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스타트업엔 기회...디커플링 전략이 성공 지름길"

김현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2-02 17:5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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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커플링> 저자 탈레스 테이셰이라 '2020 스타트업콘'에서 기조연설
▲탈레스 테이세이라(Tales.S.Taixeira)

'디커플링'의 저자로 유명한 탈레스 S.테이셰이라(Tales. S. Teixeira)는 "코로나19 시대로 소비자들은 돈과 시간, 노력을 아낄 수 있는 방법 외에도 '안정성'을 추구하는 소비패턴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기업들이 이런 변화된 소비패턴에 맞춰 비즈니스모델을 구현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8일~29일 양일간의 일정으로 개최한 '2020 스타트업콘' 기조연설자로 나선 탈레스는 이날 '디커플링: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새로운 흐름(Decoupling : A New Wave at the Entertainment Industry)'을 주제로 진행된 강연에서 코로나로 인해 변화되는 소비추세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탈레스는 "과거의 사업모델은 무너지고 디지털 파괴로 비즈니스 관계에서 많은 도전과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를 '새로운 파괴의 물결'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대표적으로 혁신기술을 활용하지 못하는 '코닥'의 사례를 들었다. 세계 최대의 모바일폰 관련특허를 가지고 있었던 노키아의 몰락도 여기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례로 꼽았다.

그는 2000년만 해도 전세계 휴대폰 시장점유율이 55%에 달했던 노키아는 지난해 1.1%로 쪼그라들었던 이유가 무엇인지에 주목했다고 한다. 탈레스는 "큰 기업의 시장을 빼앗아가는 기업을 파괴자라고 부른다"고 말하며 "스타트업, 테크기업 등이 여기에 속한다"고 했다. 그는 디지털 파괴의 물결이 발생하는 원인으로 '묶음해체'와 '고객과 생산자간 직접거래'(disintermediation)로 들었다. 전자제품, 소비재, 운송, 사업 서비스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이같은 '디커플링'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소비자들은 가전제품을 사기 위해 한꺼번에 제품을 비교할 수 있는 '베스트바이'같은 가전전문매장을 방문했지만, 지금은 이런 '고객가치사슬'이 파괴하는 즉 '디커플링' 비즈니스 모델들이 스타트업에 의해 등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아마존이나 쿠팡 등이 대표적이라는 것. 그는 "아마존은 점포에 투자하지 않지만 고객들은 일단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해 제품을 비교한 다음에 아마존앱에서 구매한다"면서 "사람들은 상점에서 제품을 평가하고 선택하지만 정작 구매는 온라인에서 한다"고 말했다. 이를 '쇼루밍'이라고 했다.

탈레스는 "디커플링은 전통적인 고객활동의 연결고리를 끊는 것"이라며 "이는 주로 디지털 기업이 주도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과거에는 지상파를 통해서만 방송을 시청할 수 있었기 때문에 광고를 필연적으로 시청해야 했지만 DVR이 발명되면서 고객은 보고 싶은 장면만 볼 수 있는 선택권을 쥐게 됐다고 했다. 그러나 디커플링은 여기서 머물지 않고, 지금은 장비없이도 온라인으로 스트리밍 시청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전통적인 판매방식을 파괴하는 디커플링은 보험해지나 자동차 유지보수 등 산업 전반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한 탈레스는 "이제는 자동차를 구매하지 않고도 운전할 수 있다"면서 "차를 돌려주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유지보수도 필요없게 됐다"고 말했다. 여기서 한걸은 나아가 지금은 차량공유 비즈니스 모델이 출현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고객을 빼앗아버리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활동 프로세스를 빼앗아 버리는 것이 가장 큰 파괴자라는 것이다.

그는 "기업들은 가치획득활동(value-capturing activities)을 통해 돈을 번다"면서 "고객과 더 나은 관계구축을 원한다면 가치창조활동에서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거나 가치에 비용을 매기는 활동(value-charging activities)을 줄임으로써 가격을 낮춰야 한다"면서 "아니면 고객이 싫어하는 과정을 강요하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해다.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려면 이 세가지 가운데 하나는 해야 한다는 것이다. 

