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 해수면, 빙하, 탄소배출' 모두 최악
2023년 한해동안 지구 평균온도는 1.45℃까지 상승했다. 지구생태계가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임계온도 '1.5℃'까지 불과 0.05℃ 남았다. 기후의 모든 지표가 최악을 기록하면서 지구는 현재 '적색경보'가 켜진 상태가 됐다.
19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가 발표한 '2023 세계기후현황'(State of the Global Climate 2023) 보고서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량과 지표 온도, 해양 열과 산성화, 해수면 상승, 남극 해빙, 빙하 손실 등 주요 기후·환경 지표들이 모두 최악을 기록했다. 이에 보고서는 "폭염, 홍수, 가뭄, 산불, 열대성 저기압 등 기후재난은 수백만명의 일상생활을 뒤흔들고 수십억달러의 경제손실을 입혔다"고 강조했다.
2023년 지구 평균 지표면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1.45°C(오차범위 ±0.12°C) 높았다. 이는 기록을 시작한 이래 가장 기온이 높은 해였다. 안토니우 구테흐스(António Guterres) 국제연합(UN) 사무총장은 "모든 주요 지표에서 사이렌이 울리고 있다"며 "몇몇 기록은 차트의 정상을 찍는 것을 넘어 차트를 부수고 있다"고 경고했다.
셀레스트 사울로(Celeste Saulo) WMO 사무총장은 "비록 일시적이지만 파리기후변화협정 1.5°C 하한선에 이렇게 근접한 적은 없었다"며 "전세계에 적색경보가 울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기후변화는 기온 그 이상이다"며 "전례없는 해양 온난화, 빙하 후퇴, 남극 해빙 손실 등이 특히 우려할만한 수준"이라고 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전세계 바다의 거의 3분의 1은 해양폭염이 덮쳐 생태계와 식량시스템이 피해를 입었다"며 "2023년말에는 바다의 90% 이상이 폭염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 한해동안 전세계 빙하는 1950년 이후 사상최대 규모로 유실됐고, 남극 해빙의 면적은 전년도보다 100만㎢ 감소해 기록상 가장 작았다.
사울로 사무총장은 "기후위기는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결정적인 도전"이라며 "식량불안과 인구이동, 생물다양성 손실 증가에서 볼 수 있듯이 불평등 위기와 밀접하게 얽혀있다"고 말했다. 통계로도 이같은 사실이 입증된다. 심각한 식량불안을 겪는 인구가 코로나19 이전 1억4900만명에서 2023년 3억3300만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보고서는 "2023년 날씨위험은 기후난민을 발생시켰다"며 "기후충격이 회복력을 얼마나 약화시키고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얼마나 위험을 초래하는지 보여줬다"고 말했다.
다행히 지난해 재생에너지 총량이 증가하는 등 일부 긍정적인 변화도 있었다. 2023년에 추가된 재생에너지 용량은 총 510기가와트(GW)로, 2022년에 비해 거의 50% 증가했다. 보고서는 "재생에너지 발전은 탈탄소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잠재력이 막대하다"며 "기후행동의 최전선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WMO는 "3월 21일~22일까지 열리는 코펜하겐 기후각료회의에서 전세계 기후지도자와 장관들이 모여 기후행동 가속화를 촉구할 예정"이라며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강화와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논의될 재정지원 방안에 관한 청사진 마련이 중요의제다"고 밝혔다.
사울로 사무총장은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NDC 등 기후행동이 방해받고 있다"며 "이는 기후서비스 제공 및 활용 역량 부족으로 인한 것"으로 진단했다. 이어 그는 " 우리는 국가 기상 및 수문 서비스에 대한 지원을 늘려 차세대 NDC가 과학기반 기후정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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