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려도 이미지 왜곡없는 '투명 디스플레이 기판' 개발

손민기 기자 / 기사승인 : 2025-01-23 14:54:31
  • -
  • +
  • 인쇄
▲늘릴 때 발생하는 일그러짐 문제를 해결한 투명 디스플레이 (사진=KIST)

구부리거나 늘렸을 때 화면 일그러짐 등 왜곡현상이 발생하지 않는 디스플레이 기판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손정곤 박사팀과 홍용택 서울대 교수 연구팀은 '푸아송 비(Poisson’s ratio)'를 낮춘 나노구조 정렬 신축성 기판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푸아송 비'는 한쪽으로 늘리면 수직 방향으로 줄어드는 비율을 뜻한다.

일반 탄성체 기판은 한쪽 방향으로 늘리면 수직 방향으로 오그라드는 '푸아송 비' 현상 때문에 화면이 왜곡되기 쉽다. 특히 웨어러블 기기처럼 피부와 밀착되는 전자제품은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과정에서 주름이 생기거나 피부를 당겨 착용감과 성능이 저하될 위험이 있다.

이에 연구팀은 탄성체 기판의 화면 왜곡현상과 빛의 산란문제 등을 유발하는 현상인 '푸아송 비'를 낮추면서 투명성을 유지할 수 있은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기존 탄성체의 푸아송비인 0.4~0.5보다도 훨씬 낮은 0.07 이하 투명 디스플레이 구현에 성공했다. 딱딱한 폴리스타이렌(PS)과 부드러운 폴리부틸렌(PIB)으로 합성한 고분자 블록이 연결된 블록 공중합체를 활용해 내부 나노구조를 정렬했다.

▲전단압연 공정을 거쳐 푸아송 비율을 줄인 새로운 소재 (사진=KIST)


나아가 연구팀은 이 나노 구조를 기판 전체에도 고르게 정렬하기 위해 롤러로 뽑아낼 때 균일한 전단력을 가하는 '전단 압연' 공정을 적용해 나노 구조가 두꺼운 기판에서도 투명도를 줄이지 않도록 했다.

연구팀은 "이렇게 만든 기판을 실제 소자에 적용해 픽셀(화소)의 배열 변화를 관찰한 결과 기존 기판들에서 발생하는 픽셀 간 간격이 들쭉날쭉하거나 세로 픽셀이 붙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새롭게 개발한 소재를 차세대 디스플레이나 웨어러블 전자기기 등에 활용할 수 있으며, 또 전단 압연 공정은 다른 고분자 필름에도 적용할 수 있어 대면적 제작에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손정곤 박사는 "나노구조를 정밀하게 제어해 왜곡이 없으면서도 완전하게 투명한 스트레처블 기판을 개발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했다"며 "이 기판을 활용해 디스플레이 발광 소자를 전사해 늘려도 왜곡 없는 실제 디스플레이 디바이스를 구현하는 연구를 수행 중이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 최신호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정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 활성화 대책 하반기 발표"

정부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을 활성화하는 대책을 하반기 발표하겠다고 밝혔다.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탄소크레딧 유

화석연료 보험 늘리는 국내 손보사들...기후위험 대응력 높이려면?

글로벌 주요 보험사들은 화석연료 배제를 선언하고 있지만 국내 석탄 보험은 1년 사이에 82%가 늘어날 정도로 기후위기에 둔감하다는 지적이다. 이승준

네이버·국립생태원, 생물다양성 보호 나선다

네이버와 국립생태원이 13일 생물다양성 대응 및 생태계 보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네이버 본사에서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네이버와 국립생태

"이게 정말 세상을 바꿀까?"...주춤하는 'ESG 투자'

미국을 중심으로 '반(反) ESG' 기류가 거세진 가운데, 각 국의 정치·경제적 상황에 따라 정책 방향이 엇갈리면서 ESG 투자의 실효성 문제가 거론되고

SK이노베이션, MSCI ESG평가서 최고등급 'AAA' 획득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최고 성과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ESG 평가기

산재사망 OECD평균으로 줄인다...공시제와 작업중지권 확대 추진

정부가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산업안전보건 공시제, 작업중지권 확대 등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3일 대국민 보고대회를 앞두고 있

기후/환경

+

'루돌프' 못보는 거야?...세기말 온난화로 80% 줄어든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북유럽과 북극 등에 서식하는 야생 순록 개체수가 지난 수십 년간 3분의 2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추세로 간다면 세기말

신라때 만든 저수지 인근 공장화재로 유해물질 '범벅'...물고기 떼죽음

신라 시기에 만들어진 국보급 저수지가 인근 화장품 공장 화재로 발생한 유해물질에 의해 오염되면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14일 연합뉴스에 따르

"현 2035 NDC는 위헌"...국가온실가스 결정절차 가처분 신청

정부의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결정절차에 가처분 신청이 제기됐다.1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와 기후위기 헌법소원

에어로졸의 반전...지구 식히는줄 알았더니 온난화 부추겨

햇빛을 반사해 지구를 식히는 '냉각효과'로 지구온난화를 억제한다고 알려진 에어로졸이 오히려 온난화를 부추기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광

[연휴날씨] 폭우 끝 폭염 시작…낮에는 '찜통' 밤에는 '열대야'

물벼락을 맞았던 서울과 수도권은 광복절인 15일부터 또다시 불볕더위가 찾아온다. 폭우 끝에 폭염이 시작되는 것이다. 광복절을 시작으로 이번 연휴

잠기고 끊기고 무너지고...수도권 200㎜ 물폭탄에 곳곳 '물난리'

7월 경남과 광주를 할퀴었던 집중호우가 이번에는 수도권 일대를 강타하면서 많은 피해를 낳았다.13일 서울과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린 집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