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매 야생동식물 40%가 멸종위기종..."생물다양성 파괴 심각"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05-14 17:08:44
  • -
  • +
  • 인쇄

전세계적으로 밀거래되는 야생동식물의 40%가 멸종위기종으로 나타나, 밀렵에 의한 생물다양성 파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유엔마약범죄국(UNODC)이 13일(현지시간) 발간한 전세계 야생동물 범죄보고서에 따르면 2015~2021년 사이에 적발된 14만건의 야생동물 밀매에서 압수된 물품은 1만6000톤에 달했다. 

또 밀매된 야생동물의 40%는 멸종위기종이거나 멸종위기에 가까운 적색목록에 오른 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거래된 생물은 산호, 악어, 코끼리 순이었다.

게다가 야생동물 불법거래가 이뤄진 국가는 무려 162개국으로 전세계 80% 나라에서 이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보고서는 "적발이 이뤄지지 않은 국가는 불법 거래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증거라기보다는 미처 적발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야생동물에 대한 불법거래가 근절되지 않다보니, 밀렵 역시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4000종이 넘는 동식물들이 밀매업자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했다. 몰래 거래되는 동식물은 주로 의약품, 애완동물, 고기, 관상, 전리용품으로 거래되고 있다.

보고서는 "불법거래를 하다가 적발된 밀매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면서 "천산갑, 해마, 대형 고양이과 동물 등은 신체 일부나 뼈를 말려서 약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앵무새와 이구아나는 애완동물로, 난초는 관상용 식물로 인기가 높다"고 밝혔다.

매년 1억마리 이상의 동식물이 불법 거래되고 있다. 그 규모가 연간 23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서는 추산했다. 2019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알려진 육상 척추동물의 24%가 밀매되고 있다.

밀매 적발건수는 지난 20년간 증가하다가 2020년과 2021년에 감소했다. 보고서는 감소요인으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단속 감소 및 밀매 감소 그리고 인터넷을 통한 거래 등으로 방식이 바뀐 때문으로 추정했다.

이처럼 야생 동식물에 대한 밀렵과 밀래가 근절되지 않으면서 생물다양성이 위협받고 있다. 이전 연구에서는 야생생물 불법 거래로 인해 거미원숭이와 맥의 지역 개체수가 99.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지적 멸종은 전세계적인 멸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연구진은 경고했다.

보고서는 "밀렵·밀매가 야생생물 멸종까지 초래하고 있지만, 정작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일부 생물종은 대중의 관심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며 "야생생물 밀매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심각한 전세계적 문제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야생생물 밀매의 대부분은 대규모 조직범죄와 연루돼 있다. 부정부패는 사찰관들에게 지급되는 뇌물로부터 위조허가를 허용하는 정부 관리들에 이르기까지 밀매를 막으려는 노력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이에 보고서는 "밀렵·밀매 감시 및 연구와 더불어 법안 및 집행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다 월리 UNODC 사무총장은 "야생생물 밀렵·밀매는 자연에 말할 수 없는 피해를 입히고 생계, 공중보건, 올바른 거버넌스, 기후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지구의 능력을 위태롭게 한다"고 말했다.

UNODC의 '야생동물 범죄보고서'는 2016년과 2020년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로 발간된 것으로, 보호 대상종에 대한 불법거래 동향을 주로 담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한국노총·민주당·쿠팡 '한자리'..."택배산업 발전 위해 소통" 다짐

택배산업 발전을 통해 노사가 윈윈하기 위해 노사정이 머리를 맞댔다.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과 김사성 한국노총 택배산업본부 위원장,

'참붕어빵' 제품에서 곰팡이...오리온 "전량 회수조치"

오리온 '참붕어빵' 제품 일부에서 곰팡이가 검출돼 전량 회수 조치가 내려졌다.오리온은 참붕어빵 제품 일부에서 곰팡이 발생 사례가 확인돼 시중에

F1 '넷제로' 향한 질주 5년만에 탄소배출량 26% 줄였다

영화 'F1 더 무비' 개봉과 함께 서킷 위 스피드에 열광하는 팬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포뮬러1(F1)은 탄소중립을 향한 질주도 이어가고 있다. F1은 2019년 '20

수자원공사, 재난구호용 식수페트병 '100% 재생원료'로 전환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재난구호용으로 지급하는 식수페트병을 100% 재생원료로 만든 소재를 사용한다고 23일 밝혔다. 수자원공사가 제공하는 이 생

친환경 사면 포인트 적립...현대이지웰 '그린카드' 온라인으로 확대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의 토탈복지솔루션기업 현대이지웰이 녹색소비생활을 촉진하기 위해 친환경 구매시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그린카드 적립서비스

SK AX, ASEIC과 51개국 제조업 탄소중립 전환 나서

SK AX가 'ASEIC'과 손잡고 국내외 51개국 중소·중견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공급망 탄소관리, 기후공시 등 탄소중립 전환을 돕는다. SK AX은 ASEIC(아셈중

기후/환경

+

'양산' 쓰는 남자가 늘고 있다..."사막같은 햇빛 그늘막으로 제격"

여자들만 주로 사용하던 '양산'이 38℃를 넘나드는 폭염에 남자들도 여름 필수템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패션 플랫폼 무신사

AI로 탄소포집하는 콘크리트 찾아냈다

수백 년간 공기 중 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콘크리트 소재를 인공지능(AI)를 활용해 찾아냈다.23일(현지시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비터비공과대

불볕더위 '아차'하면 온열질환에 쓰러져...폭염 안전수칙은?

전국 곳곳에 폭염경보 혹은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온열질환을 예방하려면 폭염 안전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폭염주의보는 최고 체감온도 33

EU·중국 '기후리더십' 주도권 노리나?…'기후협력' 공동성명 채택

미국과 대척점에 서있는 중국과 유럽연합(EU)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녹색기술을 공동보급하기로 하는 등 협력관계를 더욱 밀착시키고 있다.24일(

산불 1년만에 한달 두차례 홍수...美 뉴멕시코주 마을의 수난

미국 뉴멕시코주 루이도소 마을이 또 물에 잠겼다. 이달에만 벌써 두번째 홍수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후 루이도소 일

폭염에 차량 방치하면 실내온도 90℃까지...화재·폭발 막으려면?

차량이 직사광선에 노출되면 실내온도가 90℃까지 치솟으면서 화재나 폭발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폭염시 차량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25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