 있어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유럽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노르웨이와 스웨덴, 독일, 영국 등은 폭설로 모든 교통편이 마비사태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학교들은 수업을 취소하거나 원격수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을 강타한 이번 한파의 원인을 영국 가디언은 기후과학자들의 말을 인용해 '기후변화로 더 강화된 제트기류와 엘니뇨 현상 때문'이라고 짚었다.
제트기류는 높은 고도에서 빠르게 흐르는 좁은 공기띠를 말한다. 제트기류에는 더운 쪽과 차가운 쪽이 있는데, 최근 한파를 겪는 국가들은 차가운 제트기류 아래에 놓여있다. 엘니뇨 또한 극한한파에 한몫하고 있다. 엘니뇨로 가열된 태평양이 열대 대류의 주기를 변화시켜 제트기류의 흐름을 바꾼다는 것이다. 기후과학자들은 "이로 인해 유럽과 미국의 겨울날씨에 지각변동이 발생했다"면서 "엘니뇨가 발생하는 해에는 북유럽이 더 춥고 건조해지며, 남유럽은 더 많은 비가 내린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재 중부유럽을 기준으로 겨울 기온이 '극과극' 양상을 보이고 있다. 스칸디나비아 북부를 비롯한 북유럽은 평소보다 20℃ 낮은 극한한파가 몰아치고 있는 반면 프랑스 등 남유럽은 평년보다 온화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번 한파가 새삼스러운 현상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온난한 기후에 적응한 사람들이 갑자기 불어닥친 한파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대기물리학과 매트 패터슨(Matt Patterson) 박사는 "추운 날씨에 모두 놀라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흥미롭다"며 "20~30년 전에는 이런 기온이 더 흔하게 발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온난화된 기온에 전반적으로 적응한 결과"라며 "과학자들은 이를 '기준선 이동증후군'이라고 부른다"고 덧붙였다.
패터슨 박사는 또 "온난화 추세로 우리는 과거의 추위가 어땠는지 잊어버렸다"면서 "사실 이런 추위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날은 점점 더 따뜻해지고 있고 추운 날도 점점 더 따뜻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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