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전세계가 가장 습했다...체감온도 높이고 폭우 부채질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08-30 15:44:08
  • -
  • +
  • 인쇄
(사진=연합뉴스)

올해 전세계는 관측사상 가장 습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뉴질랜드 국립물대기연구소(NIWA)의 기상학자 벤 놀이 집계한 습도의 척도인 '이슬점' 관측자료를 토대로 볼 때 올해 미국은 85년 관측 기록상 가장 습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 영국 가디언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슬점은 대기 속 수증기가 물로 응결하는 온도로, 습도의 척도가 되고 있다.

기상학자 브라이언 브렛슈나이더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가장 습한 여름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1998년 이후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가 가장 습한 여름 기록을 5차례 갈아치우는 셈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기후과학자 콜린 레이먼드 연구팀의 2020년 연구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수십년에 걸쳐 습도가 증가하고 있다. 1979년 이후 극심하게 습한더위의 빈도는 2배 이상 늘었다.

6~8월 사이에 습기가 높아지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습기를 잔뜩 머금은 공기가 뜨거워지면 한증막을 방불케하면서 체감온도를 높이기 때문에 사람은 실제 온도보다 훨씬 많은 더위를 느낀다. 이처럼 습한 더위는 극단적인 폭염뿐만 아니라 강우량을 높이는 결과도 초래한다.

실제로 페르시아만 일부 지역은 지난 7월 중순과 이번주에 이슬점이 치솟으면서 체감온도가 무려 65.6℃까지 올라갔다. 미국 미네소타주 프레스턴의 열지수는 이번주초에 48.9℃까지 치솟았고, 지난 27일 시카고의 체감온도는 46.1℃까지 뛰었다. 브렛슈나이더는 "인도와 홍해, 페르시아만 인근 지역에서는 습도 증가와 기온 상승으로 에어컨이 없으면 열사병에 걸릴 상황"이라고 했다.

미국에 비해 습도가 높은 한반도의 경우도 올여름 한증막같은 습한 더위가 덮쳐, 온열질환자가 3000명이 넘어섰다. 특히 7월에는 야행성 폭우가 날마다 쏟아지면서 한낮 습도는 더 높아져 더위를 부채질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미국 중부와 동부도 우리나라처럼 이번 주말에 폭염이 이어질 전망이다. 미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이들 지역의 최고 체감온도는 40℃에 달한다. 폭염경보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은 2000만명에 이른다.

습도가 높아지면서 폭우도 강해지고 있다. 버몬트주 북동부에서 6시간만에 200㎜ 넘는 폭우가 쏟아지는 등 올해 미국에서 최소 10건의 큰 홍수가 발생했다. 미 기후변화 연구단체 클라이밋 센트럴(Climate Central)에 따르면 올해 홍수 피해 규모가 1988~2021년 총 피해액 2300억달러(약 306조원)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전세계적으로 7월이 관측기록상 가장 따뜻했으며, 14개월 연속 역대 기온을 갱신했다고 밝혔다. NOAA의 예측에 따르면 2024년이 역대 가장 따뜻한 해일 가능성은 77%다.

높은 습도는 인간의 생존도 위협한다. 인체는 땀을 흘려 몸의 열을 줄이는데 공기가 습할수록 땀이 천천히 증발돼 몸의 열을 낮추는 것을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는 열 관련 질환이나 사망의 위험을 높인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매년 약 1220명이 폭염으로 사망한다. 미 적십자사는 야외활동과 운동을 자제하고 설탕, 카페인, 알코올이 많이 들어간 음료를 피하고, 에어컨이 작동하는 곳에 머물 것을 당부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자연자본 공시...기후대응 위한 기업·정부 공동의 과제"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3에서는 자연기반 금

KT "고객보호조치에 총력…펨토셀 관리체계 대폭 강화"

KT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서버가 감염된 것을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민관합동조사단 조사결과에서 드러나자, KT는 "네트워크 안전 확보와 고객

"녹색경제로 이행가려면 정책·기술·금융이 함께 움직여야"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2에서는 정책·기

KT, 서버 43대 해킹 알고도 '은폐'…펨토셀 관리체계도 '부실'

KT가 43대의 서버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감염된 사실을 지난해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KT 침해사고 민관합동조사단은 6일 정부

KCC글라스, 국내 최초 '조류 충돌 방지' 유리 출시

KCC글라스가 국내 최초로 조류충돌 방지기능을 갖춘 유리 '세이버즈(SAVIRDS)'를 출시했다고 6일 밝혔다.세이버즈는 특수 '샌드블라스팅(Sand Blasting)' 기법

KCC·HD현대, 수용성 선박도료 기술 공동개발

KCC가 HD현대 조선4사(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와 손잡고 수용성 선박용 도료 기술을 공동개발했다고 6일 밝

기후/환경

+

"자연자본 공시...기후대응 위한 기업·정부 공동의 과제"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3에서는 자연기반 금

"녹색경제로 이행가려면 정책·기술·금융이 함께 움직여야"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2에서는 정책·기

동남아 '끈적' 중앙아시아 '건조'…亞 지역별 폭염 양상 다르다

최근 10년간 아시아 대륙에서 발생하는 폭염이 지역에 따라 뚜렷하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광주과학기술원(GIST) 환경·에너지공학과 윤진호 교

"혼합금융·전환금융...점점 다변화되는 녹색금융 시장"

국제 전문가들이 "녹색국가를 이루려면 녹색금융이 필요하다"며 "지속가능한 투자의 목적, 방향, 결과 및 영향에 대해 정확히 분석하고, 이것이 실무로

"범위로 할꺼면 목표는 왜 설정?"...정부 성토장된 '2035 NDC' 공청회

11월까지 유엔에 제출해야 하는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확정하기 위한 6일 열린 마지막 공청회에서 감축률을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NDC를

EU, 2040년까지 온실가스 90% 감축 합의…2년마다 목표 재평가

유럽연합(EU)이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1990년 대비 최소 90% 감축한다는 목표에 합의했다.EU 27개국 환경장관들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20시간 넘게 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