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저택들과 아름다운 절경으로 유명한 미국 서부해안의 휴양지 말리부가 불지옥으로 변했다. 이틀째 이어진 산불로 여의도의 4배에 달하는 면적이 잿더미가 됐다.
지난 9일 캘리포니아 남부 산타모니카 산맥 말리부 해변의 캐니언 로드 일대에서 발생한 이번 산불은 해안을 따라 급속히 확산되면서 현재까지 여의도 면적의 4배에 달하는 16.2평방킬로미터(㎢)를 불태웠다. 지역 소방당국은 1500명이 넘는 소방인력을 투입해 진화하고 있지만 11일(현지시간) 오전까지 진압률이 7%에 불과했다.
현지매체들에 따르면 이번 산불은 시속 65㎞에 달하는 강력한 돌풍 '샌타애나'를 만나면서 더 커지고 있다. 산불이 강풍을 만나 밤 사이에 불길이 40% 더 커지면서 대형화됐다. 워낙 대형 산불이다보니 '프랭클린'이라는 이름까지 붙었다. 이번 산불로 말리부 해변에 있는 8000채가 넘는 고급주택들이 위험에 빠져있으며, 1만2600여명이 넘는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소셜서비스(SNS)에는 산불이 불길뿐 아니라 가파른 절벽으로 이뤄진 복잡한 해안 지형으로 퍼져나가면서 소방관들이 절벽 위를 오르내리거나 산불 선단 지역에 서서 물대포를 발사하는 등 갖은 고초를 겪고 있는 영상이 잇달아 올라왔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최악의 강풍이 지나가면서 바람은 다소 약해졌지만 건조한 상태가 하루종일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화재 진압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말리부 일부 지역에는 대피령과 화재 경보가 유지됐고, 태평양 연안 고속도로 일부를 포함한 도로도 폐쇄됐다. 공립학교도 수업이 취소됐다.
한편 이번 산불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강풍으로 전선들이 부딪히면서 스파크가 튀어 산불로 번졌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지만, 캘리포니아 전력회사인 에디슨사는 "강풍 예보에 맞춰 9일 저녁부터 전력공급을 차단했다"며 "전선은 산불의 원인이 아니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