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조용한 살인자'...유럽과 호주, 온열질환 사망자 급증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9-18 08:50:02
  • -
  • +
  • 인쇄

북반구와 남반구 할 것 없이 기후변화로 뜨거워진 폭염에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다. 올여름 유럽에서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사람 3분의 2는 지구온난화가 원인인 것으로 지목됐고, 호주에서도 4년에 걸쳐 사망한 온열질환자가 1000명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임페리얼 칼리지런던 연구팀은 지난 6~8월 유럽서 사망한 온열질환자 2만4400명 가운데 1만6500명은 인간이 일으킨 지구온난화가 아니었으면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망자 3명 중 2명 꼴이다.

연구팀은 유럽 인구의 약 3분의 1이 거주하는 도시 854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도시 기온이 평균 2.2°C 상승하면서 사망자 수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기온과 사망률 간 관계를 지도화하고, 기후변화가 없는 가상의 세계와 비교해 기온상승이 사망자의 68%에 영향을 미쳤다는 결론을 내렸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계층은 노인이다. 사망자의 85%가 65세 이상, 41%가 85세 이상이었다.

연구 공동저자인 프리데리케 오토 임페리얼 칼리지런던의 기후학자는 "지난 수십 년간 화석연료를 계속 태우지 않았다면 약 2만4400명의 유럽 사람 대부분이 이번 여름에 살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공동저자인 게리팔로스 콘스탄티누디스 임페리얼 칼리지런던의 역학자는 폭염의 위험성이 여전히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온열질환 사망의 대다수는 가정과 병원에서 발생하며, 폭염은 지병을 앓는 사람들에게 치명적이지만, 정작 사망 원인으로 다뤄지는 일은 거의 없다"며 "폭우나 허리케인에 비해 폭염은 너무 가볍게 취급된다"고 짚었다.

남반구 지역도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같은 날 호주 모나쉬대학 연구팀은 2016년~2019년까지 호주에서 폭염으로 1009명이 사망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매년 호주 주민 10만명당 평균 1.08명꼴로 사망한 셈이다.

폭염 사망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퀸즐랜드주와 뉴사우스웨일스주(NSW)로 나타났다. 퀸즐랜드주의 사망자는 매년 주민 10만명당 1.42명으로 가장 높았고, NSW가 1.38명, 노던 테리토리주가 1.17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또 노인 거주비율과 성별 불균형이 높을수록, 소득·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사망률이 더 높았다. 농촌과 오지 지역도 사망률이 더 높게 나왔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최근 호주서 발표된 국가 기후위험 평가에 따르면 폭염이 기후위험 가운데서도 가장 많은 사망자를 초래한다. 보고서는 기온이 2°C 상승할 경우 매년 온열질환 사망자가 시드니에서 190%, 멜버른에서 126%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온이 3°C 오르면 그 수치는 시드니에서 444%, 멜버른에서 259%까지 치솟는다.

연구팀은 폭염은 주로 심혈관 및 호흡기에 피해를 미친다고 설명했다. 연구의 수석저자인 유밍 궈(Yuming Guo) 교수는 "폭염은 더 늘어나고, 강해지고, 앞당겨질 것"이라며 "이에 적응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보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 '환경·사회' 지표 투자전략 반영했더니 지수 수익률 상회"

투자전략에 ESG 세부지표를 반영하면 시장대비 높은 장기수익률과 안정적인 위험관리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ESG 평가 및 투자자문기관 서

'몸짱 소방관' 2026년 달력 만든다...'우리동네GS'에서 사전예약

오는 11월 9일 소방의 날을 맞아 2026년도 '몸짱 소방관 달력'이 나온다.몸짱 소방관 달력의 정식명칭은 '소방관 희망나눔달력'으로, 서울시 소방재난본

SK이노, 에이트린 재생플라스틱 우산에 전과정평가(LCA) 무상 지원

SK이노베이션이 소셜벤처 '에이트린'의 재생플라스틱 우산에 대한 전과정평가(LCA)를 무상 지원한다.SK이노베이션은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

KT도 '유심' 무상교체 시행...김영섭 대표는 연임포기

KT는 최근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 및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다시한번 사과하고, 고객의 보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5일부터 교체를 희망하는 전 고

노동부 칼 빼들었다...'런베뮤' 지점과 계열사도 근로감독

고용노동부가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모든 지점과 운영사인 엘비엠의 계열사까지 근로감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런던베이글

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나란히 승진'...경영승계 '속도낸다'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면서 3세 경영승계 작업을 가속화했다.4일 SPC그룹은 이같은 인사단행

기후/환경

+

아마존 '지구허파' 옛말?...14만건 산불로 '탄소배출원'으로 전락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이 지난해 산림벌채보다 산불로 인해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유럽연합(EU) 공동연구

韓선박 무더기 운항제한 직면하나?..."탄소감축 못하면 국제규제"

한국 해운업계가 탄소배출을 줄이지 못해 일부 선박이 운항제한이나 벌금을 맞을 위기에 직면했다.기후솔루션은 5일 전세계 100대 해운사의 온실가스

화석연료 못버리는 국가들..."파리협약 1.5℃ 목표달성 불가능"

전세계가 지구온난화를 1.5℃ 이내로 억제하기로 합의한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5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

[뷰펠] 에너지 저장하는 '모래 배터리' 개발...베트남 스타트업의 도전

뉴스트리가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 '뷰티풀펠로우'에 선정된 기업을 차례로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뷰티풀펠로우는 지속가능하고 혁신적인

[단독] 정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률 '61%안'으로 가닥

2035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가 '61%안'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4일 정부 안팎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5

국제기후기금 97%는 기술에 '몰빵'...사회적 지원은 '찔끔'

국제적으로 조성된 기후기금의 97%는 기술투자에 투입됐고, 사람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3일(현지시간) 영국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