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탄소중립 꼭 해야 한다"...속도와 방법엔 '이견'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10-30 14: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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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무탄소 에너지 전환 방법, 시점 엇갈려
산업계 "금융지원·저탄소시장 창출 병행해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사진=연합뉴스)


각계 전문가들이 탄소중립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속도와 방법에는 상당한 이견을 보이고 있다.

30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서울 상의회관에서 '탄소중립, 꼭 해야 하나요?'를 주제로 개최한 '2024 탄소중립과 에너지 정책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탄소중립이 환경문제를 넘어 경제문제로 비화했기 때문에 꼭 달성해야만 하는 목표라는 점에는 공감했다. 그러나 당장 재생에너지를 확충해 탄소중립을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는 의견과 무리한 탄소중립 목표는 실물경제에 타격을 주기 때문에 원전을 비롯한 무탄소에너지 중심의 현실성 있는 목표를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엇갈렸다.

최근 탄소중립 이행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진단하고 향후 정책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행사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정부 관계자, 국회, 기업, 학계, 시민단체 등 각계 주요인사 300여명이 참석했다.

홍종호 서울대학교 교수는 "에너지 전환의 세계적 추세는 태양광과 풍력으로 대표되는 재생에너지의 혁명적 확대인데 유독 한국만 이러한 거대한 흐름을 놓치고 있다"며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최하위를 탈출하기 위한 대대적인 정책 전환이 일차적인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이사 역시 "에너지 전환의 중심은 재생에너지"라면서 "원전의 수요가 과거보다 높아지고 있으나, 가격경쟁력이 낮고 건설 기간이 길어 빠른 에너지 전환의 중심이 되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반면 박주헌 동덕여자대학교 교수는 "고립된 전력계통, 전기저장의 기술적·경제적 한계 등을 감안할 때, 날씨 등 외부요인에 따라 좌우되는 재생에너지의 급격한 증가는 전력수급의 불안정성을 초래할 수 있다"며 "원전을 적정수준에서 적극 활용하고, 재생에너지를 보완할 백업 전원으로서 LNG 발전을 상당 기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동준 연세대학교 교수도 "에너지 전환시에 산업경쟁력을 고려해야 한다"며 "국가 기간산업인 소재 산업의 탄소중립화는 10년 이상의 개발기간과 1조원 이상의 연구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여당과 야당의 기후변화 전문 국회의원들도 탄소중립을 위한 정책과제에서 차이를 보였다. 김소희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공격적인 지원 정책을 통한 탄소중립 기술격차 해소에 방점을 찍은 반면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배출권거래제 강화, 재생에너지 특화산업단지 조성 등 화석연료 탈피를 통한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한편 산업·에너지 전문가들은 탈탄소 기술개발과 조기상용화와 설비투자를 지원하는 '혁신금융', 신성장동력화를 위한 '저탄소제품 시장 창출', 전력수요 급증에 따른 원전 수요 증가로 원전의 안전한 사용·처리과정을 규정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특별법'이 제정될 것을 촉구했다.

박성택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은 "여러가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전세계가 탄소중립으로 가는 방향은 확고하다"며 "적극 대응해서 지금의 변곡점을 기회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실용주의 관점에서 원전과 재생에너지 등 모든 무탄소에너지를 총동원해서 탄소중립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최근 우리기업들이 탄소중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수익성 저조, 인허가 지연, 정책기조 변화와 같은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앞으로 기업의 애로사항을 면밀히 점검하고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면서 산업경쟁력도 함께 강화하도록 정부, 국회와 협력해 지원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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