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까지만 해도 왕성한 활동을 하던 원로배우 김수미씨가 25일 향년 75세의 나이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김수미씨는 이날 오전 8시쯤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아들에게 발견돼 서울 성모병원으로 이송했으나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김수미씨는 우리에게 '일용엄니'로 더 유명하다. 1971년 MBC 공채 3기 탤런트로 데뷔한 김씨는 이국적이고 개성있는 미모와 출중한 연기력으로 TV 드라마와 영화, 예능 프로그램 등 여러 영역에서 활약했다.
다양한 드라마에 조연으로 출연하던 그를 널리 알린 대표 작품은 1980년 방영을 시작한 MBC 장수 농촌 드라마 '전원일기'였다. 1980년부터 방영된 MBC 농촌 드라마 '전원일기'에서는 첫 방송 당시 30대의 젊은 나이였음에도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배우 박은수의 어머니인 일용 엄니 역할을 소화해냈다. 그는 '전원일기'에서 나이를 뛰어넘은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인 점과 1985∼1986년 방영된 '남자의 계절'에서의 활약을 인정받아 1986년 MBC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일용엄니로 강한 인상을 남긴 영향으로 김씨는 이후로도 주로 괄괄한 성격의 노인 또는 어머니 역할을 주로 맡았다. '국민 어머니'로 불리는 원로배우 김혜자가 자애로운 어머니 역할을 주로 맡았다면 그는 주로 괄괄하면서도 구수한 욕을 하는 친근한 노인 역할로 대중에 친숙하다.
1980년대 영화계에도 진출한 고인은 '슈퍼스타 감사용(2004년), '마파도'(2005), '가문의 위기- 가문의 영광2'(2005), '맨발의 기봉이'(2006), '헬머니'(2014),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요리 솜씨가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난 고인은 연기 활동과 별개로 음식을 주제로 하는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2020년까지 방영된 tvN 예능 '수미네 반찬'에서는 최현석, 여경래 등 유명 셰프들에게 요리 비결을 전수했다. 평소 인심이 넉넉하기로도 유명한 그는 함께 연기하거나 예능에서 호흡을 맞춘 신현준, 탁재훈, 장동민 등 주변 사람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모습이 방송을 통해 공개돼 화제가 됐다.
70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개봉한 영화 '가문의 영광:리턴즈'에서 주연을 맡는 등 최근까지 활발하게 활동했던 김수미씨는 올 5월 피로가 누적되면서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김수미씨 아들 정명호 나팔꽃F&B 이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최종 사인이 고혈당 쇼크로 밝혀졌다"면서 "당뇨 수치가 500이 넘게 나왔다"고 말했다. 고혈당 쇼크는 혈액 속 포도당 농도가 급격하게 상승해 신체 기능이 저하되는 증상이다. 스트레스 등 외부 요인이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수미씨는 14년간 출연했던 뮤지컬 '친정엄마'의 출연료 미지급 문제로 소송을 준비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