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로 없어서 못팔아요"...추위도 못 식히는 '캠핑 열풍'

김현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5-18 19:14:55
  • -
  • +
  • 인쇄
캠핑용 난방용품 '불티'..."캠핑의 묘미는 여름보다 겨울"
"(캠핑) 난방용품은 품절이에요. 제조사도 제품이 없어서 못팔아요."

코로나19 장기화로 문화활동과 외부활동의 제약이 많았던 2020년. 그러나 캠핑 열풍은 대단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인지 겨울 한파가 몰아치는데도 캠핑 열풍은 식을 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2년 차 '캠핑족'인 직장인 A씨(32)는 지금까지 캠핑 장비를 구입하는데만 500만원 이상을 썼다. A씨는 "겨울 캠핑은 난방제품이 없으면 힘들지만 요즘은 워낙 좋은 난방제품들이 많아서 겨울철 캠핑이 힘들지 않다"면서 "난방용품만 있으면 집보다 더 따뜻하다"고 말했다.

올 9월부터 캠핑을 시작했다는 B씨(30)도 캠핑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 내년 1월까지 주말마다 캠핑장을 모두 예약해놨다고 했다. B씨는 자신만의 공간을 매번 새롭게 꾸미는 것이 캠핑의 매력이라 말한다. B씨는 "자연이 최고의 인테리어"라며 "자연을 벽지 삼아 나만의 공간을 꾸미다 보면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난로를 설치해 따뜻하게 즐기는 겨울 캠핑

올해 특히 '캠핑' 인구가 늘어난 것은 코로나19의 영향이 컸다. 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시행되면서 사람들이 붐비는 곳을 피해 한적한 캠핑장을 찾고 있다. 타인과의 접촉을 피하면서 여행을 겸한 야외활동을 하기엔 캠핑이 최적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결과는 검색데이터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캠핑'이 구글 트렌드의 올해의 검색어로 선정되는가 하면, 네이버 데이터 분석결과 2020년 캠핑의 검색량은 전년대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겨울철 캠핑용품 판매량을 봐도 이같은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다. 얼마전 네이버 라이브 쇼핑에서 진행한 파세코 캠핑난로는 1분만에 1000대가 팔렸다. TV홈쇼핑에서도 방송시작 3분만에 준비된 1000대가 완판됐다. 파세코 관계자는 "방송하는 족족 품절되고 있다"면서 "현재 공급이 주문 물량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라고 혀를 내둘렀다.

홈플러스에서도 겨울 캠핑 필수 아이템인 침낭 매출이 전년대비 350% 뛰었다. 또 캠핑용 등유난로도 준비된 물량 600대가 입고 당일 완판됐다. 인천의 한 캠핑용품 매장의 직원은 "난방용품은 없어서 못 판다"며 "수년간 매장을 운영했지만 제조사조차 품절인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도 고객들처럼 물건이 입고되기만 마냥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 때문인지 각 매장에 있는 난방제품들의 재고가 온라인 캠핑 커뮤니티에서 실시간 공유되는 재미있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도대체 이렇게까지 겨울철 캠핑에 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 겨울밤 정취를 느끼는 '불멍'

많은 캠핑족들이 꼽는 겨울 캠핑의 가장 큰 매력은 추운 겨울 따뜻한 불앞에서 느끼는 안식이라고 말한다. 추운 겨울밤 아래 낭만에 젖어 모닥불 앞에서 하는 '불멍'은 겨울밤의 정취를 더한다.

'불멍'(타오르는 장작불을 보며 멍하니 있는 것)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SNS에서 가장 인기있는 키워드 중 하나였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캠핑 중 '불멍'을 통해 어려운 환경에 지친 몸과 마음의 안식을 찾는 것이다.

◇ 벌레 걱정 NO..."덥고 습하지 않아서"

A씨는 "여름철 캠핑은 찝찝함을 감수하고 가야 된다"며 "비도 자주 오고 습한데, 무엇보다 가장 불편한 건 벌레"라고 말했다. 실제로 많은 캠핑족들은 여름철 벌레 때문에 곤욕을 치른다.

