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모임 취소?…젊은층 '에어비앤비'로 몰린다

김현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5-18 18:43:31
  • -
  • +
  • 인쇄
음식점 오후 9시 이후 문닫자, 아예 숙소빌려 연말모임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자, 연말모임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오후 9시 이후 영업이 금지된 음식점 대신 숙박공유업체인 '에어비앤비'로 몰리고 있다.

직장인 A씨(30)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연말모임을 취소할까 생각하다가 이태원에 있는 에어비앤비를 예약했다고 한다. A씨는 "정부 발표가 있고 나서 모임을 취소해야 하나 생각했지만, 에어비앤비를 예약했다"면서 "시간 걱정 안해도 되고 우리만 사용한다는 점에서 술집보다 좋다"고 말했다.

연말모임을 위해 에어비앤비를 예약한 B씨(27)도 "음식을 직접 만들거나 배달시켜 먹으면 음식점에서 1차와 2차를 하는 것보다 더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예약자 직장인 C씨(30)는 "연말모임이라 모이는 인원이 많다"면서 "요즘엔 이 인원이 모두 들어갈 수 있는 식당을 찾기도 힘들기 때문에 눈치 안보고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는 에어비앤비를 선택한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뉴스트리가 2일 '에어비앤비' 예약사이트를 통해 확인해본 결과, 오는 5일(토)~6일(일) 서울시에 있는 6인 이상 이용가능한 숙소 가운데 64%는 이미 예약이 완료된 상태였다. 코로나19 상황이고, 서울시에 수백 개가 넘는 숙소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예약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숙소를 구하기 어렵다보니 가격도 평상시에 비해 3.5배~4배가량 비싸다. 그런데도 예약이 쉽지 않을만큼 찾는 사람이 많다. '에어비앤비'의 한 호스트는 "12월은 모든 예약이 꽉 찬 상태"라며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예약이 많이 취소되긴 했지만 금세 다른 손님으로 채워진 상태"라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에서 숙소 3곳을 운영하는 또다른 호스트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이후 당일 예약이 많아졌다고 했다. 그는 "3년째 에어비앤비를 운영하는데 당일 예약이 이렇게 많은 것은 처음"이라며 "8월 2차 대유행 시기에도 그랬다"고 말했다. 음식점이나 카페 등이 문을 닫는 오후 9시 이후에 술을 마시기 위해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처럼 연말모임 장소로 에어비앤비 이용이 많아지면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않다. 

무엇보다 에어비앤비 특성상 호스트가 체크인 이후 해당 숙소를 드나든 사람을 일일이 파악할 수가 없다. 출입구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로 출입자를 관리하는 숙소도 간혹 있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다. 또 예약된 인원수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숙소에 머물러도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

출입자 관리도 허술한 데다, 좁은 공간에 다닥다닥 붙어앉아 있는 경우가 많다보니 '사회적 거리두기'는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 강남에서 에어비앤비를 운영하는 한 호스트는 "현실적으로 매 시간 숙소를 확인하고 사용 인원을 체크하는 건 불가능하다"면서 "방역을 최대한 철저하게 하는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모르는 사람과 접촉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예약자 B씨는 "식당보다 오히려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식당은 불특정 다수가 모이지만 에어비앤비 숙소는 모든 아는 사람들이 모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최근 가족이나 지인 모임을 통해 코로나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에어비앤비가 또다른 감염경로가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에어비앤비가 방역 사각지대가 되지 않도록 방역당국이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삼성가전' 전기료 공짜거나 할인...삼성전자 대상국가 확대

영국과 이탈리아 등에서 삼성전자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절전을 넘어 전기요금 할인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삼성전자는 이탈리아 최대 규

[ESG;스코어]서울 25개 자치구...탄소감축 1위는 '성동구' 꼴찌는?

서울 성동구가 지난해 온실가스를 2370톤 줄이며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감축 성과를 기록한 반면, 강남구는 388톤을 감축하는데 그치면서 꼴찌

대·중견 상장사 58.3% '협력사 ESG평가 계약시 반영'

국내 상장 대·중견기업 58.3%는 공급망 ESG 관리를 위해 협력사의 ESG 평가결과를 계약시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중소기업중앙회가 올 3분기까지

KGC인삼공사, 가족친화·여가친화 '인증획득'

KGC인삼공사는 성평등가족부가 주관하는 가족친화인증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여가친화인증을 획득했다고 15일 밝혔다.가족친화인증제도는 일

LS전선, 美에 영구자석 공장 세운다..."희토류 공급망 다변화"

LS전선이 미국 내 희토류 영구자석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LS전선은 미국 버지니아주 체사피크(Chesapeake)시에 투자 후보지를 선정하고 사업타당성을

한국거래소 '한국형 녹색채권' 상장수수료 면제 1년 연장

'한국형 녹색채권' 상장수수료 면제가 1년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정부의 녹색채권 활성화 정책 지원을 위해 '한

기후/환경

+

전기·물 없는 용인에 '초대형 반도체 국가산단'?..."승인 중단해야"

반도체 국가산단이 들어설 예정인 용인에 전기도 물도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시민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시민단체들은 "이대로 건설이 추진된다

기후부, 2035년까지 히트펌프 350만대 보급…전기요금 별도 신설

정부가 탄소배출 없는 차세대 냉난방 시스템 '히트펌프'를 2035년까지 350만대 보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온실가스 518만톤 감축이 기대된다. 또 히트펌

[날씨] 중부지방 또 '비'...포근한 기온에 '미세먼지' 극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가운데 당분간 포근한 날씨로 인해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겠다. 16일에는 수도권과 강원내륙·산지, 충

[ESG;스코어]서울 25개 자치구...탄소감축 1위는 '성동구' 꼴찌는?

서울 성동구가 지난해 온실가스를 2370톤 줄이며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감축 성과를 기록한 반면, 강남구는 388톤을 감축하는데 그치면서 꼴찌

탄소 흡수해주는 조간대…훼손되면 '탄소배출원'으로 둔갑

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인 하구 생태계는 탄소흡수 역할을 하는 지대지만 환경이 훼손되면 기후변화에 훨씬 취약해져 탄소배출원으로 탈바꿈할 수

파리협약 10년...전세계 재생에너지 15% 성장했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체결된 이후 10년이 지난 현재, 전세계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증가하면서 온실가스 감축성과를 이뤄냈다는 평가가 나오고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