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발전부문 온실가스 배출량만 세계 6위...그런데 발전소 규제 철폐?

송상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6-10 11:10:39
  • -
  • +
  • 인쇄
▲美 발전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세계 6위에 이른다. (자료= 뉴욕대학교 정책청렴성연구소)


미국 발전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세계 6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지만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이후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석탄·가스 발전소 규제를 철폐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뉴욕대학교 정책청렴성연구소(Institute for Policy Integrity)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발전부문 배출량은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비중에서 6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첫번째가 중국이고, 두번째가 미국인데, 미국이 내뿜는 전체 온실가스 가운데 발전부문만 따로 떼어놓고 비중을 따졌을 때 전세계 6위에 이른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미국 EPA는 "전세계적으로 중요하지 않다"며 규제를 철폐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보고서 공동저자 제이슨 슈워츠(Jason Schwartz)는 "이 수치들을 보면 (트럼프의) '중요하지 않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만 중요하다고 주장할 수는 있겠지만, 법원이 이를 인정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미국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석탄발전의 시장축소 등으로 발전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기후위기의 핵심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발전소가 2022년 한해동안 배출한 오염물질로 인해 장기적으로 5300명이 조기 사망할 가능성이 제기됐을 정도다. 이로 인한 기후피해는 전세계적으로 2250억달러의 건강 피해와 750억달러의 노동생산성 손실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발전소 온실가스 배출제한을 완전히 철폐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마련됐다가 트럼프 1기와 연방대법원의 제동으로 무산된 '청정전력계획'은 바이든 행정부에서 일부 수정돼 부활했지만, 이번에 다시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EPA 관리자인 리 젤딘은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 청정전력계획 폐지를 약속했고, 우리는 지금 그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 규제는 대법원 판례에도 어긋나며, 우리는 법치를 지키면서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 접근권을 보장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오바마 행정부 시절 EPA 고위직을 지낸 조셉 고프먼은 "이들은 이산화탄소가 '중요한' 오염물질이어야 규제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법적 근거가 전혀 없다"며 "단지 자신들이 두려워하는 규제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법을 날조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보고서를 낸 뉴욕대학교 정책청렴성연구소는 "미국 발전 부문이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 6위 수준이라는 사실만으로도 규제 필요성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기후위기는 공동 대응이 필요한 전 지구적 문제이며, 미국처럼 과거·현재 모두 대규모 배출 책임이 있는 국가가 책임을 회피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SK AX, ASEIC과 51개국 제조업 탄소중립 전환 나서

SK AX가 'ASEIC'과 손잡고 국내외 51개국 중소·중견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공급망 탄소관리, 기후공시 등 탄소중립 전환을 돕는다. SK AX은 ASEIC(아셈중

쿠팡 '비닐봉투' 사라지나?...지퍼 달린 다회용 '배송백' 도입

쿠팡이 신선식품 다회용 배송용기인 프레시백에 이어, 일반 제품 배송에서도 다회용 '에코백'을 도입한다.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인천, 부산, 제

삼성, 수해 복구에 30억 '쾌척'…기업들 구호손길 잇달아

삼성그룹은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집중호우 피해 복구를 돕기 위해 30억원을 21일 기부했다. 기부에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

삼성전자-LG전자, 침수지역 가전제품 무상점검 서비스

삼성전자서비스와 LG전자가 집중호우 피해지역을 대상으로 침수된 가전제품 세척과 무상점검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삼성전자서비스는 지난 18일부

"ESG 정책 중 '기본법 제정'과 '공시 의무화' 가장 시급해"

ESG 정책 가운데 기본법 제정과 공시 의무화가 가장 시급하다는 것이 기업들의 목소리다.한국ESG경영개발원(KEMI)은 지난 17일 여의도 FKI타워 파인홀에서

한숨돌린 삼성전자...이재용 사법리스크 9년만에 털었다

삼성전자가 이재용 회장의 무죄가 확정되면서 2016년 국정농단 사건 이후 9년째 이어지던 '사법리스크'를 털어냈다. 그동안 1주일에 두번씩 법정에 출두

기후/환경

+

기후변화로 美 북동부 폭풍 '노이스터' 위력 17% 증가

지구온난화로 미국 북동부 지역의 폭풍 위력이 증가하고 있다.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의 기후학자 마이클 만 박사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1940년 이후 올

해변을 지켜야 vs 해변가 집을 지켜야...해수면 상승으로 '딜레마'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미국 곳곳의 해변이 조금씩 바다에 잠기고 있다. 이 과정에서 6세기 로마법에 뿌리를 둔 '공공신탁' 개념이 다시 주목

맥주병에서 검출된 미세플라스틱...플라스틱병보다 많은 이유

유리병에서 플라스틱병보다 50배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프랑스 식품환경산업안전보건청(ANSES)은 생수, 콜라, 맥주, 와인이 담긴 플라스틱병과

'동토의 북극' 옛말되나?...겨울에 물웅덩이 생기고 새싹 돋아

한겨울에 눈이 뒤덮여있어야 할 북극에서 물웅덩이가 생기고 눈이 녹은 땅위에서 새싹이 돋는 희귀한 광경이 연출되고 있다. 이에 학자들은 북극의 겨

김성환 환경장관 "도전적·합리적 탄소감축 목표 수립하겠다"

김성환 신임 환경부 장관은 '도전적이면서 합리적인'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수립하겠다고 밝혔다.김성환 장관은 22일 취임사에서 이같이 밝히며 "2035 국

'극한호우'에 농경지 2.9만㏊ 침수되고 가축 175만마리 폐사

서산과 광주, 산청 등을 물바다로 만들었던 이번 집중호우로 경작지 2만9448헥타르(㏊)가 물에 잠겼다. 이는 축구장 4만1000여개에 달하는 면적이다.농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