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화철을 이용해 독성 황화물을 제거하는 미생물이 발견됐다.
오스트리아 비엔나대학교의 미생물학자 마크 무스만(Marc Mussmann)과 알렉산더 로이(Alexander Loy) 교수가 이끄는 국제연구진은 산화철을 이용해 독성 황화물을 제거하는 미생물을 발견했다고 지난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팀은 이 새로운 박테리아를 '미소(MISO:Microbial Iron–Sulfur Oxidation)'라고 명명했다.
해양퇴적물, 습지, 지하 대수층처럼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 특정 미생물은 악취가 나고 독성이 강한 기체인 황화수소를 생성한다. 이 황화물과 산화철(III) 광물(녹) 사이의 상호작용은 황화물 농도를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이 과정이 원소 황과 저산소 해변 모래의 어두운 색을 유발하는 검은색 광물인 일황화철(FeS)을 생성하는 화학반응을 통해서만 일어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연구진이 발견한 MISO 미생물은 녹을 통해 황화수소와 같은 유독가스를 산화시켜 제거함으로써 수생 생태계에서 산소가 고갈된 '데드존'이 확대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황화물과 철의 상호작용이 단순히 화학반응으로만 여겼는데, 미생물을 통한 생물학적 과정이라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진 것이다. 인간이 산소에 의존해 음식을 소화하는 등 대사를 진행하는 것처럼 미생물도 황과 철을 이용해 호흡하고 대사를 진행하는 것이다.
알렉산더 로이 교수는 "이 반응은 단순한 화학 현상이 아니라 미생물이 생존을 위해 활용하는 생물학적 호흡 과정임을 보여준다"며 "이 미생물은 독성 황화물을 제거하는 동시에 수생 생태계의 '데드존(Dead Zone)' 확장을 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데드존이란 바다 속에서 산소 농도가 희박해 생물이 살기 힘든 환경의 공간을 뜻한다. 공동 연구자인 마크 무스만 교수는 "MISO 박테리아는 식물처럼 이산화탄소를 고정하며 성장하기 때문에, 온실가스 조절과 생태계 복원에도 기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지구의 탄소·질소·황·철 등 주요 원소는 산화·환원 반응을 통해 이동하며, 이러한 순환은 기후와 온실가스 농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MISO는 이 가운데 황산염을 직접 생성해 기존 황 순환의 중간 단계를 생략함으로써, 지구의 생지화학적 순환 과정에서 새로운 연결 고리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실험실 실험을 통해 MISO 반응이 단순 화학 반응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미생물이 자연 환경에서 철과 황의 변환을 주도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주저자인 송칸 첸(Song-Can Chen) 박사는 "다양한 박테리아와 고균이 MISO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며, 해양·지하수·습지 등 여러 환경에서 발견된다"고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해양 퇴적물에서 MISO의 활동은 전 세계 황화물 산화의 최대 7%를 차지할 수 있다. 이 과정은 강과 빙하에서 바다로 유입되는 반응성 철의 흐름에 의해 촉진되며, 황·철·탄소 순환을 아우르는 새로운 생물학적 메커니즘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9월 10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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