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보 철거' 15년 숙원 이뤄지나...환경장관 "금강부터 재자연화"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7-24 16:58:59
  • -
  • +
  • 인쇄
▲4대강 재자연화 검토를 위해 금강의 보 현장을 살펴보는 김성환 장관(사진=연합뉴스)

'4대강 보'를 놓고 15년째 이어오던 논란이 종지부를 찍을 전망이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은 24일 금강 수계의 세종보와 백제보 그리고 금강 하굿둑 현장을 직접 살펴보고 "보 완전개방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금강부터 재자연화를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4대강 보'는 이명박 정부 시절에 설치됐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추진하려다 야당과 시민단체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4대강 정비사업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2009년에서 2012년까지 홍수와 가뭄에 대비할 목적으로 금강과 한강, 낙동강, 영산강에 22조원을 들여 16개의 보와 영주댐, 보현산댐을 설치했다. 

그러나 설치된 보는 홍수를 방지하기는커녕 오히려 유속을 느리게 만들어 녹조현상을 일으켰다. 녹조로 인해 수질오염이 발생하고 생태계는 파괴됐다. 보가 설치된 낙동강 유역은 폭염이 이어지는 여름만 되면 심각한 수준의 녹조가 발생해 '녹조 라떼'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이 때문에 환경단체들은 당국을 향해 끊임없이 '보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감사원은 '4대강 사업이 목적과 달리 홍수 피해를 막는 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에도 4대강 보에 대해서 똑같은 평가가 나왔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는 금강과 영산강, 낙동강 등에서 11개 보를 개방했다. 이후 물흐름이 개선돼 녹조가 95% 이상 감소했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4대강 보'를 둘러싼 논쟁은 재점화됐다. 윤석열 정부가 금강과 영산강 처리방안을 뒤집으면서 세종보를 닫겠다고 밝혔던 것이다. 그러자 환경단체들은 2018년 1월부터 완전개방된 세종보가 다시 닫히지 못하도록 '세종보 재가동 반대' 농성을 451일째 하고 있다.

김성환 장관은 이날 세종시 한두리대교 아래 농성장을 찾아 "세종보는 완전개방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앞으로 시민사회와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합리적인 처리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어 "세종보와 공주보가 완전개방된 금강은 재자연화를 위한 좋은 여건을 갖췄다"며 "4대강 재자연화가 실질적으로 이행되도록 금강에서 이룬 성과를 확산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김성환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이재명 대통령이 '4대강 보 개방' 공약의 연장선상으로 읽힌다. 환경부 장관으로서 대통령 공약을 수행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보 개방으로 상당부분 자연화가 되어있는 금강을 둘러본 것이 아닌가 한다. 이에 '세종보 재가동 반대' 농성을 하고 있는 대전충남녹색연합 임도훈 팀장은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김성환 장관의 세종보 완전 개방 유지 방침을 환영한다"면서 "이재명 정부가 공약으로 내세웠던 재자연화 정책 추진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어서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약이 제대로 이행될까 하는 의구심을 여전히 거두지 못하고 있다.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세종보, 죽산보, 공주보를 해체하고 백제보와 승촌보를 상시개방하기로 결정해놓고 보 해체 사전조사와 논의가 지지부진해지면서 결국 실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에 결정한대로 신속하게 보를 해체했다면 윤석열 정부에서 이를 뒤집지 못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임도훈 팀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도 같은 공약을 추진했지만 실질적인 이행이 잘 되지 않았다"라며 아쉬워했다. 이어 그는 "이제 정부는 의지가 아닌 행동을 보여줄 때"라며 "재자연화 방안을 제시하고 시기를 확정하는 등 구체적인 시행이 이뤄지기 전까지 농성을 이어나갈 계획"이라는 의지를 천명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한국노총·민주당·쿠팡 '한자리'..."택배산업 발전 위해 소통" 다짐

택배산업 발전을 통해 노사가 윈윈하기 위해 노사정이 머리를 맞댔다.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과 김사성 한국노총 택배산업본부 위원장,

'참붕어빵' 제품에서 곰팡이...오리온 "전량 회수조치"

오리온 '참붕어빵' 제품 일부에서 곰팡이가 검출돼 전량 회수 조치가 내려졌다.오리온은 참붕어빵 제품 일부에서 곰팡이 발생 사례가 확인돼 시중에

F1 '넷제로' 향한 질주 5년만에 탄소배출량 26% 줄였다

영화 'F1 더 무비' 개봉과 함께 서킷 위 스피드에 열광하는 팬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포뮬러1(F1)은 탄소중립을 향한 질주도 이어가고 있다. F1은 2019년 '20

수자원공사, 재난구호용 식수페트병 '100% 재생원료'로 전환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재난구호용으로 지급하는 식수페트병을 100% 재생원료로 만든 소재를 사용한다고 23일 밝혔다. 수자원공사가 제공하는 이 생

친환경 사면 포인트 적립...현대이지웰 '그린카드' 온라인으로 확대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의 토탈복지솔루션기업 현대이지웰이 녹색소비생활을 촉진하기 위해 친환경 구매시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그린카드 적립서비스

SK AX, ASEIC과 51개국 제조업 탄소중립 전환 나서

SK AX가 'ASEIC'과 손잡고 국내외 51개국 중소·중견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공급망 탄소관리, 기후공시 등 탄소중립 전환을 돕는다. SK AX은 ASEIC(아셈중

기후/환경

+

'양산' 쓰는 남자가 늘고 있다..."사막같은 햇빛 그늘막으로 제격"

여자들만 주로 사용하던 '양산'이 38℃를 넘나드는 폭염에 남자들도 여름 필수템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패션 플랫폼 무신사

AI로 탄소포집하는 콘크리트 찾아냈다

수백 년간 공기 중 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콘크리트 소재를 인공지능(AI)를 활용해 찾아냈다.23일(현지시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비터비공과대

불볕더위 '아차'하면 온열질환에 쓰러져...폭염 안전수칙은?

전국 곳곳에 폭염경보 혹은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온열질환을 예방하려면 폭염 안전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폭염주의보는 최고 체감온도 33

EU·중국 '기후리더십' 주도권 노리나?…'기후협력' 공동성명 채택

미국과 대척점에 서있는 중국과 유럽연합(EU)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녹색기술을 공동보급하기로 하는 등 협력관계를 더욱 밀착시키고 있다.24일(

산불 1년만에 한달 두차례 홍수...美 뉴멕시코주 마을의 수난

미국 뉴멕시코주 루이도소 마을이 또 물에 잠겼다. 이달에만 벌써 두번째 홍수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후 루이도소 일

폭염에 차량 방치하면 실내온도 90℃까지...화재·폭발 막으려면?

차량이 직사광선에 노출되면 실내온도가 90℃까지 치솟으면서 화재나 폭발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폭염시 차량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25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