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고 있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의 공식 웹사이트 주소가 'COP29.com'이 아닌 'COP29.az'가 된 배경에는 환경운동가들과 주최측의 도메인 선점 경쟁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0일(현지시간) 인도 주방용품 업체 COP29의 한 마케팅 담당자는 올초 자사 웹사이트 COP29.com의 도메인 소유권을 환경단체 글로벌위트니스에 팔았다고 밝혔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COP29는 이달 11일~22일까지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는 29번째 기후 정상회의의 약칭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이 명칭은 구리(Copper)와 구리의 원자번호 29번을 따서 회사명으로 사용하는 인도업체도 있다. 이 회사는 구리로 된 주방용품을 주로 취급한다.
지난해말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COP28에서 차기 COP29 개최지로 산유국인 아제르바이잔이 선정되자, 환경단체 글로벌위트니스는 COP29.com 웹사이트를 화석연료 업계의 환경파괴 및 인권유린을 고발하는 사이트로 활용하기로 계획했다.
이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당시 COP29.com 도메인을 소유하고 있던 인도업체와 접촉을 시도했다. COP29 주최국인 아제르바이잔도 이를 감지하고 인도업체에 훨씬 더 큰 금액을 제시했다. 하지만 인도업체는 기후위기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주최측의 제안을 저버리고, 글로벌위트니스에 도메인 소유권을 양도했다.
인도업체 COP29의 마케팅 담당자는 "환경오염이 내 장기, 내 건강, 내 생각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이를 묵과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가 거주하고 있는 뉴델리는 지난 19일부터 추수 잔여물 소각, 난방·취사용 폐자재 소각, 저감장치 없는 발전소·공장 가동, 노후차량 매연 등의 영향으로 공기질지수(AQI)가 400을 넘어서면서 기저 질환자는 물론 일반인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수준에 직면해 있다.
이 마케팅 담당자가 도메인을 글로벌위트니스에 양도함에 따라 COP29.com을 COP29 행사의 사이트 도메인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됐다. 결국 COP29의 공식 웹사이트 주소는 지난 COP28의 COP28.com과 달리 아제르바이잔의 국가코드인 'az'를 붙인 COP29.az다.
현재 아제르바이잔은 자국 내에서 COP29.com 접속을 금지시킨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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