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에 역대 최대 수출액을 기록했지만 미국 관세 영향으로 대미 수출액은 12% 감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25년 8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8월 수출액은 584억달러(약 81조3000억원)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1.3% 증가했다. 역대 8월 수출실적 가운데 최대이며, 올 6월부터 3개월 연속 월별 최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15대 주력 수출품목 가운데 12대 품목의 수출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와 자동차, 선박 수출이 워낙 늘어나면서 이같은 호조세를 이뤘다. 반도체 수출액은 151억달러로 지난해 8월보다 27.1% 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메모리 가격이 상승세를 탄 데다, 서버용 수요가 늘어난데 따른 결과다.
자동차 수출액은 55억달러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순수 전기차(EV)·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가 호조를 보였다. 특히 전기차 수출액은 8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8.5%나 늘었고, 하이브리드는 13억5000만달러를 기록하며 13.3% 상승폭을 보였다. 미국은 관세 여파로 수출이 줄었지만 유럽연합(EU) 수출이 늘어난 덕분이다. 반면 내연기관차 수출액은 33억달러로 수출에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만 전년 동기비 1.6% 줄었다.
선박 수출액은 2022~23년에 높은 선가로 수주한 선박의 인도가 이어지면서 전년 동기비 11.8% 증가한 31억4000만달러를 기록해 6개월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다. 주력 품목 외에도 농수산식품, 화장품, 전자기기 등이 역대 8월 최고실적을 기록하면서 수출 증가세에 힘을 보탰다.
8월에 역대 최대 수출실적을 기록했지만 미국 수출액은 87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비 12%나 줄었다. 자동차와 철강 등 주요 수출품에 대한 미국 관세가 본격 발효되면서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8월 1일부터 미국으로 수출된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 25% 품목관세가 부과됐다. 이 여파로 자동차 대미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3.5% 감소한 15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똑같이 25% 관세가 부과된 자동차부품의 대미 수출액도 전년동기비 14.4% 감소한 4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철강 수출액 역시 전년 동기비 2.9% 줄어든 1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EU 수출액도 지난해 8월에 비해 9.2% 감소한 58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 수출은 늘었지만 철강과 일반기계 수출이 부진했던 탓이다.
반면 8월 아세안 수출액은 108억9000만달러로 11.9% 늘면서 미국과 EU 수출감소를 상쇄시켰다. 반도체가 27억달러로 47% 급증했고, 선박은 6억5000만달러로 360% 증가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미 관세정책 등 무역·통상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도 우리 수출은 8월 중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했다"면서도 "대미 수출량 감소 등 대책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 정부는 수출기업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정책 수요자가 신뢰하고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단기 경영지원 및 내수 창출을 통한 부담 경감, 수출 모멘텀 유지를 위한 시장 다변화 지원, 주력·유망 업종의 근원적 경쟁력 강화 등 지원대책을 9월 초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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