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요란한 첫눈에 전국이 '눈폭탄'을 맞았다.
27일 수도권과 강원지역을 중심으로 대설 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밤사이 전국 곳곳에 폭설이 내렸다. 행정안전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하고 대설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했다.
수도권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적설량은 양평(용문산) 19.1㎝, 포천 12.3㎝, 의정부 12.1㎝, 광주 11.9㎝, 하남 8.8㎝, 가평 8.8㎝ 등이다.
특히 서울 성북구와 강북구 등 동북권 일부 지역은 적설량 20㎝를 돌파했다. 서울에서 최근 수년간 20㎝ 안팎의 적설량을 기록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
이날 오전 7시 기준으로 적설량은 성북 20.6㎝, 강북 20.4㎝, 도봉 16.4㎝, 은평 16.0㎝ 등이다. 종로구 송월동 기상관측소는 16.5㎝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오전 5시 30분경 서울 성북구 성북동 일대 주택 등 가구 174호에 정전이 발생했다. 밤사이 많은 눈이 내리면서 무거워진 가로수가 쓰러져 전주와 전선을 접촉해 정전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서울 전역에는 대설주의보가 발효되고 동북권에는 대설경보가 내려졌다.
인왕산로, 북악산로, 삼청동길, 와룡공원길 등 서울 4개 구간이 폐쇄됐으며 목포∼홍도와 포항∼울릉 등 74개 항로의 여객선 96척이 운행을 멈췄다. 북한산과 설악산 등 7개 국립공원의 출입구 185곳도 통제됐다.
시는 오전 7시부터 제설 비상근무를 2단계로 격상하고 인력 9685명과 장비 1424대를 투입해 제설제 살포, 도로에 쌓인 눈 밀어내기 등 강설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지역에는 25개 시군에 대설특보가 내려져 있다. 경기도 소방당국은 이날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8건의 대설 관련 활동을 했다고 밝혔다.
하남 상산곡동과 광주 쌍령동에서는 눈길에 차량이 옆으로 넘어지거나 뒤집어졌다. 눈길에 차량이 고립됐다는 신고도 4건 접수됐고 눈의 무게를 못 이겨 나무가 쓰러지거나 전선이 늘어지는 피해도 발생했다.
구리포천고속도로에서는 오전 6시 10분경 차가 눈에 미끄러지면서 추돌사고가 발생해 출근길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별다른 인명피해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적설량은 오전 7시 기준 포천이 16.1㎝로 가장 많았고 광주 14.4㎝, 의정부 14.2㎝, 가평 13.5㎝ 등으로 집계됐다. 평균 적설량은 6.2㎝이다.
경기도는 전날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가동하고 장비 2128대와 인력 3184명을 동원해 9488톤의 제설제를 살포하는 등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
강원 내륙과 산간 지역, 경북 북동 산지에도 대설주의보가 내려지고 10㎝ 안팎의 눈이 쌓였다. 전날 오후 2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쌓인 눈의 양은 내륙은 홍천 서석 13.2㎝, 평창 대화 12.5㎝, 춘천 남산 8㎝, 화천 사내 7.7㎝, 철원 마현 6.6㎝, 원주 치악산 5.5㎝ 등이다.
산간에는 미시령 8.9㎝, 향로봉 6.8㎝, 조침령 5.4㎝, 구룡령 5.1㎝, 진부령 4.9㎝, 대관령 4.5㎝의 눈이 쌓였다. 경북에서는 석포(봉화) 1.5㎝, 동로(문경) 0.7㎝, 화서(상주) 0.6㎝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전국에 비나 눈이 내리고 강풍이 부는 추세는 28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과 강원지역을 중심으로 2∼5㎝의 눈이 내리고 있으며, 28일 오전까지 수도권·충북·전북 지역에 눈이 이어질 전망이다. 중부지방에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는 곳도 있겠다.
아침 기온은 전날보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7∼10℃ 떨어지겠고 바람이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 낮아 춥겠다. 낮 최고기온은 1∼11℃로 예보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기온은 평년보다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수준"이라며 "당분간 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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