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를 제치고 전세계 전기자동차 1위를 꿰차고 있는 중국 비야디(BYD)가 내년 1월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연간 판매량이 400만대에 이르는 비야디가 중저가 모델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 등판하게 되면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계는 물론 테슬라 판매량까지 잠식할 가능성이 높아 국내 전기차 시장은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비야디는 내년 1월부터 한국에서 전기차를 판매하기 위해 지난 17일 DT네트웍스, 삼천리이브이, 하모니오토모빌, 비전모빌리티, 지엔비모빌리티, 에스에스모터스 등 6개사를 딜러 파트너로 선정하는 한편 19일 차량 구매자들을 위한 금융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우리금융캐피탈을 전속금융사로 선정하고 협약을 체결했다.
업계에 따르면 비야디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토3'와 중형 전기세단 '씰(Seal)' 등을 국내 시판할 계획이다. '아토3'의 주행거리는 400km 정도이고, 가격도 3500만원대로 출시될 것이라는 예상에 비춰봤을 때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를 정조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오닉5'는 현대자동차가 가장 주력으로 내세우는 전기자동차라는 점에서 현대차 입장에서는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아이오닉5는 올 1~11월까지 국내에서 13만602대가 판매됐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량 4만2002대 가운데 32.4%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게다가 '아토3'는 국내 전기차 보조금 대상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아이오닉5'의 구매조건과 큰 차이가 없다. 우리나라는 차량가격 5500만원 미만이면 보조금 전액을 지급하고, 5500만원~8500만원 미만이면 50%만 지급한다. 보조금 지급은 국산차와 외산차의 차별이 없기 때문에 '아토3'도 '아이오닉5'처럼 보조금을 전액 받을 수 있다.
성능에 따라 300~650만원을 지급하는 국내 보조금 혜택까지 더해질 경우 '아토3'는 2000만원대 후반에도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 2735만원부터 시작하는 '레이 EV'를 제외하고는 국내 대부분의 전기차 라인업이 4000만원대 이상에 포진해 있는 국산 차량에 비해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비야디가 국내 전기차 시장에 몰고올 파장은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내 전기차 시장파이를 키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현재 국내 전기차 시장규모는 '전기차 캐즘' 현상으로 쪼그라들고 있다. 현대차는 올들어 11월까지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대비 28.7% 감소했다. 그나마 상반기까지 58%까지 감소했던 것을 프로모션 등을 통해 회복한 것이 이 정도다. 기아차 역시 두자리수 이상 판매량이 줄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비야디가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전기차 시장을 파고든다면 전기차 구매욕구를 자극해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금융지원과 고객서비스 체계까지 갖춘 비야드가 국내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바꾸게 될지 관련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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