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9-10 15:54:28
  • -
  • +
  • 인쇄
▲김성환 환경부 장관(사진=환경부)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진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탈원전 기조를 되살리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김 장관은 지난 9일 서울 한강홍수통제소에서 기자간담회에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반영된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 건설'과 관련해 "11차 전기본은 현정부 계획이기에 존중돼야 한다"면서도 "기존 원전은 안전을 담보로 수명을 연장해 쓰더라도 원전을 새로 지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국민의 공론을 듣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 원전에 대한) 의견은 최종적으로 12차 전기본에 담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11차 전기본이 수립되는데 1년 8개월이 걸렸고 국회 보고도 거쳤으나 정권이 교체되면서 확정 약 7개월 만에 핵심 내용이 재논의 될 전망이다.

김 장관이 발언한 '공론화'가 신규 원전을 짓는 지역 선정, 의견 수렴 등 절차 상의 조율을 뜻하는 것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으로도 해석할 수 있어 원전을 둘러싼 공방이 다시 치열해질 수 있겠다.

다만 김 장관은 '기후에너지부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탈원전' 기조를 살린다는 우려가 있다'는 기자 질문에 "한국은 원전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켰고 노하우를 터득했다"며 "재생에너지 비중이 낮은 상황에서 우리가 가진 원전을 적절히 섞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원전을 기저 전원으로 재생에너지 규모를 빠르게 늘리며 동력원 전환을 꾀해야 한다"며 "기후에너지부 장관을 탈원전으로 바라보지 않길 바란다"고 탈원전 의혹에 대해 선을 그었다.

또 김 장관은 11차 전기본에 포함된 재생에너지 비중과 석탄화력발전 폐쇄 연도 등을 조정할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2035NDC)를 수립하면서 수정해 12차 전기본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발전사가 돈을 내고 사야 하는 온실가스 배출권 비율을 높이면 전기요금도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는 것으로 약간의 전기요금 인상 압력이 생기겠지만 잘 수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신규 댐 건설 관련해서 "불필요한 댐 계획은 추진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환경부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물그릇'을 늘리기 위해 기후대응댐 후보지 14곳을 발표한 바 있다. 현재는 지역 주민 동의와 실현성 검토 등을 통해 총 10곳이 후보지로 등록돼있다. 김 장관은 "댐 신설이 불필요한 지역을 파악하고 충분한 설명을 거쳐 추진을 중단할 것"이라며 "현재 계획의 절반 정도는 추진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 주요 공약인 4대강 재자연화와 관련해서는 "4대강의 각 보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우선 개방할 수 있는 곳은 개방하고, 없어도 되겠다 판단되면 보를 철거할 수도 있겠다"며 "강별 유역 협의체와 그 협의체들이 참여하는 중앙 협의체를 복원할 예정으로 주민과 전문가 공론을 듣고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환경부 영역을 확장한 기후에너지환경부를 두고 나오는 우려에 대해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기후에너지부는 규제 성격인 환경부 안에 진흥 성격인 산업부 에너지 부문을 넣으면서 상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는데, 이에 대해 김 장관은 "환경부와 에너지 산업부를 규제와 진흥의 이분법 구조로 볼 일이 아니다"라며 "기후에너지부와 산업부 두 부처는 NDC를 매년 점검하고 조정하는 등 형제처럼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장관은 2040년까지 석탄화력발전 폐지 공약 실현을 위해 5개 발전 공기업 구조조정 방식이 조속히 결정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 한국전력 자회사들을 묶고, 줄이고, 해상풍력 등 다른 재생에너지 사업을 맡을 수 있도록 전환하는 등 '정의로운 전환'을 포함한 로드맵을 마련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 시점을 다음 달 1일로 예상된다. 부처 약칭에 대해 김 장관은 "여러 의견을 들어서 결정할 것"이라면서 "기후부로 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다"고 전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CJ제일제당, 유럽 인조잔디에 '생분해 플라스틱' 공급

CJ제일제당이 유럽서 생산되는 인조잔디 충전재에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를 공급한다.CJ제일제당은 스웨덴 바이오소재 컴파운딩 기업 'BIQ머티리얼

남양유업, 포장재 전환 '속도'…42종 ‘지속가능성 A등급’ 달성

남양유업이 주요 제품 포장재 42종에 대해 '지속가능성 A등급' 인증을 받았다.남양유업은 사단법인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으로부터 대표 제품

"한달짜리 계약에 CCTV로 감시까지"...런베뮤 산재 '63건'

직원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이 오픈 이래 63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근로계약을 매달 작성하고, CCT

현대백화점그룹, 48명 임원인사..."변화보다 안정성에 방점"

현대백화점그룹이 30일 사장 1명, 부사장 2명을 포함해 승진 27명, 전보 21명 등 총 48명에 대한 정기 임원 인사를 2026년 1월 1일부로 단행했다. 인사 폭은

SK AX, 김완종 CCO 사장으로 승진..."AX 이끌 적임자"

SK㈜ AX는 김완종 최고고객책임자(CCO)를 신임 사장으로 승진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국내 산업 전반에서 AX(AI Transformation) 확산이 본격화되고 기업들의

SKT 사령탑 교체...신임 CEO에 정재헌 사장 선임

SK텔레콤은 정재헌 대외협력 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고 30일 발표했다.정재헌 신임CEO는 법조인 출신으로 2020년 법무그룹장으로 SKT에 합류했다. 2021

기후/환경

+

폭염에도 실내온도 6℃ '뚝'…호주에서 옥상용 냉각코팅제 개발

폭염에 실내온도를 낮을 수 있는 옥상 코팅기술이 새로 개발됐다.호주 시드니대학교 연구진은 폭염시 실내온도를 최대 6℃까지 낮출 수 있는 옥상용

[주말날씨] 단풍 보러갈 수 있을까...'가을비' 내린 후 쌀쌀

11월 첫 주말은 단풍이 물들며 완연한 가을날씨지만, 곳곳에 비가 내린 후 다시 초겨울 날씨가 오겠다.1일은 전국이 오전까지 대체로 흐리다가 오후부

“기후위기 시대, 아이 낳기 두렵다”…출산 기피하는 美 Z세대

기후위기에 대한 불안이 미국 젊은 세대의 출산 결정까지 흔들고 있다.피유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미시간대 사회연구소와 공동으로 실시한 조

1분마다 1명씩 열사병으로 사망...온난화로 年54.6만명 목숨잃어

지구온난화로 전세계 인구 가운데 1분에 1명씩 열사병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난화에 따른 영향으로 90년대에 비해 23% 증가한 54만6000명의 전

섬나라 쑥대밭 만든 허리케인 '멀리사'...4일만에 괴물로 변한 이유

카리브해 섬나라들을 쑥대밭으로 만든 허리케인 '멀리사'(Melisa)가 짧은 시간에 역대급 초강력 폭풍우로 발달한 것은 '해양온난화'가 원인으로 꼽혔다.

현대차 울산 수소연료전지 공장 기공식…기후장관 "모빌리티 탈탄소화 지원"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내에서 수소연료전지 공장이 들어선다.현대자동차는 울산 북구에 위치한 울산공장 내 수소연료전지 공장부지에서 '수소연료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