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알보다 작다...뇌에 심는 초소형 무선 임플란트 개발

유석주 기자 / 기사승인 : 2025-11-27 10:4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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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우 카이스트 교수(좌)와 알로이샤 모나 코넬대 교수(사진=카이스트)

뇌에 심을 수 있는 초소형 임플란트가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겸직교수 및 난양공대(NTU) 전자과 이선우 교수연구팀과 미국 코넬대 알로이샤 모나(Alyosha Molnar) 교수팀은 초소형 무선 뉴럴 임플란트 '모우트(MOTE:Micro-Scale Opto-Electronic Tetherless Electrode)'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모우트의 크기는 소금 결정보다 작은 100마이크로미터(㎛) 이하다. 연구팀은 이 임플란트를 실험용 생쥐의 뇌에 이식해 1년간 안정적으로 뇌파를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뇌 속에는 보이지 않는 미세한 전기신호들이 끊임없이 오가며 인간의 기억, 판단, 감정 등 다양한 정신활동을 수행한다. 이 신호를 인체 외부에서 측정하는 기술은 뇌 연구나 치매나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질환 치료의 핵심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기존 임플란트는 두꺼운 유선 구조여서 뇌 속에서 염증을 유발하고 시간이 지나면 신호 품질이 떨어져 장기 사용에 제약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반도체 공정(CMOS)을 기반으로 초소형 회로를 제작하고, 자체 개발한 초미세 마이크로 LED를 결합했다. 또 뇌속에서 오래 버틸 수 있도록 특수 표면코팅을 적용했다. 이렇게 개발된 모우트는 크기가 100㎛ 이하 수준이며, 부피는 1나노미터(㎚) 이하로 머리카락보다 얇고 소금 알갱이보다 작다. 현재까지 전세계에 보고된 무선뉴럴 임플란트 가운데 가장 작다.

모우트의 또다른 특징은 배터리가 필요없는 무선이라는 점이다. 모우트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빛을 받아 전력을 생성하고 뇌파를 감지한 뒤 그 정보를 펄스 위치 변조(PPM) 방식으로 빛 신호에 실어 다시 외부로 전송하는 구조다. 이는 에너지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발열 위험을 최소화해 배터리 교체가 필요없어 장기간 사용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초소형 모우트를 생쥐 뇌에 이식해 1년간 장기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장기간 정상적으로 뇌파를 측정했고 임플란트 주변에서 염증 반응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으며, 장치 성능 저하도 관찰되지 않았다.이는 초소형 무선 임플란트가 생체 내부에서 장기적으로 정상 기능을 유지할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 최초의 사례로 평가된다.

이선우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뉴럴 임플란트는 단순한 경량화를 넘어, 기존에 가능할 거라 예상만 했던 무선 초소형 임플란트를 실제로 구현한 데 가장 큰 의의가 있다"며 "이를 통해 무선 뉴럴 임플란트 개발과 사용의 과정에서 제기돼온 알려진 문제(known unknowns)뿐 아니라, 실제 개발 과정에서 새롭게 드러나는 미지의 문제(unknown unknowns)까지 해결할 수 있는 기술적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뇌과학 연구뿐 아니라 신경계 질환 모니터링, 장기 기록 기반의 치료 기술 개발까지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 11월 3일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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