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 HS효성, 현대건설...김건희 측근 유착 의혹에 '곤혹'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7-09 17:43:21
  • -
  • +
  • 인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사진=연합뉴스)

HS효성과 카카오모빌리티, 현대건설 등 대기업들이 '김건희 특검' 수사선상에 놓이면서 적잖은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해당 기업들은 투자요건에 맞지 않는 업체에 김건희 측근이 설립했다는 이유로 수십억원대 투자를 했다는 점에서 유착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9일 김건희 특검팀의 문홍주 특검보는 언론 브리핑에서 "특검팀은 수사 대상이었던 사람들이 렌터카 관련 회사를 설립한 후 도이치모터스로부터 사업상 혜택을 제공받고, 2023년 각종 형사사건, 오너리스크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대기업, 금융회사 등으로부터 이해하기 어려운 거액을 투자금 명목으로 수수한 의혹에 대해 내사를 진행한 바 있다"고 했다.

이어 "내사 과정에서 속칭 집사로 불리던 주 피의자 김모씨가 올해 4월 출국해 지금까지 귀국하지 않았고, 사무실과 가족들이 주소지를 이전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해외 도피 및 증거인멸 정황이 있어 보여 최근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의혹의 쟁점은 김건희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모씨가 주도한 스타트업 'IMS모빌리티'에 대기업들이 줄줄이 왜 투자했는가이다. 투자 당시였던 2023년 IMS모빌리티는 부채가 순자산의 2배가 넘는 자본잠식 상태였으며, 누적손실도 수백억원에 달했다. 투자가치가 전혀 없을 것같은 회사에 카카오모빌리티, HS효성 등 기업들과 한국금융증권, 신한은행, 키움증권 등 주요 금융사들이 줄줄이 투자한 의도에 대해 특검팀은 주목하고 있다.

IMS모빌리티에 대한 투자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를 통해 진행됐다. 오아시스는 카카오모빌리티로부터 받은 약 30억원, HS효성 계열사로부터 받은 약 35억원, 한국금융증권에서 받은 50억원, 신한은행에서 받은 30억원, 키움증권에서 받은 10억원으로 조성한 약 184억원을 IMS에 투자한 것이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통상적인 판단으로 보기 어려운 투자 결정"이라며 정치적 배경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특검팀은 기업들의 총수 관련 형사사건이나 금융감독원 심사과정에서 수사 편의나 선처 등을 제공받기 위해 김건희 측근이 설립한 회사에 투자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해당기업들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렌터카 중계사업 핵심 파트너사로서 사업적 판단에 따른 투자였을 뿐"이라고 밝혔다. HS효성 측은 "계열사를 통한 독립적 투자이며 충분한 심의를 거친 정상적인 투자였다"면서 "당시 사업성을 내다본 투자였지 정치적 요인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국금융증권 역시 "펀드 투자 제의를 받고 내부 검토를 통한 합리적 투자를 진행했을 뿐"이라며 "단순 재무적 투자로 참여한 것으로, 의혹과 관련해 구체적인 사안을 답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IMS모빌리티 투자 의혹 외에도 김건희 특검에서 주요 관심대상으로 떠오르는 기업은 또 있다. 윤석열 정부 시절 수의계약 방식으로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를 단독 수주했던 현대건설은 정권 교체 이후 공사기간 부족을 이유로 사업포기를 선언했다. 당시 현대건설은 24개월의 공기 연장을 요구했으나 정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자 계약을 포기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해당 사업 수주 과정과 철수 결정 모두 정치적 고려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10조원이 넘는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진행하고, 정권이 바뀌자 철수한 흐름이 김건희 여사와의 연관성을 피하기 위한 '꼬리 자르기'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현대건설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공기 연장은 어디까지나 안정성 문제에 따라 요청한 사항"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안정성 문제가 발견돼 공기 연장을 요청했을 뿐, 공사비를 늘리기 위한 꼼수라는 것은 얼토당토 않은 얘기"라며 "현재 공기로는 사업 진행이 무리라고 판단해 철수했을 뿐 정치권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냉담하다. 정치권 인사와의 친분 관계, 정부 주요 프로젝트 수주 경위, 정권 교체와 맞물린 전략적 결정 등이 언론 보도를 통해 동시에 조명되면서 부정적 이미지가 확대되는 분위기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은 신뢰가 핵심 자산인데, 정치적 이슈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만으로도 글로벌 파트너십이나 신규 투자 유치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조사대상에 오른 기업의 한 관계자도 "굉장히 난감하고 곤혹스러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IMS모빌리티 투자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가 예고되고, 가덕도 신공항 사업 수주·철수 경위 관련 조사 요청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어, 기업들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배출권 유상할당 20% 상향...상의 "기업 비용부담 커질 것" 우려

환경부가 2026년~2030년까지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현행 10%에서 15%로 올리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에 대해 산업계가 비용부담

한은 "극한기후가 물가상승 야기…기후대응 없으면 상승률 2배"

폭우나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고 소비자물가에 단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1년 넘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기후변화

기후/환경

+

강릉에 '반가운 비'...폭우 쏟아졌지만 가뭄 해갈 역부족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단비'가 내렸다. 아직 가뭄이 해갈될 정도는 아니지만 간밤에 내린 비 덕분에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주말날씨] 전국 이틀간 '세찬 비'...강릉에도 '가뭄에 단비'

이번 주말에는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많은 비가 내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 비는 중국에서 형성된 비구름대가 우리나라로 진입하면서

"환경장관 약속 못믿어"...세종보 천막농성 철회 안한다

4대강 보 철거를 요구하며 금강 세종보에서 500일간 농성했던 환경단체들이 농성을 중단하기로 했다가 이를 철회했다.11일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직접

화석연료 기업들 내뿜는 탄소...치명적인 폭염을 낳았다

엑손모빌 등 석유 대기업들의 탄소배출량이 2000년 이후 전세계에서 발생했던 수십건의 폭염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강릉 식수원 고갈 일보직전 '비소식'...이틀간 20~60㎜ 내린다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으로 쓰이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1일 오전 8시 기준 11.8%까지 낮아진 가운데 토요일인 13일 동해안에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다.

1.5℃ 임계점 넘었나?...전세계 산호 84% 하얗게 변했다

전세계 바다의 산호초 84%가 해양폭염으로 백화 현상을 겪는 등 최근 해양생태계가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지난 2일 발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