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16세 미만' 10일부터 SNS금지...계정 안막는 플랫폼 '벌금'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12-09 11:07:53
  • -
  • +
  • 인쇄
▲스마트폰을 하는 청소년들 (사진=호주 e세이프티 홈페이지 캡처)

호주가 오는 10일부터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SNS) 이용을 차단한다. 세계 최초로 시행되는 강력한 규제에 실제 효과여부 등을 두고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말 통과된 이 법은 SNS 플랫폼이 16세 미만 이용자의 계정 보유를 막기 위해 합리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최대 4950만 호주달러(약 485억원)의 벌금을 부과한다. 이에 따라 플랫폼들은 16세 미만의 기존 계정을 삭제하거나 16세가 될 때까지 비활성화시키고 신규 계정 개설을 막아야 한다.

적용 대상은 현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 유튜브, 틱톡, 엑스(X·옛 트위터), 스냅챗, 레딧, 트위치, 킥 등 10개 SNS이며, 향후 다른 SNS도 추가될 수 있다.

이용자나 부모는 처벌되지 않으며 이용자는 로그인하지 않은 채 해당 SNS 콘텐츠에 계속 접근할 수 있다. 엄밀히 말하면 '차단'이 아닌 '계정 사용 연기'라고 담당기관인 호주 온라인 안전규제 기관 e세이프티(eSafety)는 설명한다.

그럼에도 호주 정부는 16세 미만의 계정 보유를 막으면 SNS의 가장 해로운 요소인 알고리즘이나 푸시 알림 등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세이프티에 따르면 호주 내 16세 미만 청소년의 약 96%인 100만여명이 SNS 계정을 갖고 있다.

다만 호주에는 한국처럼 전 국민 주민등록제도가 없어 플랫폼 측에서 16세 미만 이용자를 파악해 걸러내기가 쉽지 않아보인다. 이에 신분증 제출과 함께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안면 인식기술, 음성·위치정보·이용 패턴 등의 정보를 분석해 나이를 식별하는 방안이 꼽히고 있다.

메타도 다양한 기법을 활용해 16세 미만을 가려내고 있다고 밝혔지만, 우회 방법을 알아내지 못하게 하고자 구체적인 방식은 공개하지 않았다. 또 개인정보 침해 최소화 과정에서 생기는 오차로 인해 16세 이상 이용자가 잘못 차단될 가능성도 있다고 예고했다. 호주 당국은 연령 식별 과정에서 실수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플랫폼이 오류를 바로잡는 절차도 제공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용자들이 연령제한을 우회하는 문제에 대해 e세이프티는 "일부 청소년이 숨어서 술·담배를 한다고 해서 해당 규제가 무의미하지 않은 것처럼, 소셜미디어 규제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시간을 갖고 규제가 계속 보완되도록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용자들이 차단 대상 외 다른 온라인 플랫폼으로 이동해 효과가 없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SNS 금지로 인해 청소년들이 오히려 더 안전하지 않은 온라인 공간으로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규제 대상인 소셜미디어들은 이번 규제에 반발하면서도 대부분은 일단 법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메타는 호주 법을 따르겠다면서도 "우리는 안전하고 연령에 맞는 온라인 경험을 제공하려는 호주 정부의 목표에 공감하지만, 청소년들을 친구·공동체로부터 단절시키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유튜브도 이달초 성명에서 "이 법은 온라인에서 아동을 더 안전하게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며 "오히려 호주 아동들은 유튜브에서 더 위험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호주와 비슷한 조치를 도입하고 있다. 덴마크 정부는 15세 미만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차단하기로 했으며, 말레이시아는 내년부터 16세 미만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막기로 했다. 뉴질랜드도 집권 국민당이 호주처럼 16세 미만의 계정 이용을 차단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스페인은 최근 16세 미만의 경우 법적보호자의 승인을 받아야만 소셜미디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을 만들었다. 노르웨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도 호주 사례를 보면서 비슷한 조치 도입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유럽의회는 지난달 유럽연합(EU) 차원에서 16세 이상만 부모 동의와 상관 없이 소셜미디어·AI 챗봇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3년 더'...최종후보로 '낙점'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현 회장이 차기회장 최종후보로 추천됨에 따라, 앞으로 3년 더 우리금융을 이끌게 됐다.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차

쿠팡, 자체 포렌식 사실 경찰에 함구..."허위조작 자료제출시 엄중처벌"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빚은 쿠팡이 피의자의 노트북PC를 경찰에 제출하며 자체 포렌식을 한 사실을 함구한 것으로 밝혀졌다.박정보 서울경찰청

폐유니폼 키링과 파우치로 재탄생...대한항공, 업사이클 제품 기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기내 테이블보와 객실승무원 폐유니폼을 재활용한 '업사이클링 안전인형 키링 및 파우치' 350개를 29일 서울 강서구 소재

'빗썸' 브랜드 알리기 본격화...'SBS 가요대전' 타이틀 스폰서로 첫 참여

빗썸이 지상파 방송사가 진행하는 연말 가요제의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해 브랜드 알리기에 나사면서 호평을 받았다.빗썸은 지난 25일 열린 '2025 SBS 가

김범석 청문회 또 '불출석'…국민 10명 중 3명 "영업정지해야"

쿠팡의 창업주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이 오는 30~31일 열릴 예정인 국회 청문회에 또다시 불참을 통보하면서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29일 국회

쿠팡, 피해자에게 5만원 '구매이용권' 보상...내년 1월 15일부터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피해를 당한 3370만명의 회원에게 1인당 5만원에 달하는 구매이용권을 지급하겠다고 29일 밝혔다. 총 1조6850억원 규모다.해롤드 로

기후/환경

+

수도권 직매립 금지 D-3...정부 '쓰레기 대란' 우려에 막판 점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로 인한 쓰레기 대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막판까지 점검에 나섰다.29일 기후에너지

기후위기로 생활비 압박..."대응 미룰수록 지출 더 늘어날 것"

미국 사회 전반에서 기후위기 대응이 늦어질수록 전기요금·식료품·보험료 등 생활비 부담이 커진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26일(현지시간)

비온뒤 살얼음판 도로...상주에서 차량 15대 '쾅쾅쾅'

경북 상주 국도에서 차량 15대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비가 내린 이후 밤새 기온이 내려가면서 도로에 블랙아이스(살얼음)이 생기면서 이같은 사

올해 세계 기후재해 손실액 172조원..."이제는 경제이슈"

2025년 전세계에서 발생한 기후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1200억달러(약172조원)가 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기후위기가 글로벌 경제와 자본시장 전반의

재생에너지 확장에도...올해 화석연료 탄소배출 또 '사상최고'

재생에너지 설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25년 전세계 화석연료 기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사상최고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26일(

지구날씨 왜 이래?...북반구는 '폭설' 남반구는 '폭염'

지구 북반구에 위치한 북유럽과 미국 동북부는 눈폭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반면 남반구에 위치한 남아메리카는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28일(현지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