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줄줄 빠져나가는 AI인재…"브레인게인 전략 시급"

송상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6-17 12: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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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좌)과 주요국(우)의 인구 1만명당 AI인재 순유출입 수 (자료=대한상의)

국내 인공지능(AI) 분야 고급 인재의 해외 유출이 심화되며, 한국의 '두뇌수지'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17일 '한국의 고급인력 해외유출 현상의 경제적 영향과 대응방안'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국내 AI 인재 순유출이 인구 1만명당 –0.36명으로 경제개발혁력기구(OECD) 38개국 중 35위라고 밝혔다. SGI는 이 수치를 토대로 "한국의 인재 유출 문제가 선진국 대비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전체 전문인력 흐름을 살펴보면, 2019년 12만5000명이던 해외 유출 규모는 2021년 12만9000명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외국인 전문인력의 국내 유입은 4만7000명에서 4만5000명으로 줄었다. 이로 인해 두뇌수지 적자는 7만8000명에서 8만4000명으로 늘어났다. 과학자에 한정하면 국내 이직률은 2.85%로, 외국인의 국내 유입률 2.64%보다 높아 전반적으로 순유출 상태다.

보고서는 인재 유출이 단지 노동력 이동에 그치지 않고, 막대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SGI 분석에 따르면 국내 대졸자의 평생 공교육비는 약 2억1483만원, 이들이 해외로 나갈 경우 발생하는 세수 손실은 1인당 약 3억4067만원에 달한다. SGI는 "유년기를 한국에서 보내고 외국 납세자가 되는 구조는, 결과적으로 한국 납세자가 선진국의 인적자원 형성에 간접 기여하게 되는 셈"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인재 유출의 원인으로 단기 실적 중심의 평가, 연공서열식 보상, 연구 인프라 부족, 국제협력 기회 부족 등을 들었다. 상위 성과자일수록 이탈률이 높은 '유능할수록 떠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천구 SGI 연구위원은 "AI, 반도체, 바이오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인재 유출이 지속되면 기업은 인력난과 인건비 부담에 직면하게 된다"며 "대학과 연구기관도 연구 역량이 저하돼 산학연 기술혁신 기반이 약화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장기적으로 국가 R&D 경쟁력과 기술주권까지 위협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SGI는 이를 막기 위한 정책 방향으로 성과연동형 급여체계 강화, 주 52시간제 예외 등 유연근로제 도입, 연구성과에 따른 차등 보상 강화 등을 제시했다. 특히 "연공서열 중심 인사제도는 창의성 발현을 막고 우수 인재의 이탈을 초래한다"며, 핵심 특허 확보나 최상위 저널 게재 시 별도 성과급과 연구비 지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SGI는 "AI 세계 3대 강국 도약과 ABCEDF 산업 육성을 위해, 단순한 유출 억제가 아닌 브레인게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기술인력 유입 확대를 위한 비자 제도 개선, 현지 맞춤형 직무교육 지원 체계도 함께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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