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스코어] 정유·석화 7개사 '2030 감축계획'은?...HD현대오일뱅크가 '꼴찌'

김혜지 기자 / 기사승인 : 2026-02-25 09:37:32
  • -
  • +
  • 인쇄
©newstree

'2050 탄소중립'을 내건 국내 7개 정유·석유화학 기업 가운데 중간 목표라고 할 수 있는 '2030 탄소배출 감축계획'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기업이 LG화학이고,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기업은 HD현대오일뱅크로 나타났다. 선두와 꼴찌의 점수 격차는 매우 컸다.

정유·석유화학 산업은 국내 대표적인 탄소 다배출 업종이다. 2024년 우리나라 온실가스 총배출량 약 6억9000만톤 가운데 정유·석유화학 업종의 배출량은 대략 10% 비중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정유업은 업종 특성상 공정과정에서 발생하는 직·간접 배출량(스코프1·2)보다 판매된 연료를 사용하는 과정(스코프3)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이 더 많다.

이에 따라 정유업은 스코프1뿐 아니라 스코프2, 3 단계까지 감축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려면 중간 지점인 2030년까지 어떻게 감축할 것인지 연도별 이행계획이 수립돼 있어야 한다. 이에 본지는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4사와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등 석유화학 3개사의 최신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토대로 '2030 탄소배출 감축계획'을 분석해 이를 점수로 산정했다. 점수는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했고, 평가항목은 총 8개로 구분해 각 항목별로 점수를 부여했다.

그 결과, LG화학은 100점 만점에 76점을 받아 1위를 차지했다. SK이노베이션이 72점으로 그 뒤를 바짝 쫒았고, 롯데케미칼(69점)과 한화솔루션(66점), 에쓰오일(63점), GS칼텍스(61점)가 그 뒤를 이었다. HD현대오일뱅크는 53점으로, 유일하게 50점대를 기록했다.

1위를 기록한 LG화학은 보고서에서 2030년을 중간목표 시점으로 설정하고 이를 2050년 넷제로 전략과 연계해 설명했다. 스코프1·2·3 배출량을 모두 공개했고, 스코프3를 구매 원재료, 연료·에너지 관련 활동, 운송, 판매된 제품 사용 등 세부 범주로 나눠 배출 구조를 제시했다. 최근 3년 배출 추이 역시 비교 가능하게 공개했고 외부 검증도 명시했다. 다만 2030년 절대 감축 톤수를 직접 제시하지는 않아 해당 항목에서는 만점을 받지 못했다.

반면 꼴찌를 한 HD현대오일뱅크는 2030년 감축 목표의 구체성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지만 2030년까지 기준연도 대비 얼마나 감축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가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스코프 범위도 명확하지 않았다. 스코프3도 총량으로만 표시했을 뿐, 저탄소 전환 투잡율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2030년 중간목표를 얼마나 구체적인 숫자로 공개했는지가 이번 평가의 차이를 만들었다. 감축 경로가 수치로 제시되지 않으면 장기 목표의 실현 가능성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유·석유화확 7개사 '탄소배출 감축계획' 점수 ©newstree

각 사의 항목별 점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5점이 배정된 '2030년까지 연도별 감축계획' 항목은 2030년까지의 연도별 온실가스 감축량을 구체적인 수치(톤)로 공개한 기업에만 15점을 부여하고, 감축비율(%)만 공개한 경우에는 10점을 배정했다. 구체적 수치 없이 방향성만 언급한 경우에는 5점을 부여했다. 이 항목에서 LG화학을 비롯해 SK이노베이션,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이 10점을 받았고, 에쓰오일과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가 5점을 받았다.

15점이 배정된 '스코프 1·2·3에 대한 단계별 이행계획' 항목은 스코프1·2·3 각각에 대해 구체적인 감축 실행 계획을 공개한 경우에 15점, 감축비율만 공개하거나 일부 스코프가 제외된 경우 10점을 부여했다. 이 항목에서 HD현대오일뱅크만 10점을 받았고, 나머지 6개 기업은 모두 15점 만점을 받았다. 

10점이 배정된 '스코프3 세부 범주 공개' 항목은 총 배출량만 공개했는지, 주요 배출 범주를 구분했는지를 기준으로 평가했다. 총량만 공개한 경우 5점, 일부 범주만 공개한 경우 8점, 주요 범주를 3개 이상 구분해 공개한 경우 10점을 부여했다. 이 항목에서는 LG화학만 10점 만점을 받았다. SK이노베이션과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에쓰오일은 8점을 받았고,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는 5점을 받았다.

10점이 배정된 '최근 3년 배출 추이 공개' 항목에서는 최근 3개 연도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동일기준으로 공개했는지를 평가했다. 최근 3년 배출량을 모두 수치로 제시하고 증감 흐름을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한 경우 10점을 부여했다. 최근 2개 연도만 공개한 경우 7점, 일부 연도만 공개한 경우 5점을 부여했다. 이 항목에서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만 10점 만점을 받았고, 나머지 기업들은 7~8점을 받았다.

10점이 배정된 '외부 검증' 항목에서는 공개된 배출량 데이터가 제3자 검증기관의 검증을 받았는지를 기준으로 삼았다. 스코프1·2·3 전체에 대해 외부 검증을 명확히 받은 경우 10점을 부여했다. 스코프1·2만 검증받은 경우 7점, 검증 여부가 일부 항목에 한정되거나 명확하지 않은 경우 5점을 부여했다. 이 항목에서는 7개사 모두가 10점 만점을 받았다.

