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물 없는 용인에 '초대형 반도체 국가산단'?..."승인 중단해야"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12-16 10: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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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조감도 (사진=용인시)

반도체 국가산단이 들어설 예정인 용인에 전기도 물도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시민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이대로 건설이 추진된다면 기후위기와 지역 불균형, 환경 피해가 모두 심화될 것"이라며 승인 중단을 촉구했다. 

전국 탈화석연료 네트워크 '화석연료를 넘어서'와 경기환경운동연합, 기후위기경기비상행동 등은 16일 용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지난해 말 승인한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계획은 기후위기 시대에 적합하지 않은 구식 모델"이라며 "탄소중립 정책과 충돌하고, 전력·환경·지역 주민 안전 문제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추진됐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산단 운영에 필요한 전력 10GW 중 3GW를 신규 LNG 발전소로, 나머지는 기존 석탄발전 전력을 끌어와 조달하겠다고 계획한 바 있다.

그러나 LNG 발전은 여전히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석탄전력 사용은 국가의 탄소중립 목표와도 정면으로 어긋난다는 비판이다. 특히 전세계 반도체 기업들은 이미 RE100(재생에너지 100%)을 공급망 기준으로 삼고 있는데, 용인 산단은 화석연료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기업 경쟁력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정부가 제시한 LNG 발전의 절반을 수소와 섞어 태워 온실가스를 줄이겠다는 계획은 현실성이 부족하다고 지적되고 있다. 현재 수소 가격은 매우 높고 안정적인 공급도 불가능하며, 실제 혼소 시 감축 효과도 제한적이다. 

기후솔루션 최호연 변호사는 "기후영향은 지리적 인접성과 무관하게 전국적 피해를 야기할 수 있음에도 평가 대상지역을 인근 지역으로 한정한 것은, 탄소중립기본법에 반하는 위법한 환경부 고시에 근거한 잘못된 평가"라고 짚었다.

이어 "환경부의 검토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아 온실가스 감축계획이 구체적으로 수립되지 않은 상태로 기후변화영향평가 협의가 완료됐다"며 "간접배출량·직접배출량 모두 감축계획이 부재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사업 승인처분은 위법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산단이 외부에서 가져오는 전력 7GW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은 기후영향평가에서 아예 계산되지 않았다고 시민단체는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산정해야 하는 항목이 빠져 기초 검토 수준부터 심각하게 부실한 셈이다. 기후부가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구체화하라고 제시한 의견도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환경운동연합 김현정 사무처장은 "경기도의 평균기온은 지난 23년간 1.3℃ 상승했지만 정부와 지자체는 이러한 경고를 외면한 채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을 졸속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수도권 중심으로 설계된 전력 공급 구조 역시 비판 대상이다. 용인 산단에 전력을 공급하려면 고압 송전선과 변전소가 새로 건설돼야 하며, 이는 용인·충청·경기 남부 등 인근 지역에 새로운 환경 부담과 안전 우려를 낳을 수 있다. 

황성렬 충남환경운동연합 상임대표는 "전기는 호남과 충남에서, 물은 강원도에서 빼앗아 건설하는 태생적으로 잘못된 반도체 산단"이라며 "일방통행식 송전선로 계획은 에너지 고속도로라고 할 수 없으며, 지역은 수도권의 식민지가 아니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단체들은 국토교통부에 승인 처분 재검토를 공식 요구하고, 국가 탄소중립 계획과 정합성을 갖춘 '재생에너지 기반 국가산단' 추진을 촉구했다.

아울러 3차 변론기일을 앞두고 "법적 판단 이전에 정부 스스로 정책을 재정비해야 한다"며 "지역 주민의 건강권·환경권, 국가 탄소중립 목표, 산업 경쟁력을 모두 고려하는 새로운 국가산단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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