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결혼식·마이크로웨딩...코로나가 바꾼 '결혼 풍속도'

김현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5-18 18:3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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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넘기지 않겠다"...결혼식장에 몰려드는 예비부부들
'사회적 거리두기' 걱정없고 개성있는 결혼식 선호 '뚜렷'
올 1월 국내 첫 감염자가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코로나19)가 우리 일상을 통째로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결혼식 풍경도 크게 바꿔놓고 있다. 가족끼리만 모여 조촐하게 식을 올리는 부부가 있는가 하면, 사회적 거리두기로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하객들을 위해 온라인으로 결혼식을 중계하는 부부들도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로 '작은 결혼식'이 자연스럽게 자리잡고 있는 추세다.


◇ "더이상 못기다려"···웨딩홀 예약 '꽉 찼다'

이달 28일 결혼식을 하는 예비신부 A씨(33)는 "내년이라고 코로나에서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고, 웨딩홀들도 내년까지 예약이 꽉 차 있다"면서 "결혼식을 연기하고 싶어도 더이상 연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한 웨딩홀 관계자는 "결혼하려는 예비부부들이 웨딩홀마다 넘쳐나고 있어서 연기한다고 해도 원하는 날짜에 예약할 수 없을 것"이라며 "코로나19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신랑, 신부님들이 올해를 넘기지 않고 결혼식을 강행하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처럼 웨딩홀마다 결혼식 예약이 넘쳐나는 이유는 올 상반기 결혼을 계획했던 예비부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대부분 하반기로 결혼식을 연기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세는 올 8월 2차 대유행을 지나 현재 3차 대유행 시기에 접어들면서 좀처럼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예비부부들은 코로나에 상관없이 결혼식을 강행하려는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뉴스트리가 서울 강남권 10여곳의 웨딩홀에 대해 취재한 결과, 예비부부들이 가장 선호하는 토요일 점심시간 일정은 내년 4월까지 대부분 예약이 꽉 차 있었다. 내년 6월까지 예약된 곳들도 적지않았다.

▲결혼식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하는 장면


◇코로나 걱정없고 비용도 절감… '온라인 결혼식' 

코로나로 하객제한이 있다보니, 결혼식을 온라인으로 중계하는 예비부부들도 늘어나고 있다.

예비신부 B씨(30)는 "코로나 상황이 바뀔 때마다 하객분들에게 변경상황을 안내하는 것도 번거롭고 죄송스럽다"면서 "그래서 차라리 코로나 걱정없이 결혼식을 볼 수 있도록 온라인으로 중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코로나 신규 확진자수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5단계로 시행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27일 현재 2단계가 시행중이다. 2단계가 되면 결혼식에 100명 이상 참가할 수 없다. 2.5단계가 되면 50명을 넘을 수 없다. 양가의 친척만 모여도 50명이 훌쩍 넘기 때문에 예비부부들은 코로나 변수로 초조해 하기보다 아예 '온라인 결혼식'을 선택하고 있다.

온라인 결혼식은 사람들이 대면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코로나 감염 위험이 없다. 여기에 결혼 비용까지 아낄 수 있다. 날씨와 시간, 장소에 상관없이 결혼식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결혼식 온라인 중계업체들은 밀려드는 수요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웨딩영상 제작업체인 웨딩미는 지난 8월 결혼식 생중계 서비스를 시작한지 한달만에 80건이 넘는 결혼식을 중계했다고 한다. 

웨딩홀업계는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온라인 결혼식에 대한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용절감 효과 외에도 해외나 지방에 있는 지인들이 결혼식을 지켜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호텔의 '가든웨딩' 결혼식장


◇작지만 고급스럽게···'마이크로웨딩' 인기


'마이크로 웨딩'도 인기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결혼식 참석인원이 제한되면서 본의 아니게 '작은 결혼식'을 치뤄야 하다보니, 작지만 고급스럽게 결혼식을 하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 청첩장 제작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청첩장 주문이 확실히 줄어들었다"면서 "하지만 청첩장의 재질과 디자인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고, 온라인 결혼식 접속 QR코드를 청접장에 삽입하시는 예비부부들도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웨딩은 일종의 '작은 결혼식'이다. 한때 형식적이고 화려한 결혼식에 회의를 느낀 젊은층 사이에서 '작은 결혼식'이 유행했다. 이 '작은 결혼식' 트렌드가 코로나 사태를 만나면서 더 작은 규모의 '마이크로웨딩'으로 바뀌고 있다. '마이크로웨딩'은 규모를 줄이는 대신 남들과 차별되고 개성있는 결혼식을 하고 싶어하는 젊은부부들의 구미에 딱 들어맞고 있다. 작은 규모여서 사회적 거리두기에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은 덤이다.

오는 12월 26일 예식을 올리는 예비신부 C씨(30)도 소규모 웨딩홀에서 '마이크로웨딩'을 한다. C씨는 "코로나 때문에 한차례 결혼식을 연기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오히려 잘한 것같다"면서 "코로나19 걱정을 더 이상 안해도 되고 가족들과 좀 더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된다"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고급호텔들도 이런 추세에 발맞춰 다양한 '마이크로웨딩'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호텔들은 동화같은 경관을 연출하는 '가든웨딩', 수영장에서 파티처럼 할 수 있는 '풀사이드웨딩', 최상급 객실의 럭셔리함을 선사하는 '풀빌라웨딩' 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럭셔리 마이크로웨딩에 대한 관심은 예비부부들의 보상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해외 신혼여행이 불가능해지면서 럭셔리한 결혼식으로 위안을 삼으려는 것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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