'재생에너지 전환 목표' 항목(10점)은 2030년까지의 재생에너지 사용 목표를 수치로 제시했는지를 평가했다. 목표 비율과 적용 범위를 명확히 공개한 경우 10점을 부여했다. 목표 비율만 제시하고 세부 범위가 불명확한 경우 7점, 확대 방침만 언급한 경우 5점을 부여했다. 이 항목에서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만 만점을 받고 나머지 기업들은 8점을 받았다.

15점이 배정된 '저탄소 전환 투자 공개' 항목은 전체 투자 가운데 저탄소 전환에 배정된 규모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공개했는지를 기준으로 평가했다. 총투자액 대비 저탄소 투자 비율을 명확히 제시한 경우 15점을 부여했다. 저탄소 투자 규모는 공개했지만 전체 투자 대비 비율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10점, 투자 계획 언급에 그친 경우 5점을 부여했다. 이 항목에서 LG화학이 11점으로 가장 점수가 높았고, SK이노베이션이 9점을 기록했다. 그외 기업들의 점수는 낮았다.

15점이 배정된 '최근 3년 절대 배출량 감소 여부'를 따지는 항목에서는 최근 3년 연속 감소한 경우 15점을 부여했다. 2년 감소 후 1년 증가한 경우 10점, 감소 흐름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5점을 부여했다. 이 항목에서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만 10점을 받았고, 나머지 기업들은 5점 이하의 점수를 받았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보고서에 최근 3개 연도의 배출량을 공개했는데 최근 2년간 배출량이 줄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만 최근 3년 연속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아 10점을 부여했다. 나머지 기업들은 배출량이 들쭉날쭉했고, 공개된 배출량 수치 기준도 일정하지 않았다. 

정유·석유화학 업종은 구조적으로 탄소배출 부담이 크다. 따라서 감축계획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수립하고 이를 투자자들에게 공개하는지가 기업의 탄소중립 실천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평가는 국내 정유·석유화학 기업들의 탄소감축 의지를 어느 정도인지 파악할 수 있는 가늠자라고 할 수 있다. 동일한 업종인데도 상당한 점수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그만큼 기업의 실행력이 다르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서울시, 1000명 넘는 행사 '폐기물 감량계획' 의무화 추진

서울시가 하루 1000명 이상 참여하는 행사에 대해 폐기물 감량계획을 의무적으로 수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서울시는 25개 자치구가 대규모 행사

'생산적 금융' 물꼬 틔우는 시중은행들…투자전략은 '각양각색'

금융당국이 올해부터 향후 5년간 총 1240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 지원계획을 제시하면서, 금융권 자금이 부동산이나 가계대출이 아닌 산업과 기업의

'카카오 AI 돛' 출범…"2030년까지 100개 AI 혁신기업 육성"

카카오그룹이 4대 과학기술원과 손잡고 지역 인공지능(AI) 인재와 혁신기업 육성 추진기구인 '카카오 AI 돛'을 설립한다. 카카오는 2030년까지 5년간 500억

포스코 '사고다발 기업' 오명 벗나...올들어 중대재해 'O건'

지난해 6명의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했던 포스코가 올해 들어 단 한 건의 산업재해도 발생하지 않으면서 그 비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포스코는 올

롯데·이마트, 메탄 감축목표 '낙제점'..."육류 위주 공급망이 문제"

롯데쇼핑과 이마트가 육류·유제품·쌀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메탄 감축목표가 '낙제점'이라는 국제환경단체의 평가가 나왔다. 20일 글로벌 환

FC서울 홈 개막전 앞두고...서울월드컵경기장에 '다회용기' 도입

서울시가 오는 22일 열리는 FC서울 홈 개막전에 맞춰 서울월드컵경기장 안팎의 편의점과 푸드트럭에 다회용기를 전면 도입한다고 19일 밝혔다.시는 서

기후/환경

+

기후위기가 '청년소득' 줄인다...알파세대는 2억원 넘게 손실

기후위기 대응이 늦어지면 호주 청소년세대가 평생 약 18만5000달러(약 2억7700만원)에 달하는 경제적 부담을 떠안게 된다는 분석이 나왔다.글로벌 컨설

기후테크 협의체 '그린테크얼라이언스' 사단법인으로 출범

그린테크얼라이언스(GreenTech Alliance)가 기후환경에너지부 산하 사단법인 설립 인가를 받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고 24일 밝혔다. 그린테크얼라이언스

기온 2℃ 오르면…'식량불안 국가' 3배로 늘어난다

지구 평균기온이 2℃ 상승할 경우 식량불안을 겪는 국가의 수가 최대 3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23일(현지시간) 국제환경개발연구소 보고서에

남극 이상고온에 황제펭귄만 나홀로 개체수 증가...왜?

남극의 이상고온으로 황제펭귄(King Penguin)의 번식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개체수가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젠투펭귄 등 다른 펭귄

[기후테크] "습식 CCUS 기술로 포집효율 최고로 끌어올렸다"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 바로 탄소포집·저장·활용(CCUS)입니다."씨이텍의 이윤제 대표는 탄소중립 시대의 현실적인 해법

역대 가장 더웠던 '최근 10년'...바다 에너지 흡수량 '포화상태'

지난 10여년이 관측 역사상 가장 더운 시기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바다가 인류 에너지 사용량의 18배에 달하는 열을 흡수하며 온난화가 가속되고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