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9] 1조달러 확보 결국 실패?...기후재원 '텅빈' 합의문 초안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11-22 10:08:22
  • -
  • +
  • 인쇄
당초 목표로했던 '1조달러' 대신 '괄호'
규모, 조달방법, 공여국범위 두고 이견
▲COP29 (사진=AFP/연합뉴스)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1조달러의 신규 기후재원을 확보하겠다는 목표가 결국 실패로 돌아갈 전망이다. 폐막 하루전 나온 '신규 기후재원 조성 목표'(NCQG) 합의문 초안에 금액이 적혀있지 않은 상태다.

21일(현지시간) 공개된 합의문 초안에는 "2025∼2030년까지 미화로 매년 최소 [X]조달러 규모의 기후재정 목표를 수립한다"는 표현이 담겼다. 당초 이번 COP29가 목표로 하던 '1조달러'가 합의문 초안에 실려 있어야 하지만 빈공간으로 남겨둔 것이다. 폐막까지 이 공란에 숫자가 적히지 않으면 COP29는 결국 아무 소득없이 막을 내리게 된다.

COP의장단에 의해 소집된 고위급 '기후재원에 대한 독립적인 고위전문가 그룹'(IHLEG)은 지난 2022년 빈곤국들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2035년까지 연간 2조4000억달러(약 3362조6520억원)가 필요하고, 이 가운데 빈곤국 자체 예산을 제외한 최소 1조달러(약 1378조6000억원)는 부유한 국가들의 해외원조에서 충당돼야 한다는 보고서를 냈다.

이 연구를 기반으로 목표를 세운 이번 COP29는 '금융COP'로 불릴 정도로 최소 1조달러의 기후재원을 마련하는 NCQG 합의가 핵심이었지만, 정작 COP29가 개막하기도 전부터 NCQG의 구체적 규모와 조달방법, 공여국 범위를 놓고 개발도상국과 선진국들은 이견을 보였다.

개발도상국들은 온실가스 배출 책임이 큰 선진국들의 공여 의무를 강조하며 공공재원으로 1조달러, 민간재원 등으로 추가 5조달러(약 6892조원)를 요구했다. 반면 선진국들은 구체적인 액수를 약속하는 것을 꺼렸다. 또 개발도상국이 원하는 재원 목표를 마련하려면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처럼 현재 기여 의무가 없는 부유한 국가를 기여국으로 전환하고, 재원에 민간투자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 있는 기후·에너지 싱크탱크인 '파워시프트아프리카'의 책임자 모하메드 아도는 "초안에 구체적인 금액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우리는 돈에 관해 얘기하기 위해 이곳에 왔는데, 지금 우리에게 있는 것은 빈 종이뿐"이라고 비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브라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COP29가 열리는 아제르바이잔 바쿠로 돌아와 "실패는 선택 사항이 아니다"라고 경고하며 협상 타결을 압박했다.

예정대로면 NCQG 금액이 적시된 최종 합의문은 22일 COP29 폐막 이후 공개될 예정이지만 현재로선 제때에 합의가 도출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견차가 좁혀지지 않아 이번 총회가 주말까지 연장될 것으로 내다봤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정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 활성화 대책 하반기 발표"

정부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을 활성화하는 대책을 하반기 발표하겠다고 밝혔다.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탄소크레딧 유

화석연료 보험 늘리는 국내 손보사들...기후위험 대응력 높이려면?

글로벌 주요 보험사들은 화석연료 배제를 선언하고 있지만 국내 석탄 보험은 1년 사이에 82%가 늘어날 정도로 기후위기에 둔감하다는 지적이다. 이승준

네이버·국립생태원, 생물다양성 보호 나선다

네이버와 국립생태원이 13일 생물다양성 대응 및 생태계 보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네이버 본사에서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네이버와 국립생태

"이게 정말 세상을 바꿀까?"...주춤하는 'ESG 투자'

미국을 중심으로 '반(反) ESG' 기류가 거세진 가운데, 각 국의 정치·경제적 상황에 따라 정책 방향이 엇갈리면서 ESG 투자의 실효성 문제가 거론되고

SK이노베이션, MSCI ESG평가서 최고등급 'AAA' 획득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최고 성과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ESG 평가기

산재사망 OECD평균으로 줄인다...공시제와 작업중지권 확대 추진

정부가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산업안전보건 공시제, 작업중지권 확대 등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3일 대국민 보고대회를 앞두고 있

기후/환경

+

'루돌프' 못보는 거야?...세기말 온난화로 80% 줄어든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북유럽과 북극 등에 서식하는 야생 순록 개체수가 지난 수십 년간 3분의 2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추세로 간다면 세기말

신라때 만든 저수지 인근 공장화재로 유해물질 '범벅'...물고기 떼죽음

신라 시기에 만들어진 국보급 저수지가 인근 화장품 공장 화재로 발생한 유해물질에 의해 오염되면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14일 연합뉴스에 따르

"현 2035 NDC는 위헌"...국가온실가스 결정절차 가처분 신청

정부의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결정절차에 가처분 신청이 제기됐다.1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와 기후위기 헌법소원

에어로졸의 반전...지구 식히는줄 알았더니 온난화 부추겨

햇빛을 반사해 지구를 식히는 '냉각효과'로 지구온난화를 억제한다고 알려진 에어로졸이 오히려 온난화를 부추기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광

[연휴날씨] 폭우 끝 폭염 시작…낮에는 '찜통' 밤에는 '열대야'

물벼락을 맞았던 서울과 수도권은 광복절인 15일부터 또다시 불볕더위가 찾아온다. 폭우 끝에 폭염이 시작되는 것이다. 광복절을 시작으로 이번 연휴

잠기고 끊기고 무너지고...수도권 200㎜ 물폭탄에 곳곳 '물난리'

7월 경남과 광주를 할퀴었던 집중호우가 이번에는 수도권 일대를 강타하면서 많은 피해를 낳았다.13일 서울과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린 집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