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를 복잡한 열화학 공정없이 상온·상압에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청정에너지연구센터 이웅희 박사 연구팀은 전기화학 기술을 활용해 리그닌에서 추출한 바이오매스를 SAF 원료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리그닌은 폐목재나 볏짚같은 식물성 바이오매스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성분으로 탄소함량이 높아 항공유 등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원료로 적합하다. 또 식량 자원을 소모하지 않고 농업과 임업 부산물로부터 대량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도 친환경 원료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리그닌에서 추출한 오일은 산소 함량이 높아 기존에는 고온·고압 환경에서만 연료로 전환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부산물이 많이 발생해 실제 항공유 생산에 활용하기는 어려웠다.
이에 연구팀은 복잡한 공정없이도 상온·상압에서 리그닌 오일을 안정적으로 반응시킬 수 있는 전기화학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리그닌 오일을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반응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었다. 특히 이번 기술은 자연에서 얻은 바이오 자원을 활용해 연료를 만드는 데 성공해 지속가능한 항공연료 생산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데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리그닌 오일이 전기화학 반응에서 더 잘 작동하도록 물질의 성질을 정밀하게 조절했다. 그 결과 기존 방식에서 10% 수준에 머물렀던 전류 효율과 선택도가 60% 이상으로 향상됐으며, 전환율도 98%에 달하는 성과를 얻었다.
이 기술이 고도화된다면 지속가능한 항공연료의 생산 단가를 낮추고 공정을 단순화할 수 있어 비용 부담과 복잡한 생산 과정으로 SAF 도입을 주저하던 항공업계에 실질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연료비 절감과 함께 친환경 연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리그닌 오일에서 항공유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기존보다 적은 에너지로도 상온·상압에서 안정적으로 반응을 진행할 수 있고 반응물 전환율도 높아 상용화 가능성이 크다.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와 함께 사용하면 탄소 배출을 더욱 줄일 수 있어 항공 산업의 탄소 중립 전환을 앞당기고 항공유 수입 의존도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IST 이웅희 박사는 "이번 연구는 폐자원을 친환경 항공연료로 전환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적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전기화학 기술을 이용한 SAF 생산을 위한 기술 발전의 나침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 화학학회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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