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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태즈메이니아(Tasmania) 북서부 아서 강(Arthur River) 인근 해변에서 150마리가 넘는 흑범고래가 떼죽음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흑범고래의 대규모 좌초 사례는 50년만의 일이다.
19일(현지시간) 태즈메이니아 당국에 따르면 해변에서 떼죽음을 당한 157마리의 고래는 흑범고래(False killer whales)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157마리 가운데 19일 오전 기준으로 90마리가 생존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 고래들은 하루이틀전에 이같은 일을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태즈메이니아 공원 및 야생동물 서비스의 브렌든 클락은 "대규모 고래 좌초 사건은 일반적으로 들쇠고래(Pilot whales)에서 주로 발생한다"면서 "하지만 이번에는 흑범고래가 대규모로 좌초되는 사례는 50년만에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흑범고래가 집단으로 좌초된 사례는 1974년 6월 호주 태즈메이니아 북서부의 블랙 리버 해변(Black River Beach)에서였다. 당시 160~170마리의 흑범고래가 떼죽음을 당한 바 있다. 또 지난 2020년 450마리가 넘는 긴지느러미 들쇠고래가 태즈메이니아 서부의 맥쿼리 항(Macquarie Harbour)에서 좌초된 사례도 있다.
야생동물 전문가들은 사고 현장에서 90여마리의 고래가 생존한 것을 확인했지만 이들을 구조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래가 좌초된 지역은 200m의 강한 조류와 파도가 부서지는 해안선을 포함하고 있어, 구조대원들이 고래를 다시 바다로 보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문장비를 동원하기도 어려운 외진지역이어서 구조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까지 고래들이 왜 좌초됐는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흑범고래는 큰 무리를 이루어 생활하는 습성이 있어, 한 마리가 위험에 처할 경우 무리 전체가 함께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이같은 특성을 감안했을 때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에 처해 집단으로 좌초되지 않았을까 추정하고 있다.
태즈메이니아 당국은 "모든 고래는 보호종으로 지정돼 있으며, 사망한 개체라 하더라도 무단으로 사체를 훼손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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