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 배출량 전망 모두 빗나갔다...엉터리 통계로 NDC 수립한 尹정부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7-30 11:03:35
  • -
  • +
  • 인쇄

윤석열 정부 시절에 산업 부문 탄소배출량 감축목표를 기존 14.5%에서 11.4%로 낮추는 근거로 삼았던 당시 산업연구원의 2024년 배출 전망이 완전히 빗나갔다. 엉터리 전망을 근거로 국가온실가스감축계획이 수립되는 실수가 되풀이되면 안된다는 지적이다.

30일 기후환경단체 플랜 1.5는 윤석열 정부 탄소중립기본계획의 근거가 됐던 산업연구원 보고서의 배출량 전망을 실제 통계인 '배출권거래제 업종별 배출량(2022~2024)'과 비교해보니, 산업연구원의 '산업 부분 4.5% 배출량 증가' 전망은 완전히 빗나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당시 정부는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서 산업 부문 감축 목표를 기존 14.5%에서 11.4%로 낮췄다. 감축 목표를 늘려도 시원찮은 판에 이를 더 낮춰서 환경시민단체들은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정부가 산업 부문 배출량 감축 목표를 낮춘 이유는 산업연구원이 보고서를 통해 "국내 산업의 성장 추이가 지속된다는 전제 하에 2030년 산업 부문 배출량을 약 2억8600만톤으로 전망하면서 현실가능성, 감축 기술의 적용 가능성을 고려할 때 최종 목표 배출량은 2억3700만톤"으로 추정했다. 

이에 플랜1.5가 국회 이용우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6대 다배출 업종(철강·석유화학·시멘트·정유·반도체·디스플레이)의 2022~2024년 배출량 통계와 당시 산업연구원의 해당기간 배출량 전망을 비교해보니 '산업 부문이 아무리 감축해도 배출량이 4.5% 증가할 것'이라는 산업연구원의 전망과 달리 실제 배출량은 오히려 2.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차이는 시멘트,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종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산업연구원은 해당 업종에 대해 각각 2.7%, 5.3%, 24.4% 배출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실제 배출량은 각각 10.5%, 6.8%, 3.8% 감축됐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철강 업종에 대해 산업연구원은 "2023년 이후 조강 수요 회복으로 완만히 성장할 것"이라고 근거도 없는 전망을 제시했다. 당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철강 업종이 지속된 공급과잉으로 생산설비 가동률이 70%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같은 전망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시멘트 업종에 대해서도 "국내 수요는 감소하지만 수출이 늘어 2030년까지 생산량이 4.7%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2019년 수출 비중이 25%였던 시멘트는 2023년 5%로 추락했다. 정유업종도 국제에너지기구(IEA) 등이 2030년 석유 수요가 2019년 대비 25%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음에도 이를 반영하지 않고 멋대로 2%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디스플레이는 생산공정에서 배출되는 불소계 가스를 최대 99% 줄일 수 있는 기술이 상용화됐음에도 산업연구원은 이같은 내용을 전망치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디스플레이 분야 2024년 배출량이 2022년 대비 23.4% 증가할 것이라는 엉터리 전망을 내놨던 것이다. 그러나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기술을 이용해 불소계 가스를 97.4% 감축했고, 2024년 디스플레이 분야 탄소배출량은 2022년보다 3.8% 줄었다.

플랜1.5 권경락 정책활동가는 "산업연구원의 엉터리 전망은 대참사 수준"이라며 "배출권거래제 총량이 탄소중립기본계획과 연동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다배출 기업들에 대한 배출 면죄부를 주고 산업 전환을 후퇴시키는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2035년 감축목표 설정을 담당하고 있는 환경부 산하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반복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LG화학도 사업재편안 제출...석화업계 구조조정 밑그림 완성

LG화학이 정부가 정한 구조조정 제출시한을 열흘가량 남겨놓고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했다. 이날 여천NCC와 롯데케미칼도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한 것

KCC글라스, KCGS ESG 평가서 3년 연속 '통합A'

KCC글라스가 한국ESG기준원(이하 KCGS)이 발표한 '2025년 KCGS ESG 평가 및 등급'에서 3년 연속으로 통합A 등급을 받았다고 19일 밝혔다.국내 대표 ESG 평가기관

HL만도 "2035년까지 온실가스 63% 감축"…글로벌 이니셔티브 공식 승인

HL그룹 자동차 부문 계열사 HL만도는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2035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공식 승인받았다고 19일 밝혔다. SBTi

HLB에너지, 자원순환시설 '그린에너지파크' 준공

HLB생명과학의 자회사 HLB에너지가 부산광역시 사하구에서 친환경 자원순환시설 '그린에너지파크'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19일 밝혔다. 18일 열린 준공식

경기도 자원순환마을, 올해 폐기물 30.6톤 재활용

경기도는 올해 '자원순환마을' 18개를 운영해 폐기물 30.6톤을 재활용했다고 19일 밝혔다.자원순환마을은 주민 공동체의 주도로 마을 내 생활쓰레기 문

올해만 몇 번째야?...포스코이앤씨 또 사망사고에 ESG경영 '무색'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신안산선 복선전철 공사현장에서 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19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20분께 서울 여

기후/환경

+

"매일 사용하는데"…드라이기·에어프라이어 나노미세먼지 '뿜뿜'

드라이어, 토스트기, 에어프라이어 등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가정용 가전제품에서 다량의 나노미세먼지(UFP)가 배출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충격을

쓰레기산으로 변하는 히말라야...네팔 '등반객 제한' 초강수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을 비롯한 히말라야 산맥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네팔은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등반객 수를 제한하는 초

올해 AI가 내뿜은 온실가스 8000만톤..."뉴욕시 배출량과 맞먹어"

올해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뉴욕시 전체 배출량과 맞먹는다는 주장이 나왔다.18일(현지시간) 데이터 분석업체 '디지코노미

27년간 청둥오리 20만마리 사라져...가마우지는 늘었다

국내 청둥오리가 27년에 걸쳐 20만마리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민물가마우지는 200여마리에서 무려 3만마리에 가깝게 폭증했다.국립생물자원관

무역센터에 '수열에너지' 도입...에어컨 7000대 대체효과

한국무역센터에 국내 최대 규모의 수열에너지가 도입된다.한국무역센터에 도입되는 수열에너지는 단일건물 기준 최대 규모인 7000RT(냉동톤)에 달한다.

[주말날씨] 토요일 또 '비소식'...비 그치면 기온 '뚝'

이번 주말에 또 비소식이다.일본 남쪽 해상에 자리한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온난한 남풍이 유입되면서 경남권부터 비가 내리겠다. 이 지역에서 19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