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원 장례식장 다회용기 사용 '확산세'...민간은 '글쎄'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11-04 16:15:21
  • -
  • +
  • 인쇄

장례식장에서 한번 사용하고 버리는 일회용품 쓰레기가 한해 2300만톤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공공의료원 장례식장에서 일회용품 퇴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민간장례식장에서는 아직도 요원한 상태다.

4일 충청북도는 일회용 쓰레기 감축을 위해 오는 5일부터 1900만원을 투입해 청주·충주의료원 장례식장에 일회용 접시와 컵, 수저 대신에 다회용기 8만여개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도 관계자는 "다회용 용기는 전문업체를 통해 세척한 뒤에 다시 재공급된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곳에 다회용기가 공급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사실 장례식장 일회용품 퇴출 시도는 수년전부터 꾸준하게 진행되고 있다. 일회용 접시 가운데 약 20%가 장례식장에서 배출되는 것일 정도로 장례식장 일회용 쓰레기는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조리시설 및 세척시설을 갖춘 장례식장에서는 일회용품을 사용할 수 없도록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이 개정됐지만 본격적인 시행을 3년 유예하면서 사실상 있으나마나한 법이 됐다.

이런 상황과 별개로 지자체들은 공공의료원을 중심으로 다회용기 사용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서울시는 2018년 '일회용 플라스틱 없는 서울' 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서울의료원 장례식장에 다회용기 사용 시범사업을 시행했다. 인천시도 인천 4개 대학병원과 인천의료원에 다회용기 우선사용을 시행하고 있다. 

전주시는 2023년부터 일회용품없는 장례문화 확산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경남 거창군에서도 작년 11월부터 장례식장 내에서 다회용기를 사용하고 있다. 강원 춘천시는 다회용기 제작 등에 2억9000만원을 지원해 지난 1월 지역 모든 장례식장에서 다회용기를 도입했다. 경남 창원시도 마산의료원과 창원시립상복공원 장례식장에 다회용기를 공급했다.

이밖에도 부산광역시·세종특별자치시·경기도·충청남도·전라북도·제주도가 자발적 협약을 통해 일회용품 없는 장례문화를 조성하고자 애쓰고 있다. 대구광역시·광주광역시·전라남도는 장례식장에 일회용품 사용 자제 권고를 내리며 다회용 용기 지급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하지만 민간장례식장에서는 아직까지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곳이 거의 없다. 일회용품 사용금지에 대한 강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상급종합병원 최초로 지난 7월 장례식장에 다회용기를 도입한 것이 전부다. 서울삼성병원은 약 6개월간 시범운영하다가 2025년부터 이를 전면 도입할 예정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를 통해 일반쓰레기를 약 80%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환경전문가들은 "지자체를 중심으로 공공의료원에서는 다회용기 사용이 확대되고 있지만 이같은 움직임이 민간장례식장으로 확산되어야 제대로 된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연간 4억개에 달하는 장례식장 일회용 쓰레기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친환경 장례문화가 정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배출권 유상할당 20% 상향...상의 "기업 비용부담 커질 것" 우려

환경부가 2026년~2030년까지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현행 10%에서 15%로 올리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에 대해 산업계가 비용부담

한은 "극한기후가 물가상승 야기…기후대응 없으면 상승률 2배"

폭우나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고 소비자물가에 단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1년 넘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기후변화

기후/환경

+

강릉에 '반가운 비'...폭우 쏟아졌지만 가뭄 해갈 역부족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단비'가 내렸다. 아직 가뭄이 해갈될 정도는 아니지만 간밤에 내린 비 덕분에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주말날씨] 전국 이틀간 '세찬 비'...강릉에도 '가뭄에 단비'

이번 주말에는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많은 비가 내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 비는 중국에서 형성된 비구름대가 우리나라로 진입하면서

"환경장관 약속 못믿어"...세종보 천막농성 철회 안한다

4대강 보 철거를 요구하며 금강 세종보에서 500일간 농성했던 환경단체들이 농성을 중단하기로 했다가 이를 철회했다.11일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직접

화석연료 기업들 내뿜는 탄소...치명적인 폭염을 낳았다

엑손모빌 등 석유 대기업들의 탄소배출량이 2000년 이후 전세계에서 발생했던 수십건의 폭염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강릉 식수원 고갈 일보직전 '비소식'...이틀간 20~60㎜ 내린다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으로 쓰이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1일 오전 8시 기준 11.8%까지 낮아진 가운데 토요일인 13일 동해안에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다.

1.5℃ 임계점 넘었나?...전세계 산호 84% 하얗게 변했다

전세계 바다의 산호초 84%가 해양폭염으로 백화 현상을 겪는 등 최근 해양생태계가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지난 2일 발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