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을 맞아 다양한 선물세트가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대를 장식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도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는 선물세트들도 눈에 띄었다.
1일 본지가 추석을 앞두고 백화점과 대형마트 설 선물코너를 둘러본 결과, 스티로폼과 플라스틱 포장재들이 다시 슬그머니 사용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종이 포장재 비율이 약 절반에 달했지만 택배로 배송가능한 상품은 여전히 품질 보존을 이유로 플라스틱 포장재를 사용했다.
서울 강남의 롯데백화점 식품매장에 들어서자, 종이포장재에 싸인 과일세트가 가장 먼저 반겼다. 그러나 눈을 돌리자, 바로 옆에 진열된 과일세트는 플라스틱에 스티로폼 완충제로 둘둘 싸여있었다. 육류는 종이상자 안에 비닐포장을 한 형태로, 플라스틱을 최소한으로 쓰는 모습이었지만 외부업체에서 납품받은 한과류 등 제품은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있었다.
매장 관계자는 "종이 포장재는 구입 후 고객이 직접 가져가는 제품에 사용했다"며 "배송가능한 제품군은 플라스틱 포장이 돼있다"고 말했다. 과일 품질을 배송 과정에서 충격 등으로부터 보호하려면 플라스틱 포장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현대백화점 식품관 매장에서도 상자 형태의 과일 선물세트에 스티로폼 완충제를 사용하고 있었다. 바구니 형태의 선물세트에서도 망고 등 무른 재질의 과일에는 스티로폼 완충제가 빠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해당 상품은 현대백화점에 단순 입점한 다른 청과 브랜드에서 진열한 별개의 제품"이라며 "현대백화점에서 직접 운영하는 과일 선물세트는 모두 종이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백화점·마트 운영사가 자사 브랜드뿐만 아니라 타사 브랜드들의 포장재까지 관리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당초 현대백화점은 올 추석부터 모든 과일세트 포장지를 100% 종이로 전환한다고 홍보한 바 있다.

이마트에 진열된 과일 선물세트에는 스티로폼 완충제가 버젓이 들어있었다. 심지어 일부 제품은 바닥재가 통째로 플라스틱이고, 어떤 제품은 종이 완충제와 스티로폼을 섞으면서 종이 완충제의 의미가 퇴색됐다. 곶감, 포도 등 무른 과일 종류는 역시나 플라스틱과 비닐로 이중 포장돼 있었다.
육류는 겉덮개만 종이일뿐, 받침은 플라스틱에 비닐로 이중포장된 모습이었다. 버섯, 참치 등 그외 제품은 대부분 종이재질이나, 약간의 비닐은 빠지지 않았다. 종이 포장이 다 된 제품이 비닐에 한겹 싸여있는 경우도 있었다. 이에 대해 매장 관계자는 "상품 수령시에는 플라스틱 포장지가 제공되지 않는다"며 "요즘은 다 종이재질로 포장한다"고 말했다.
선물세트, 특히 신선식품으로 이뤄진 선물세트는 포장재를 바꾸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포장재 전환에 있어 신선도와 상품 훼손 문제까지 모두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포장재 연구·개발이 쉽지 않다"면서도 "그럼에도 포장재를 친환경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방향성 자체는 뚜렷하다"고 강조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지난 8월 4일 농산물 포장에 처음으로 친환경 규정을 도입했다. 포장재 설계와 제작 단계부터 과도한 포장을 지양하고, 환경오염 방지와 자원 순환을 의무적으로 고려하도록 권고한 것이다. 규정 개선이 실질적인 포장재 전환으로 이어지는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한편 한국환경공단은 서울시, 충북도 등 지자체와 함께 추석선물세트 과대포장 합동점검을 시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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