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그래도 멸종위기에 처했는데 제한속도 규정을 어기고 과속하는 선박들로 인해 북대서양참고래들이 죽거나 다치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19일(현지시간) 환경보호단체 오세아나(Oceana)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11월부터 2022년 7월까지 미국 동부연안 속도제한구역에서 84%의 선박이 제한속도를 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중 화물선이 전체 과속선박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문제는 이 과속선박에 멸종위기에 놓은 북대서양참고래들이 계속해서 피해를 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북대서양참고래는 현재 북대서양에 약 340마리만 남아있다. 이 고래는 몸색깔이 어두워 수면위로 올라왔을 때 제때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선박과의 충돌사고가 잦은 편이다. 주로 선박 몸체에 부딪히거나 프로펠러에 절단돼 죽는 경우가 많다.
이에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고래를 보호하기 위해 2008년부터 미 동부연안의 속도제한구역(seasonal management areas)에서 65피트 이상의 선박들은 10노트 이하로만 이동하도록 규제했다. 선박 속도를 10노트 이하로 제한하면 고래 사망률이 80~90% 감소한다는 연구결과에 근거한 것이었다.
그러나 화물선을 비롯해 호화요트에 이르기까지 제한속도의 3배 이상 속력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이후 미국과 캐나다에서 보고된 북대서양참고래 선박 사고만 18건이고, 이로 인해 폐사한 고래는 12마리에 이른다. 그러나 실제 사고 건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측하고 있다.
깁 브로건(Gib Brogan) 오세아나 캠페인책임자는 속도제한구역을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한 스쿨존에 빗대며 "선박의 속도제한이 고래를 보호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과속선박이 북대서양참고래를 죽일 수 있고, 실제로 죽이고 있다"며 "멸종위기 고래들을 보호하려면 보다 강력한 보호조치와 강제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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