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토의 북극' 옛말되나?...겨울에 물웅덩이 생기고 새싹 돋아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7-22 11:5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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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임에도 눈이 녹아 물웅덩이가 생기거나 녹색 땅이 드러난 북극해 스발바르 제도(사진=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캡처)

한겨울에 눈이 뒤덮여있어야 할 북극에서 물웅덩이가 생기고 눈이 녹은 땅위에서 새싹이 돋는 희귀한 광경이 연출되고 있다. 이에 학자들은 북극의 겨울철 온도가 녹는점에 도달했다고 분석했다.

영국 런던 퀸메리대 제임스 브래들리 교수 연구팀은 북극에서 겨울철 이상고온으로 눈이 녹고 초목이 싹을 틔우는 우려스러운 모습을 관측했다는 사실을 22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rue Communications)을 통해 발표했다.

올 2월 북극해 스발바르 제도의 현장조사에 나섰던 연구팀은 이례적인 고온으로 빙하 끝자락에 물웅덩이가 생기고 녹은 땅에 새싹이 자라는 모습을 관측했다. 브래들리 교수는 "한겨울 빙하 끝자락에 물 웅덩이를 발견하거나 녹색 툰드라 위에 서 있는 경험은 충격적이고 초현실적이었다"며 "땅을 뒤덮은 눈은 며칠 만에 녹았고, 준비해간 장비는 다른 기후시대의 유물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스발바르 제도는 북극해상에 위치한 노르웨이령 섬으로 거의 전역이 영구동토층이며, 육지의 약 60%가 빙하에 덮여있는 곳이다. 가장 추울 때인 2월 평균 기온은 영하 12℃로 항상 얼어있는 북극 겨울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북대서양 난류로 인해 온난화 영향으로 전세계 평균보다 6~7배 더 받고 있으며, 이로 인해 겨울 기온이 연평균 상승온도보다 거의 2배 상승하면서 기후위기 최전선에 놓여있다.

공동저자인 라우라 모라레스 몬카요 박사 과정 학생은 "현장조사의 목표는 막 내린 신선한 눈을 연구하는 것이었다"며 "강수량이 적기 때문에 눈을 수집할 기회가 적은데, 강수 대부분이 눈이 아닌 비로 내렸고, 내린 눈도 금새 녹아서 2주동안 겨우 한 번만 수집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전에는 혹한을 대비해 보온복과 두꺼운 장갑 등을 가져갔지만 이번에는 빙하 위에서 비를 맞으며 맨손으로 연구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번의 관측경험은 북극지역이 지구평균에 비해 훨씬 빠르게 기온이 상승하는 '북극 증폭' 예측을 뒷받침할 뿐만 아니라, 변화가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지 명확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또 녹는점을 넘어서는 북극의 물리적 환경, 지역생태계 역학, 북극에서 수행되는 과학적 연구방법론 모두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북극 겨울철 온난화는 미생물의 탄소 순환부터 북극 생물들의 생존까지 다양한 과정을 교란시키고, 이로 인해 영구동토층 해빙, 미생물에 의한 탄소 분해, 북극 전역의 온실가스 방출 가속, 온난화 진행의 악순환을 만들 수 있다.

연구팀은 "북극에서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계절인 겨울에 대한 데이터와 이해가 심각하게 부족하다며 겨울철 북극 모니터링에 대한 투자를 시급히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 많은 관측과 실험이 미래 영향을 예측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브래들리 교수는 "기후정책은 북극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겨울이 그 변화의 핵심에 있다는 현실을 따라잡아야 한다"며 향후 정책 결정은 사후 대응에서 예측 중심으로 전환하고 겨울을 위험이 집중되는 핵심 계절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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