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테크]'해안침식' 막을 방법 생겼다...모래 단단히 굳히는 기술개발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08-23 14:24:50
  • -
  • +
  • 인쇄
▲해안선에 전류를 흘려 모래를 굳히는 기술의 예시 이미지 (사진=노스웨스턴대학)

바닷물에 섞여있는 미네랄을 천연시멘트처럼 굳힐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해수면 상승이나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안 침식을 막을 수 있게 됐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연구팀은 산호 등 바닷물에 용해된 미네랄로 껍질을 만드는 해양생물에서 영감을 얻어, 해안 모래알갱이 사이에 약한 전류를 흘려보내 바닷물 미네랄을 천연시멘트처럼 단단히 굳힐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때 사용한 전류는 2~3볼트로 매우 약하지만, 이 전류를 물에 흘려보내면 바닷물에 녹아있던 이온과 미네랄 일부가 고체 탄산칼슘으로 바뀌게 된다. 이 탄산칼슘은 모래가 있는 곳에서 형성되면 모래 입자를 단단하게 묶는 접착제 역할을 한다.

연구팀 실험에서 약한 전류가 모래를 바위처럼 단단하게 변형시켰다. 이는 모든 유형의 모래에서 동일한 결과를 낳았다. 또 생성된 광물은 콘크리트보다 강도가 높아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여기서 전압을 약간 더 높여 4볼트의 전류를 가하면 수산화마그네슘과 다양한 석재에서 발견되는 광물인 하이드로마그네사이트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단단하게 굳힌 모래를 되돌릴 방법도 있다. 전기가 바닷물의 pH를 높여 미네랄을 굳히는 원리인데, 전기의 양극을 음극으로 바꾸면 반대로 pH를 감소시켜 미네랄을 용해시킨다.

비용은 입방미터당 3~6달러에 불과하다고 연구팀은 추정했다. 시멘트를 모래에 주입하는 방법은 동일한 단위 부피당 최대 70달러의 비용이 든다.

연구팀은 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해안 침식을 적은 비용으로 크게 줄일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또 사용되는 전류 세기가 매우 약해서 해양생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세계 인구의 40% 이상이 해안지역에 살고 있는 가운데, 해안 침식은 기반시설을 무너뜨리고 토지를 유실시켜 연간 수십억달러의 피해를 입히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공동연구센터에 따르면 이번 세기말까지 지구 해변의 약 26%가 바다에 침식된다.

현재 이 침식을 완화하는 방안으로는 방파제 등 보호 구조물을 건설하거나 땅에 시멘트를 주입하는 것이 있다. 그러나 이들은 비용이 높고 지속가능하지 않은 방법이다. 방파제 역시 침식되는 데다, 시멘트를 땅에 주입할 경우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연구를 이끈 알레산드로 로타 로리아 노스웨스턴대학 박사는 "연구의 목표는 보호 구조물을 건설하거나 시멘트를 사용하지 않고도 해양 기질을 시멘트처럼 만들 수 있는 방식을 개발하는 것이었다"며 "해양 토양에 약한 전기 자극을 가해 바닷물에 용해된 미네랄을 천연시멘트로 전환하는 방법을 고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로리아 박사는 개발한 기술로 철근 콘크리트 등 구조물을 보수하거나 해저·토양·모래언덕 등을 무너지지 않게 유지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며 "기술의 응용 분야는 셀 수 없이 많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다음 단계로 실험실 외부와 해변에서 기술을 시험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포트폴리오(Nature Portfolio)가 발행하는 학술지 '커뮤니케이션 지구와 환경'(Communications Earth and the Environment)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美 쿠팡 주주가 집단소송 제기..."정보유출 공시의무 위반"

3000만명이 넘는 회원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쿠팡을 상대로 미국의 주주가 미국 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내에는 쿠팡 소비자가 거의 없기에

LG화학도 사업재편안 제출...석화업계 구조조정 밑그림 완성

LG화학이 정부가 정한 구조조정 제출시한을 열흘가량 남겨놓고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했다. 이날 여천NCC와 롯데케미칼도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한 것

KCC글라스, KCGS ESG 평가서 3년 연속 '통합A'

KCC글라스가 한국ESG기준원(이하 KCGS)이 발표한 '2025년 KCGS ESG 평가 및 등급'에서 3년 연속으로 통합A 등급을 받았다고 19일 밝혔다.국내 대표 ESG 평가기관

HL만도 "2035년까지 온실가스 63% 감축"…글로벌 이니셔티브 공식 승인

HL그룹 자동차 부문 계열사 HL만도는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2035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공식 승인받았다고 19일 밝혔다. SBTi

HLB에너지, 자원순환시설 '그린에너지파크' 준공

HLB생명과학의 자회사 HLB에너지가 부산광역시 사하구에서 친환경 자원순환시설 '그린에너지파크'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19일 밝혔다. 18일 열린 준공식

경기도 자원순환마을, 올해 폐기물 30.6톤 재활용

경기도는 올해 '자원순환마을' 18개를 운영해 폐기물 30.6톤을 재활용했다고 19일 밝혔다.자원순환마을은 주민 공동체의 주도로 마을 내 생활쓰레기 문

기후/환경

+

동짓날 캄캄한 밤하늘...수십개 별똥별 떨어진다

1년 중 밤이 가장 긴 동짓날인 22일 새벽, 북극성 부근에서 떨어지는 수십개의 유성우(별똥별)를 관찰할 수 있다.이번에 떨어지는 별똥별은 작은곰자리

범국가 기후테크 스타트업 발굴...'넷제로 챌린지X' 통합공고

기후테크 분야에서 유니콘 기업을 발굴하기 위한 정부의 프로젝트가 내년에도 이어진다.대통령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범국가 탄소중립

"매일 사용하는데"…드라이기·에어프라이어 나노미세먼지 '뿜뿜'

드라이어, 토스트기, 에어프라이어 등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가정용 가전제품에서 다량의 나노미세먼지(UFP)가 배출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충격을

쓰레기산으로 변하는 히말라야...네팔 '등반객 제한' 초강수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을 비롯한 히말라야 산맥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네팔은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등반객 수를 제한하는 초

올해 AI가 내뿜은 온실가스 8000만톤..."뉴욕시 배출량과 맞먹어"

올해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뉴욕시 전체 배출량과 맞먹는다는 주장이 나왔다.18일(현지시간) 데이터 분석업체 '디지코노미

27년간 청둥오리 20만마리 사라져...가마우지는 늘었다

국내 청둥오리가 27년에 걸쳐 20만마리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민물가마우지는 200여마리에서 무려 3만마리에 가깝게 폭증했다.국립생물자원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