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부족으로 22억명 '식수불안'..."지역갈등 위험도 증가"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03-22 18:50:18
  • -
  • +
  • 인쇄
▲보길저수지 (사진=연합뉴스)

기후위기 등으로 물 부족이 더욱 가중되면서 세계 인구 절반이 위생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고 약 22억명이 안전한 식수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빈곤한 농촌사회는 가뭄이 닥치면 여성이 가장 큰 고통을 받고 있어, 전세계 수자원 전략에 이를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제연합(UN)이 22일 '세계 물의 날'을 맞아 발표한 'UN 세계 물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위기로 인한 물부족과 담수의 남용·오염이 국제갈등의 큰 원인이 되고 있다.

물을 둘러싼 긴장이 국제갈등을 악화시키고 강제이주, 식량불안, 보건위기, 여성에 가해지는 위험 등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빈곤한 농촌지역의 여성들은 대개 물을 수급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 안전·위생 시설이 부족해지면 가장 먼저 위험에 취약해진다는 것이다.

최근 물 스트레스는 기후위기, 오염, 담수 남용 등으로 가중되면서 도무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미 세계 인구의 절반가량이 ​​위생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고, 약 22억명 인구가 안전한 식수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유엔이 2030년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 중 하나로 물을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물 수요는 지난 20년동안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 추세가 계속될 경우 더 많은 사람이 물 부족에 처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경고했다.

세계물경제위원회의 예비조사에 따르면 세계 담수 수요는 10년 뒤 공급을 40% 초과할 전망이다. 2022년에는 세계 인구의 약 절반이 심각한 물 부족을 경험했으며, 2002년부터 2021년 사이에 가뭄으로 14억명 이상이 고통을 겪었다.

보고서를 주도한 유네스코의 오드리 아줄레이(Audrey Azoulay) 사무총장은 "물 스트레스가 증가하면 지역갈등 위험도 증가한다"며 "평화를 유지하려면 수자원 보호뿐 아니라 지역적·세계적인 수자원 협력을 증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 편집장인 릭 코너(Rick Connor)는 "물 분쟁은 수요가 공급을 넘거나 물이 오염될 경우, 물 접근성이 제한되거나 물 공급 및 위생 서비스가 중단될 때 발생할 수 있다"며 "그 형태는 법적 분쟁에서 폭력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사건과 장소에 따른 사회적, 정치적, 환경적, 인구학적 조건이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수자원에 대한 전략 및 협력이 평화 전략으로서 활용될 수 있으며, 담수 접근성 개선 노력은 여성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알바로 라리오(Alvaro Lario) 유엔 물기구(UN-Water) 의장은 물이 전쟁에 미치는 영향은 종종 언급되지만 물에 대한 협력이 평화를 조성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물은 지속가능하고 공평하게 관리될 때 평화와 번영의 원천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너는 "제네바 협약을 포함한 국제인도법은 민간 수자원시설을 표적으로 삼는 행위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며 "물을 통해 평화를 촉진하기 위한 국제적 차원의 도구에는 국제 공유 수역에 대한 합의와 협력, 인권 등이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한카드, 개인정보 19만건 '술술'…유출사실 3년간 몰랐다

신한카드에서 가맹점 대표자의 휴대폰번호 등 19만건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외부 해킹이 아닌 내부 직원에 의한 유출인

삼성重 사망사고에 사과…반복된 인명사고에 비판 잇따라

삼성중공업 경남 거제조선소에서 50대 노동자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공식 사과와 함께 사고 선박에 대한 전면 작업중

류재철 LG전자 신임 CEO "속도감 있는 실행으로 판을 바꾸자"

류재철 LG전자 신임 CEO가 "위기 속에 더 큰 기회가 있다는 생각으로 자신감을 갖고 새로운 도약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강조하면서 신년 아젠다로 5대

이재용 삼성 회장이 귀국 1주일만에 달려간 곳

주식시장에서 '11만전자'를 회복한 22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회사의 주력사업인 반도체 생산현장으로 달려갔다.삼성전자는 이날 이재용 회장이 경

오리온 3세 경영 본격화...담서원 1년만에 부사장 승진

오리온 담철곤 회장의 장남 담서원씨가 입사 4년 5개월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승계에 본격 나서기 시작했다.오리온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美 쿠팡 주주가 집단소송 제기..."정보유출 공시의무 위반"

3000만명이 넘는 회원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쿠팡을 상대로 미국의 주주가 미국 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내에는 쿠팡 소비자가 거의 없기에

기후/환경

+

유럽 교회의 오르간 조율기록이 기후온난화 추적 데이터?

유럽의 각 교회에서 오르간을 조율할 당시 기록된 기온이 기후온난화를 장기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자료가 되고 있다.영국 노팅엄 트렌트

AI로 도로살얼음까지 예보...정부 '4차 기후위기 대응대책' 확정

겨울철 '도로위 암살자'로 불리는 살얼음(블랙아이스)를 인공지능(AI)를 활용해 12시간전에 예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취약계층이 폭염과 한파로

그린란드 쓰나미 원인 밝혀졌다…"해저지진 아닌 빙하붕괴"

그린란드에서 발생한 대규모 쓰나미가 해저 지진 때문이 아니라 빙하 붕괴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22일(현지시간) 스페인 환경&

美트리는 전기료 천만원...英트리는 재생에너지 전력

영국은 올해 크리스마스가 전력부문에서 역대 가장 낮은 탄소배출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20일(현지시간) 가디언이 영국 전력망 운영을 분석한

기후부, 에너지시스템 AI전환 추진…'기후·에너지 DX·AX 전담반' 출범

정부가 에너지시스템 분야의 인공지능(AI) 전환을 본격 추진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22일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

기후부, 환경 연구개발 현장 중심 전환…탄소중립·순환경제 기술 발굴

환경 연구개발이 산업 현장과 수요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오는 23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제3차 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