음식에 벌레가 들어가는가 하면 밤에는 조명 앞에 수많은 벌레가 모여든다. 하지만 겨울에는 이런 벌레가 없다. 이런 점도 겨울철 캠핑의 깔끔한 매력으로 꼽힌다.

◇ 내가 꾸미는 감성 공간

흔히 캠핑은 감성이라고 한다. 도시에서 벗어나 노지에 텐트를 치고 자신만의 공간을 감성적으로 꾸민다. 셀프 인테리어와 DIY를 통해 자신만의 공간을 직접 꾸미는 것이 트렌드가 된 요즘, 캠핑이 그 트렌드에 딱 들어맞았던 것이다. 이에 더해 코로나19로 SNS 사용시간이 많아진 요즘, 자신이 꾸민 공간을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캠핑을 하는 사람들도 적지않다.

게다가 캠핑장은 야외시설의 특성상 사회적 거리두기 행정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캠핑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방역과 거리두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해변, 산, 캠핑장 등 야외라고 해서 코로나에 안심할 수 없다"면서 "야외라고 하더라도 '3밀'의 환경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고, 이 경우에는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박스피'에 속타는 기업들...축 처진 주가 살리기에 '안간힘'

주요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주식시장이 휘청거리며 맥을 못추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자사주 소각, 배당성향 높이기 등 일제히 주주가치 제고를 통한

빙그레, 내년 5월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

빙그레가 22일 열린 이사회에서 2025년 5월에 지주회사 '빙그레홀딩스'와 사업회사 '빙그레'로 인적분할하기로 결의했다.분할 후 지주회사는 신규사업투

SPC그룹, 연말 맞아 임직원 물품기증 캠페인 진행

SPC그룹이 연말을 맞아 임직원들이 함께 물품을 기부해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돕는 '기부, GIVE(기브)해' 캠페인을 진행했다.22일 서울 양재동 'SPC1945' 사

'부당대출' 눈감아준 조병규 우리은행장 결국 연임 실패

손태승 전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을 알고도 눈감아줬다는 의혹에 휩싸인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결국 연임하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어난다. 22일

화장품 빈병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노들섬 설치

화장품 빈병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가 노들섬에 세워졌다.아모레퍼시픽재단은 '다시 보다, 희망의 빛 1332'라는 이름의 공병 트리를 만들어 노들섬

'플라스틱 제로' 선언해놓고...GS25 '초코바' 막대는 플라스틱

'플라스틱 제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던 GS25가 아이스크림 막대에 플라스틱 재질을 사용해 빈축을 사고 있다.편의점 GS25는 지난 6월 20일 넷플릭스와 손

기후/환경

+

'최악 스모그'에 파묻힌 인도 뉴델리..."기후변화로 대기질 더 악화"

인도 뉴델리가 학교까지 문을 닫을 정도로 최악의 스모그가 덮친 원인은 기후변화에서 기인된 것으로 분석됐다.22일 인도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인

[COP29] 1조달러 확보 결국 실패?...기후재원 '텅빈' 합의문 초안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1조달러의 신규 기후재원을 확보하겠다는 목표가 결국 실패로 돌아갈 전망이다. 폐막 하루전 나온 '신

아제르바이잔, COP29.com 도메인 뺏기고 뒤늦게 접속차단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고 있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의 공식 웹사이트 주소가 'COP29.com'이 아닌 'COP29.az'가 된 배경에는 환경

거목이 뿌리째 뽑혔다…'폭탄 사이클론' 美서북부 강타

미국 서북부 지역이 10년에 한번 올까말까한 '폭탄 사이클론'으로 쑥대밭이 됐다. 시속 163㎞에 달하는 초강풍에 거리 곳곳에서 나무들이 뿌리째 뽑히고

[COP29] 관광도 NDC 포함되나...'관광분야 기후행동 강화 선언' 출범

전세계 탄소배출량의 8.8%를 차지하는 관광산업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포함시켜 정부가 관리하도록 하는 국제 이니셔티브가 추진된다.20일(현

"AI기술로 기후변화 대응한다"…코이카, 유엔기후변화협약과 협약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리우협약, 파리기후변화협정 등의 합의를 이뤄낸 기후변화대응협의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과 협력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