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터진 현대차…완공 두달 앞두고 10조원 공장 '환경평가 재조사'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08-27 11:12:51
  • -
  • +
  • 인쇄
▲올해 10월 가동 예정이던 현대차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메타플랜드 아메리카'(사진=현대차그룹)

미국 조지아주에서 건설 중인 현대자동차의 전기자동차 공장에 대한 환경 허가가 재조사 대상으로 지목되면서 올해 10월 가동 예정이던 공장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미국 연방 정부 당국이 76억 달러(약 10조1000억원) 규모의 현대자동차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에 대한 환경 허가를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AP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장이 주변 지역 식수를 고갈시킬 수 있다는 환경보호 운동가들의 민원이 접수됐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2022년 10월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8000명 고용 규모의 전기차 및 배터리 생산 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건설에 착수했고, 올해 10월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이 공장 프로젝트를 통해 현대차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 공제 혜택을 누리고, 조지아주는 대규모 사업 유치로 지역 경제 성장과 고용에 힘을 받는 상호 이득을 볼 것으로 기대를 모은 바 있다. HMGMA가 완공되면 아이오닉7 등 현대차그룹 전기차 6종을 연간 30만대 생산할 수 있고, 50만대까지 증설이 가능할 것으로 평가됐다. 그런데, 환경 평가를 다시 받게 되면서 계획이 어긋난 것이다.

미국 육군 공병단은 조지아주와 그 산하 행정 조직이 지난 2022년 환경 허가를 산정했을 때는 현대차 공장이 주변 지역 주요 식수원에서 많게는 하루 2500만리터(ℓ)의 지하수를 끌어다 쓴다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런데 올해 초 조지아주 환경 당국이 현대차에 용수 공급을 위해 4곳의 새로운 취수원 제공을 검토하면서 공장의 공업용수 수요가 구체적으로 알려지게 됐고, 이에 공병단은 현대차 공장의 물 사용 영향이 '무시할 만한 것'인지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미국 육군 공병단의 이같은 판단은 한 환경 단체가 허가를 재검토하지 않을 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지난 6월에 통보한 것과 관련돼 있다. 이 단체는 한 취수원에서 집중적으로 물을 뽑아내면 주변 식수와 농업용수가 부족해질 수 있기 때문에 환경영향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조지아주 당국은 현대차 공장으로 인해 반경 8㎞ 안에 있는 취수원의 수위가 5.8m까지 낮아질 수 있지만 대부분 땅속 깊이 연결돼 있어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지역 환경 단체 법률 담당 벤 키르쉬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 지역에 펌프를 집중적으로 설치하면 가정용과 농업용 취수원에 일부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지역 내 천연 습지와 샘, 개울, 지류 등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한 것도 큰 의문"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조지아 공장은 재조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장 가동에 제동이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줄여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지아주 환경보호국도 추가 조사가 현대차를 위한 취수원 계획에 영향을 미치거나 사용을 지연시킬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총 9만4340대의 전기차를 팔아 테슬라에 이어 시장 점유 2위를 차지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삼천리 70년' 나눔과 봉사 실천..."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은 삼천리는 지역사회 곳곳에서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면서 나눔상생을 실천하고 있다.20일 삼

네이버, 2024년 재생에너지 사용 통해 온실가스 9144톤 감축

네이버가 지난해 탄소배출량을 3만925톤(tCO2eq) 절감하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통해 감축한 온실가스가 9144톤에 달했다.네이버는 20일 발간한 '2024 통합보

사외이사 안건 찬성률 95.3%...상장사 이사회는 '거수기'로 전락?

사외이사 이사회 안건 찬성률이 95.3%에 달하는 등 올 상반기 국내 상장사들의 이사회 기능과 감사 독립성이 전반적으로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손기원의 ESG인사이드] 보여주기식 'ESG공시' 벗어나려면?

ESG 공시는 더이상 선택이 아니다. 지속가능성 정보가 자본과 규제의 흐름을 결정짓는 시대,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 수준을 점검하고 공시 역량을 평가

노동자 사망사고·압수수색 이후...SPC '컴플라이언스 위원회' 출범

노동자 끼임 사망 사고로 압수수색을 받았던 SPC그룹이 윤리·준법 체계를 감독하는 상설독립기구인 'SPC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를 구성하고 19일 출

틱톡, 광고 제작과정 탄소배출까지 체크한다

숏폼 플랫폼 틱톡(TikTok)이 송출되는 광고는 물론, 해당 광고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측정한다.16일 틱톡에 따르면, 플랫폼 내 광고 캠

기후/환경

+

비 오면 벽체 내려앉아...세계문화유산 무령왕릉 5호분 보존처리 시급

단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지는 '극한호우'가 이어지는 가운데 공주 무령왕릉 5호분이 장마철 등 강우량이 많은 시기에 토양에 수분이 증가하면서 벽체

지구 기온 4℃ 오르면...2100년 식량 생산량 절반으로 '뚝'

지구온난화로 인해 2100년에 이르면 식량 생산량이 절반가량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솔로몬 샹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연구팀은 지구 평균기온

항공권에 '비행세' 부과하면...기후기금 167조원 확보 가능

항공권에 '비행세'를 부과하면 기후피해 회복기금으로 연간 1060억유로, 우리돈 167조2000억원 이상을 모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19일(현지시간)

올해도 미국은 '열돔'에 갇혔다...다음주까지 폭염 시달려

올해도 미국의 폭염은 더 뜨겁고 길어질 전망이다. 19일(현지시간) 미국 기상청(NWS)에 따르면 이번 주말 중서부에서 동부 연안에 이르는 지역에 열돔 현

환경공익사업 지원금을 로비에 활용?...EU, NGO 자금조사 착수

환경 등 공익사업을 수행하라고 지급된 유럽연합(EU)의 보조금이 NGO들의 정치적 로비에 활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EU가 자금 흐름을 들여다보

퍼붓다 그쳤다 반복...수도권 '국지성 폭우'로 피해 속출

인천 등 수도권 곳곳에 강한 비가 쏟아졌다 그쳤다는 반복하는 국지성 호우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기상청은 일부 지역을 제외한 인천 전역과 경기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