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속하는 선박에...죽어가는 '고래들'

정길석 기자 / 기사승인 : 2023-10-20 17:18:59
  • -
  • +
  • 인쇄
▲선박 프로펠러에 다친 흉터가 있는 북대서양참고래 (사진=NOAA)


안그래도 멸종위기에 처했는데 제한속도 규정을 어기고 과속하는 선박들로 인해 북대서양참고래들이 죽거나 다치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19일(현지시간) 환경보호단체 오세아나(Oceana)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11월부터 2022년 7월까지 미국 동부연안 속도제한구역에서 84%의 선박이 제한속도를 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중 화물선이 전체 과속선박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문제는 이 과속선박에 멸종위기에 놓은 북대서양참고래들이 계속해서 피해를 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북대서양참고래는 현재 북대서양에 약 340마리만 남아있다. 이 고래는 몸색깔이 어두워 수면위로 올라왔을 때 제때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선박과의 충돌사고가 잦은 편이다. 주로 선박 몸체에 부딪히거나 프로펠러에 절단돼 죽는 경우가 많다.

이에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고래를 보호하기 위해 2008년부터 미 동부연안의 속도제한구역(seasonal management areas)에서 65피트 이상의 선박들은 10노트 이하로만 이동하도록 규제했다. 선박 속도를 10노트 이하로 제한하면 고래 사망률이 80~90% 감소한다는 연구결과에 근거한 것이었다.

그러나 화물선을 비롯해 호화요트에 이르기까지 제한속도의 3배 이상 속력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이후 미국과 캐나다에서 보고된 북대서양참고래 선박 사고만 18건이고, 이로 인해 폐사한 고래는 12마리에 이른다. 그러나 실제 사고 건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측하고 있다.

깁 브로건(Gib Brogan) 오세아나 캠페인책임자는 속도제한구역을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한 스쿨존에 빗대며 "선박의 속도제한이 고래를 보호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과속선박이 북대서양참고래를 죽일 수 있고, 실제로 죽이고 있다"며 "멸종위기 고래들을 보호하려면 보다 강력한 보호조치와 강제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친환경 교통수단이 생태계 위협”…녹색 교통수단의 역설

기후 대응을 위해 확대 중인 저탄소 교통 인프라가 오히려 생물다양성과 도시 자연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탄소배출이 줄더라도 숲

국립심포니, 폐자원으로 업사이클링..."4년간 나무 5007그루 식재 효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지난 2022년부터 폐현수막, 폐악보,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업사이클링 굿즈로 제작하면서 약 30톤의 탄소를 감축하고 278만리터

폐자원 수거하고 환경교육까지...기업들, 환경의 날 맞아 다양한 활동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기업들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다양한 활동들을 펼쳤다.4일 LG전자는 13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

[최남수의 ESG풍향계] 이재명 정부의 ESG정책 방향은?

굳이 이념적 경향성을 따지자면 ESG는 진보 이슈에 더 가깝다. 환경보호와 사람존중 등이 핵심 주제여서 그렇다. 실제로 각 정파가 ESG에 접근하는 움직

SK AX, 카테나X OSP 자격 획득...유럽 ESG 핵심 파트너 등극

SK AX(옛 SK C&C)가 4일 유럽 최대 자동차 공급망 ESG 데이터 네트워크 '카테나X(Catena-X)' 운영사인 '코피니티X(Cofinity-X)'로부터 온보딩 서비스 사업자(On-boa

현대홈쇼핑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아파트 2000곳으로 확대

현대홈쇼핑이 폐가전을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규모를 아파트 단지 총 2000곳으로 확대한다.현대홈쇼핑은 지속가능한 환

기후/환경

+

작년 동남아 바다 덮친 '해양 열파'...호주 면적의 5배

지난해 동남아시아와 태평양 일대에서 발생한 해양 열파의 면적이 호주 국토의 5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5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는 2024년

"19개국 대표단과 시민 1만여명 참여"...2025 환경의 날, 제주서 마무리

2025 세계 환경의 날 공식 기념행사가 5일 제주에서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환경부가 '플라스틱 오염 종식(#BeatPlasticPllution)'

'환경의 날' 맞은 환경단체들 새 정부에 '환경 정책' 이행 촉구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환경단체들이 새 정부를 향해 기후 위기 문제 해결을 위한 환경 정책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환경운동연합은 5일 오전 서울

"기후위기 시계를 멈추자" 청년단체, 새 정부 기후대응 촉구

6월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청년단체들이 국회 '기후위기 시계' 앞에서 이재명 정부와 국회의 기후 대응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기후변화청년

비가 안와서 가뭄?...더워진 대기가 수분 빼앗아 가뭄 늘었다

더워진 대기가 공기중 수분을 빨아들이면서 전세계적으로 가뭄이 발생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4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 수문기후학자

전세계 하천 통해 수만년전 탄소가 대기로 방출

전세계 하천을 통해 고대에 존재하던 탄소가 대기로 방출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로 인해 기존 탄소 순환 모델과 기후목표 설정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