껌은 '미세플라스틱 폭탄'...플라스틱 성분인데 규제 사각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12-03 12:3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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껌이 플라스틱 성분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때문에 껌을 씹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양의 미세·나노플라스틱을 섭취하는 것이다. 식품 가운데 유일하게 플라스틱 성분 함유가 허용돼 있는 유일한 껌. 그러나 영국에서는 합성폴리머 성분의 껌을 규제하려는 논의가 시작됐다.

최근 영국 퀸스대학 벨파스트 연구팀은 플라스틱 껌 한 조각만 씹어도 체내에 유입되는 플라스틱 입자가 25만개를 넘는다고 연구결과 '사이언스다이렉트'에 보고했다.

대부분의 껌은 합성폴리머로 만들어지는데, 합성폴리머는 비닐봉지, 자동차 타이어, 접착제에도 들어가는 플라스틱이다. 식품으로 분류되면서, 다른 식품이라면 상상도 못할 플라스틱 성분이 허용되는 유일한 제품이 껌인 것이다.

껌은 식품안전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버려진 껌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지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보고되지 않고 있다. 특히 오늘날 껌에 어떤 플라스틱 혼합물이 들어가는지 잘 알려지지 않고, 제조업체들은 껌의 플라스틱 함량을 공개할 의무도 없다. 공중보건당국이나 환경기관의 감시도 거의 이뤄지지 않는 상태다.

게다가 영국 내 껌 소비자는 약 2800만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절반이 청소년이다. 퀑 카오 퀸스대학 벨파스트 세계식량안보연구소 소장은 "미세플라스틱 섭취가 소비자, 특히 껌의 주 소비층인 청소년의 건강에 미칠 영향이 우려된다"며 "젊은 소비자들이 단맛에 이끌려 껌을 씹을 때마다 자신도 모르게 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플라스틱 섭취로 인한 장기적인 영향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동물 실험을 통해 미세플라스틱이 체내에서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과 환경단체는 제품 정보 표시의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 결과 현재 영국 의회에서도 영국 환경식품농무부(DEFRA)에 껌 내 합성 고분자 사용을 검토하고 미세플라스틱 섭취의 잠재적 건강 영향을 평가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플라스틱 없는 껌, 식물성 껌 등 대안도 다수 나오고 있다. 영국의 플라스틱 프리 껌 브랜드인 누드(Nuud)의 창립자 키어 카니 대표는 "소비자는 제품에 플라스틱이 포함되어 있는지 알 권리가 있다"며 "나아가 플라스틱이 식품에 포함돼야 하는지 여부를 정책 입안자들이 재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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