탈레스는 디커플러의 종류를 세가지로 정의했다. 가치에 비용을 매기는 디커플러, 가치창조를 하는 디커플러 그리고 가치잠식 디커플러. 이에 대해 그는 55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가치창조 디커플러의 가치는 2억달러에서 10억달러까지의 범주였으며 평균 6억달러였다"였지만 "가치에 비용을 매기는 디커플러의 가치는 3억달러였다"고 했다. 또 가치잠식 디커플러에 대한 투자자의 가치평가는 평균 1억5000달러로 가장 낮았다는 점에서 "투자자와 시장은 가치창조를 하는 디커플러에 대해 높은 가치를 매긴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디커플링을 결정해주는 핵심요소로 '돈과 시간, 노력'으로 꼽았다. 레시피로 따지자면 디커플링 레서피의 첫 단계는 '고객가치사슬'에 대한 매핑(mapping)이고, 고객군을 설정한 후 고객의 제품 및 서비스 구매 단계를 모두 파악한 다음에 각 활동단계의 가치의 종류를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 즉, 가치창조인지, 가치잠식 또는 가치에 비용을 매기는 것인지 파악해야 한다는 것. 그런 다음 연결고리가 약한 부분을 찾아내야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그는 조언했다.

탈레스는 "스타트업들이 거대 기업들과 직접 경쟁하는 것도 성공전략"이라며 "거대 기업 입장에서는 위협적이지 않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에어비엔비나 우버, 에트시가 대표적이다. 직접 공격이 아닌 우회로를 택하면 경쟁자의 눈에 띄지 않고 고객을 끌어올 수 있고, 경쟁자가 이를 인식했을 때 이미 늦은 시점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사업초기 오프라인에서 '발품팔기'도 스타트업 성공의 주요 요소로 꼽았다. 그는 "온라인툴만으로 사업을 할 수는 없다"면서 "사업초기 오프라인 활동을 통해 인지도를 높였고, 그 다음에 디지털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고 했다. 즉, 스타트업이 생존하려면 사업초기 오프라인 활동을 열심히 해야 한다고 그는 조언했다.

또 스타트업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고객의 눈높이에서 상황을 보라'고 그는 강조했다. '고객이 왜 나의 제품을 구매했을까?'를 고민하면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탈레스의 생각이다. 이어 그는 "연구를 보면 스타트업의 실패 이유는 두가지"라며 "첫번째는 충분한 가치를 창출하지 못해서 충분한 고객을 확보하지 못해서이고, 두번째는 충분한 고객가치를 창출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가치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해서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누수현상'(leakage)이라고 칭했다.

그는 트랜드 파악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를 예로 들며 "코로나로 온라인 학습으로 전환됐고, 이는 새로운 기술, 소프트웨어와 솔루션 수요를 발생시켰다"면서 "또 코로나로 재택근무가 늘면서 사무실 환경변화를 가져왔고, 원격의료 필요성이 생겼으며, 배달음식의 수요가 늘었다"고 했다.

탈레스는 "이제 사람들은 소유가 아닌 사용성에 주목한다"면서 "현대차가 자동차 회사가 아닌 이동성 즉 모빌리티 회사로 콘셉트를 바꾸고, 리백이라는 회사는 어떤 지갑을 구매하던 다시 리백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들이 '소유권과 공유경제'를 넘나드는 사업모델"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디지털 파괴의 진정한 견인차는 바로 고객"이라며 "고객은 자신의 니즈, 행동 등을 바꿔가며 더 빠르게, 쉽게, 저렴하게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라고 부추기며 스타트업들에게 기회를 창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먹는 것, 입는 것, 치료, 학습, 생활, 운송 등 모든 곳에서의 변화에 주목하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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