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안건 찬성률 95.3%...상장사 이사회는 '거수기'로 전락?

송상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6-20 09:40:52
  • -
  • +
  • 인쇄
서스틴베스트 2025년 상반기 ESG 평가결과
이사회 기능과 감사 독립성 전반적으로 약화
▲서스틴베스트 선정 2025년 상반기 ESG 우수기업 (자료=서스틴베스트)

사외이사 이사회 안건 찬성률이 95.3%에 달하는 등 올 상반기 국내 상장사들의 이사회 기능과 감사 독립성이 전반적으로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새 정부가 추진하는 상법 개정안과도 맞물리며 제도 개선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20일 ESG 평가기관 서스틴베스트가 국내 1295개 기업을 대상으로 '2025년 상반기 ESG 평가'를 실시한 결과, 지배구조 부문 중 내부감사 조직의 독립성, 장기 재직 감사 비중, 사외이사의 의견 표출 여부 등 핵심 감시 지표가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우선, 경영진으로부터 독립된 내부감사 지원 조직을 운영하지 않는 기업 비율은 55.4%로, 지난해 53.4%보다 2%포인트(p) 상승했다. 제도상 감사 체계가 존재하더라도 실제로는 경영진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구조임을 보여준다. 감사 또는 감사위원이 동일 기업에 6년 이상 재직한 사례도 26.2%나 됐다. 이는 경영진과의 유착 가능성을 키워 감시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사외이사 전원이 모든 이사회 안건에 찬성한 기업은 무려 95.3%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94.1%보다 1.2%p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자산 2조원 이상 대기업에서 이같은 경향이 두드러졌다. 사외이사들이 견제자 역할보다 '거수기'에 머무르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번 평가는 현재 국회에서 논의중인 상법 개정안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지표로도 해석된다. 개정안에는 대기업 대상 집중투표제 도입,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명문화, 감사위원 3%룰 강화 등이 포함돼 있으며, 경영진 견제 기능을 제도적으로 보완하는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스틴베스트 류영재 대표는 "감사와 사외이사는 기업의 건전성과 투명성을 유지하는 핵심 기구"라며 "이들의 독립성과 실효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주주와 투자자의 신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상법 개정안은 국내 기업 거버넌스의 구조적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로, 자율 개선만으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결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날 서스틴베스트는 지배구조의 취약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ESG 전반에 걸쳐 책임있는 경영을 실천하는 100대 기업을 선정해 발표했다. 

2조원 이상 자산규모인 상장사 가운데 현대홈쇼핑과 현대백화점, KT, 유한양행, 네이버 등이 1~5위에 차례로 선정됐으며, 자산규모가 5000억원 이상 2조원 미만인 상장기업 가운데 HK이노엔과 현대그린푸드, 콜마홀딩스, 동아ST, 한섬이 1~5위에 랭크됐다. 자산규모가 5000억원 미만인 상장사 가운데서는 동일고무벨트, 안랩, HD현대에너지솔루션, 한미글로벌, 애경산업이 차례로 선정됐다.

▲상장기업 2005년 상반기 ESG평가 순위 (자료=서스틴베스트)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참붕어빵' 제품에서 곰팡이...오리온 "전량 회수조치"

오리온 '참붕어빵' 제품 일부에서 곰팡이가 검출돼 전량 회수 조치가 내려졌다.오리온은 참붕어빵 제품 일부에서 곰팡이 발생 사례가 확인돼 시중에

F1 '넷제로' 향한 질주 5년만에 탄소배출량 26% 줄였다

영화 'F1 더 무비' 개봉과 함께 서킷 위 스피드에 열광하는 팬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포뮬러1(F1)은 탄소중립을 향한 질주도 이어가고 있다. F1은 2019년 '20

수자원공사, 재난구호용 식수페트병 '100% 재생원료'로 전환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재난구호용으로 지급하는 식수페트병을 100% 재생원료로 만든 소재를 사용한다고 23일 밝혔다. 수자원공사가 제공하는 이 생

친환경 사면 포인트 적립...현대이지웰 '그린카드' 온라인으로 확대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의 토탈복지솔루션기업 현대이지웰이 녹색소비생활을 촉진하기 위해 친환경 구매시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그린카드 적립서비스

SK AX, ASEIC과 51개국 제조업 탄소중립 전환 나서

SK AX가 'ASEIC'과 손잡고 국내외 51개국 중소·중견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공급망 탄소관리, 기후공시 등 탄소중립 전환을 돕는다. SK AX은 ASEIC(아셈중

쿠팡 '비닐봉투' 사라지나?...지퍼 달린 다회용 '배송백' 도입

쿠팡이 신선식품 다회용 배송용기인 프레시백에 이어, 일반 제품 배송에서도 다회용 '에코백'을 도입한다.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인천, 부산, 제

기후/환경

+

中 48.7℃ '살인더위'…폭증하는 전력수요에 에너지 수급 불안

중국이 40℃가 훌쩍 넘는 폭염에 시달리면서 전력수요가 폭증하고 있어, 에너지 공급 불안을 겪고 있다.25일 중국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2주간 중국 기

[주말날씨] 주말 내내 '푹푹' 찐다...'이중 고기압'에 38℃까지

사람 체온보다 높은 38℃의 찜통더위가 오는 주말 내내 이어지겠다.현재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26일 아침 최저기온은 22∼28

호주 바다 뒤덮은 독성 해조류...해양생물 400여종 '떼죽음'

호주 남부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SA) 해역에서 독성 해조류가 폭발적으로 증식하면서 400여종의 해양생물이 폐사하고 지역관광이 큰 타격을 입고 있

전국 97%가 '지글지글' 폭염...2개의 고기압에 또 '열돔' 현상?

찌는 듯한 무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은 11일만에 다시 폭염경보가 발령되는 등 전국 97%에 폭염특보가 내려졌다.기상청은 24일 서울 전역과 경기

서식지 파괴로 중앙아메리카 수목종 46% '멸종위기'

멕시코 등 중앙아메리카에 서식하는 수목종의 46%가 멸종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23일(현지시간) '국제식물원 보존연맹' 연구팀은 인간활동과 기

'4대강 보 철거' 15년 숙원 이뤄지나...환경장관 "금강부터 재자연화"

'4대강 보'를 놓고 15년째 이어오던 논란이 종지부를 찍을 전망이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은 24일 금강 수계의 세종보와 백제보 그리고 금강 하굿둑 현장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