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C]플라스틱 규제 논의하는데 '일회용품' 제공 ...한국 또 국제망신?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11-26 18:57:47
  • -
  • +
  • 인쇄
좌석 부족에 회의장 입장한 옵저버 3%
종이없는 회의인데 무선인터넷 끊겨
▲INC-5에 참여하는 옵저버가 회의장에 들어가지 못해 자리가 나길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왼쪽)과 회의장 안에서 운영되는 식당에 모든 식기가 플라스틱이 코팅된 일회용품으로 제공되는 모습 (사진=플뿌리연대)


부산에서 열리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 회의(INC-5)가 주최측 준비 부족으로 '최악의 INC'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26일 국내외 시민사회단체 연대체인 플뿌리연대('플'라스틱 문제를 '뿌리'뽑는 연대)는 12월 1일까지 진행되는 INC-5가 시작부터 주최측의 미흡한 행사 준비로 옵저버들이 회의장에 참석하지 못하고, 회의장 내 카페테리아에서 일회용 식기를 제공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옵저버들 사이에서 '최악의 INC'라는 평가가 돌고 있다는 것.

옵저버들은 시민의 눈과 귀를 대신하는 감시자로서, 전문 지식, 지역별 경험 등 다양한 입장을 전달하며 협약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관점이 포함되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플뿌리연대에 따르면 26일부터 협상장에 참석한 옵저버의 회의장 입장을 제한해 이날 회의장에 들어간 옵저버는 4000여명 가운데 120명 뿐이다. INC-5가 국제 플라스틱 협약의 최종 협상회의로 전세계 이목이 집중되면서 사전에 옵저버 수가 4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음에도 주최측인 한국 정부는 참석자 수에 적합한 회의장 확보부터 실패하면서 회의장 안에 들어갈 수 있었던 옵저버가 전체의 3%에 그친 것이다.

특히 협약의 주요 이해관계자인 원주민이나 비공식 폐기물 수거자(Informal waste pickers)들이 옵저버 자격으로 인도, 캐나다 등지에서 비용 및 생계 부담을 안고 이번 회의에 참석했으나 정작 회의장 안에는 들어가지도 못하고 있다.

국내외 시민단체들이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국에 넓은 회의장 확보를 요청했으나 '회의장 확보 및 준비는 한국 정부에 책임이 있다'는 답을 받았다. 하지만 한국 정부 관계자는 'UNEP 에 책임 있다'거나 '담당자에게 전달하겠다'는 답변만 할뿐 상황을 해결하지 않고 있다.

이에 '국제시민사회'(Civil Society and Rights Holders Coalition)는 26일 UNEP와 한국 정부에 성명서를 제출하고 "UNEP와 대한민국이 이 중요한 회의에 적절히 대비하지 못해 회원국과 옵저버 모두에게 깊은 좌절감을 안겨준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임을 지적했다.

옵저버의 회의 참석을 배제하는 행보는 협상 절차의 필수 요소인 투명성과 포용성의 원칙을 훼손한다. 이에 따라 △회의장을 확장하거나 타 회의실과 통합하여 수용 인원 최대화 △인원이 많이 참석하는 중요한 세션을 더 큰 회의실로 조정 △다른 회의장에서 생중계 라이브로 중계하는 방안 등을 전달했다.

게다가 한국 정부는 일회용품 저감을 위해 다회용품 사용 확대 정책을 확대한다고 적극 홍보해놓고, 정작 회의장에는 플라스틱으로 코팅된 일회용품을 제공하고 있다. 회의장 내 무선인터넷이 원활하지 못한 점도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종이없는 회의를 위해 전자기기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인터넷 사용이 원활하지 않아 회의참석자들이 불편을 겪는 것은 물론 IT강국의 체면을 구기고 있다.

플뿌리 연대는 "한국 정부는 개최국으로서 회의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준비할 의무가 있다"먼서 "그런데도 이 의무를 지키지 못해 전세계에서 참석한 옵저버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누구든 회의 참석이 제한되지 않도록 한국 정부가 빠르게 장내 정돈 및 개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산=이재은 기자]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두나무 인수한 네이버...AI와 블록체인 앞세워 '글로벌 금융' 노린다

세계 3위 가상자산거래소 두나무가 네이버 품에 안기면서 20조원 규모의 금융플랫폼이 탄생했다. 26일 네이버와 두나무 이사회는 네이버파이낸셜과 두

'비상경영' 롯데 인적쇄신...부회장 전원 용퇴에 CEO 20명 '물갈이'

롯데그룹이 부회장단 전원 교체와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20명을 교체하는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롯데그룹은 2026년 임원인사에서 9

롯데케미칼-현대케미칼, 석화공장 합친다...울산과 여수도 통폐합 속도?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의 석유화학 사업이 합쳐진다. 지난 8월 20일 10개 석유화학 기업이 사업재편을 위한 자율협약을 맺은 이후 첫번째 구조조정

엑손모빌 '화학적 재활용' 놓고 '그린워싱' 공방 격화

플라스틱 화학재활용을 둘러싼 엑손모빌과 환경단체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플라스틱 폐기물

우리銀, 사회적경제기업 10곳 선정…최대 2000만원 지원

우리은행이 사회적경제기업을 발굴해 최대 2000만원을 지원하는 '임팩트 챌린지' 공모를 시작했다.우리은행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함께 '2025년 우

위생행주·인조잔디까지...CJ제일제당, PHA 적용제품 확대

CJ제일제당이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Polyhydroxyalkanoates)'의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CJ제일제당은 PHA를 적용한 '빨아쓰는 생분해 위생행주', '생분

기후/환경

+

플라스틱 문제 일으키는 '조화'...인천가족공원서 반입 금지될듯

인천가족공원에 플라스틱 조화(造花) 반입을 자제하도록 하는 조례 제정이 추진된다.26일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전날 산업경제위원회를 통과한 '인천시

'2.5°C' 상승한 우즈베키스탄…극심한 가뭄에 이미 위기상태

우즈베키스탄 일부 지역의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대비 2.5°C까지 상승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온난화로 인한 가뭄과 물부족이 심해질 것으로 전망되

엑손모빌 '화학적 재활용' 놓고 '그린워싱' 공방 격화

플라스틱 화학재활용을 둘러싼 엑손모빌과 환경단체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플라스틱 폐기물

태평양 참치에서 검출된 '수은' 오염경로 추적해봤더니...

참치 등 태평양에서 서식하는 해양어류 몸속에 수은이 어떻게 축적되는지 그 경로가 밝혀졌다.포항공대(POSTECH) 환경공학부 권세윤 교수연구팀과 한국

알프스·안데스·히말라야가 위험하다...기후변화로 곳곳이 '흔들'

험준한 산악지대로 유명한 히말라야를 비롯해 알프스, 안데스산맥이 기후변화가 불러온 기온과 강수패턴 변화로 인해 무너져내리고 있다. 25일(현지시

폭염에 열받은 젖소들...우유 생산량 줄고 있다

젖소들이 폭염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우유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어 낙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25일(현지시간) 푸드앤와인(Food & Wi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