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가로등 불빛 받은 나무...잎이 더 질겨진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08-06 15:37:15
  • -
  • +
  • 인쇄

도시의 나무가 시골의 나무보다 곤충 피해가 훨씬 적은 이유가 밝혀졌다. 바로 밤새 가로등을 켜두면 잎이 너무 질겨져 곤충이 먹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5일(현지시간) 솽장(Shuang Zhang) 박사가 이끈 중국 과학아카데미 연구팀은 베이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인 회화나무와 물푸레나무 2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야간 인공조명을 받은 나무는 곤충들이 갉아먹지 못할 정도로 잎이 질겨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밤새 가로등이 켜지는 주요 도로 30곳에서 표본을 추출하고, 각 장소에서 가로등의 조도(빛의 양)를 측정한 다음 잎의 크기, 강인성, 수분 함량, 영양소, 화학적 방어 수준 등을 검사했다. 검사한 나뭇잎은 약 5500장에 달했다.

그 결과 인공조명이 밝을수록 나뭇잎이 더 질겨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명 빛이 가장 밝은 구역의 잎에서는 곤충이 갉아먹은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인공조명이 밀집한 지역의 식물은 잎이 질기고 타닌과 같은 방어용 화합물을 함유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는 식물이 자신을 방어하는 데 에너지를 사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같은 현상의 원인이 무엇인지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인공 조명에 노출된 나무가 광합성 시간을 늘린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장 박사는 "나무의 잎이 깨끗하면 보기엔 좋을지 몰라도 생태계에는 나쁜 신호가 될 수 있다"며 "초식성 곤충이 줄면 포식성 곤충과 곤충을 먹는 새가 줄어들 수 있고, 곤충의 감소는 최근 수십 년동안 전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프론티어스 인 플랜트 사이언스'(Frontiers in Plant Science)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경기도, 업사이클 참여기업 모집...최대 1000만원 지원

경기도와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이 '2025년 경기도 업사이클 기업육성 지원사업'에 참여할 기업을 모집한다고 10일 밝혔다.공모는 △집중육성 과제(최대

올해 신규 사외이사 평균연령 60.3세...女비중 첫 30% 돌파

올해 국내 100대 상장기업에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의 절반 이상이 교수 출신이고, 평균연령은 60.3세로 나타났다. 사외이사 재선임 비중은 54%로 높아지

아워홈 사고직원 결국 사망...중대재해법 처벌수위 촉각

경기도 용인에 있는 아워홈 공장에서 사고를 당한 직원이 9일 끝내 사망했다. 구미현 아워홈 대표이사는 이날 입장문에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

LG '올레드TV' 탄소·플라스틱 줄이고 자원효율 높였다

LG전자 올레드 TV가 해외 유력 인증기관들로부터 탄소 배출 저감, 지속가능한 자원 효율성 등 환경 관련 인증을 잇따라 획득했다.LG전자는 최근 프리미

국내 中企 ESG 경영수준 2년새 대폭 '개선'...비결은?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의 ESG 성적이 대기오염물질, 온실가스 등 환경분야를 중심으로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중소&m

SK C&C, AI DX로 사고 줄이고 환경오염 막는다

SK C&C가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안전·보건·환경(SHE) 서비스를 통해 제조현장 안전수준을 한층 강

기후/환경

+

기후파괴 앞장선 美...산업시설 탄소배출량 의무보고 폐지

"기후위기는 가짜"라며 반(反)환경 정책을 펼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산업시설 온실가스 배출량 보고 의무를 폐지했다. 중국 다음으로

산불지역 '산사태' 위험성 2시간전 파악하는 예측기술 개발

산불지역이 폭우로 인해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여부를 2시간 30분 이전에 파악할 수 있는 예측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10일 한국지질자원연구

기후솔루션 "NDC 수립시 지방정부도 참여시켜야"

우리나라가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수립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지방정부 참여가 사실상 배제돼 있어 기후대응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다.10일

'차기 정부가 해야 할 기후정책 30가지'...기후싱크탱크 제안서 발간

차기 정부는 기후변화에 대응해 생태국가 원리를 헌법에 반영하고, 기후시민의회 제도화를 통한 민주적 기후거버넌스를 구현하는 것과 아울러 기후경

'대기의 강' 2023년 튀르키예 지진 피해 키웠다

엄청난 양의 비를 몰고 오는 '대기의 강' 현상이 재작년 발생한 튀르키예 지진의 피해를 키운 것으로 밝혀졌다.8일(현지시간) 톨가 괴륌(Tolga Görü

美주택보험료 8% 이상 오른다...잦은 재난과 관세 여파

미국 전역에서 극단적인 기후재난이 잇따라 발생하는 데다, 올초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쏘아올린 관세폭탄으로 경제 불안이 가중되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