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의 찬 공기 흐름이 확장되면서 따뜻한 휴양지로 유명한 미국 플로리다가 영하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산하 국립기상청(NWS)은 북극을 둘러싼 매우 찬 공기 흐름인 '극 소용돌이'(Polar Vortex)가 확장되면서 미국 중부와 동부에 심한 한파가 몰아칠 것이라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극 소용돌이란 북극 성층권에 형성되는 강한 편서풍 띠로, 대류권에 형성되는 제트기류와 다르다.
NWS 예보에 따르면 오는 10일 로키산맥 동쪽의 노던 플레인스 지역부터 한파 영향이 시작되면서 미국 중서부, 남부, 동부 등 대부분 지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플로리다를 포함한 미국 남동부는 올겨울들어 가장 심한 한파가 닥칠 것으로 전망되며, 최남부인 플로리다 반도에서도 기온이 영하까지 떨어지는 지역이 많을 것으로 예보됐다.
북극의 찬 공기가 습기와 만나면서 해안 지역과 오대호를 중심으로 폭설이 내릴 가능성도 점쳐졌다. 특히 오대호 지역으로부터 미국 중부와 동부에 이르기까지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되며, 플로리다나 텍사스 등 남부에도 강설이 내릴 수 있겠다. 평균 예상 강설량은 5㎝ 수준으로 많진 않지만, 대량의 습기를 머금은 '습설'이 내릴 것으로 보여 강설 관련 피해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극 소용돌이의 영향으로 북극의 찬 공기 영향을 직접 받을 미국 북부 지역은 영하 34℃에서 영하 29℃에 이르는 극한 추위가 닥치겠다. 강한 바람까지 맞으면 체감온도는 영하 40℃까지 떨어지며, 피부가 10분만 노출돼도 저체온증, 동상 등의 한랭질환을 겪을 수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는 이번 한파가 끝날 때까지 미국의 50개 주 중 30개 이상이, 미국 인구 절반에 달하는 1억5000만명 이상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천연가스 가격 상승 여파로 일부 지역은 전력 공급 여력이 부족해 '순환정전'을 실시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극 소용돌이가 확장되는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지만 지구온난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NOAA 성층권 전문가 에이미 버틀러는 "극 소용돌이는 대류권에서 움직이는 대규모의 대기 파와 부딛히면서 붕괴·확장할 수 있는데, 북극 해빙이 온난화로 손실되면서 표면 온도 및 기압 변화의 영향으로 이 대기 파가 더 강하게 자주 극 소용돌이에 부딛힐 수 있다"며 "극 소용돌이가 붕괴되거나 확장되면 북극의 찬 공기가 중부까지 내려오면서 한파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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