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 보호필름이나 창문에 부착되는 필름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날이 머지 않았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양창덕 교수 연구팀은 10.81%의 광전변환효율과 45.43%의 가시광선 투과율을 기록한 반투명 유기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지붕이나 길가의 태양전지가 검게 보이는 이유는 전지가 태양광을 흡수해 전기를 만들기 때문이다. 태양광을 잘 흡수할수록 전지효율은 높아진다. 반면 유리처럼 투명하면 태양광을 흡수하지 못하고 통과하는 것이므로 전지효율이 낮다.
그런데 연구팀은 전지효율을 높인 반투명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이 반투명 태양전지는 적외선만 선택적으로 흡수하는 고성능 광활성층이 탑재돼 있다. 이 광활성층은 태양광 중 우리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 대역을 절반가량 통과시키고, 보이지 않는 적외선 대역을 흡수해 전기를 만든다.
적외선만 선택적으로 흡수하는 것은 고에너지 가시광선을 흡수하는 것보다 광전변환효율이 낮아지기 마련인데, 연구팀은 광활성층의 수용체 분자 구조를 새롭게 설계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유기태양전지의 광활성층은 전자를 주는 '공여체'와 전자를 받는 '수용체' 분자로 구성된다. 연구팀이 새롭게 합성한 수용체 분자는 전체적으로는 대칭형 구조지만, 불소와 수소, 불소와 황 사이에서 발생하는 국소적인 비대칭적 상호작용이 일어나도록 설계됐다. 이러한 분자 구조는 분자간 정렬도를 개선하고, 전하 이동경로를 확보해 전지 효율을 높인다. 일반적으로 전자, 빛, 에너지 등은 분자와 상호작용을 통해 이동하기 때문에 분자가 잘 정렬되어 있을수록 전달 효율이 높아진다.
연구팀은 "비대칭성은 전지효율을 높이지만 수명이 짧고 합성이 어려운 문제가 있는데, 분자 구조 내에 국소적인 비대칭성을 유발해 대칭성과 비대칭성의 장점을 모두 살린 분자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전지는 총 134시간동안 '다이얼 사이클(일주기) 안정성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초기 성능의 대부분을 유지하며 높은 내구성을 입증했다. 이는 기존 수용체 분자 기반 반투명 태양전지보다 수명이 약 17배 향상된 셈이다.
양창덕 교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빛으로 전기를 만드는 새로운 방식의 태양전지를 제시한 것"이라며 "스마트폰 보호필름, 건물 유리창, 투명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환경에서 '보이지 않는 발전소'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 10일 출판된 국제학술지 앙게반테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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