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서 구매한 맥북 철판으로 둔갑...."언젠간 터질 줄 알았다"

박유민 기자 / 기사승인 : 2021-02-26 17:22:05
  • -
  • +
  • 인쇄
끊이질 않았던 쿠팡 재포장 상품 논란, 단지 블랙컨슈머 탓?
쿠팡에서 맥북을 주문했더니 철판이 온 '쿠팡 사기 사건'에 대해 소비자들은 예고된 사고였다는 반응이다. 이번 사건 뿐만이 아니라 그간 쿠팡의 검수 미흡으로 쓰지도 못하는 제품을 받았다는 사례가 끊이질 않았기 때문이다. 

한 커뮤니티에서는 쿠팡에서 재포장 상품을 구매했는데 알고 보니 하자가 있는 상품이 그대로 배송됐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상품 안내를 보면 재포장 상품은 새 상품과 성능과 품질이 동일하다고 적혀있다. 하지만 포장을 열어보니 단순 변심으로 인한 재포장이 아닌 누군가 하자가 있어 반품한 상품이었다.

▲재포장 상품을 열어보니 물건의 하자 내용이 적혀있다.

이 외에도 포털에 '쿠팡 재포장 상품'을 검색하면 '쿠팡 재포장 상품을 절대 사지 말라며' 하자가 온 제품을 받은 소비자의 피해사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쿠팡은 관련 문제가 있을 때마다 반품시스템을 악용하는 '블랙 컨슈머'만 탓해왔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근본적으로 쿠팡의 검수와 판매과정이 미흡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꼬집었다. 

쿠팡의 유료멤버십 ‘로켓와우’는 무료 배송 및 캐시 적립을 비롯해 30일 내 무료반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이 잘못 구매하거나 단순 변심일 경우는 물론 제품을 개봉하고 사용하던 것까지 30일 이내 모두 반품을 받아주다 보니 현실적으로 검수가 잘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새 상품으로 판매되는 상품조차 믿을 수 없다며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실제 이번에 철판으로 둔갑한 맥북은 버젓이 새 상품으로 판매됐다.

▲ A씨는 '쿠팡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글과 함께 자신이 받은 제품 사진을 커뮤니티에 올렸다. 

A 씨는 지난 22일 애플 관련 커뮤니티 '맥 쓰는 사람들'에 올린 글을 통해 "박스부터 포장까지 (새제품과) 똑같이 돼 있어서 절대 의심하지 않고 개봉했다"면서 "택배 중고거래라면 이해하겠는데 상장하는 쿠팡에서 이러니 누굴 믿고 사야 하냐"고 말했다.

쿠팡에 따르면 B 씨는 맥북 프로 2개를 구매한 후 제품만 빼내고 철판을 넣어 새 상품처럼 포장해 쿠팡에 반품했다. B 씨가 반품한 상품은 모두 검수 과정을 거쳤지만, 포장 상태가 완벽해 새 상품으로 여겨져 A 씨에게 판매됐다. B 씨는 반품 후 바로 환불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 측은 "회사의 반품 및 환불 정책을 악용한 의도적인 범죄행위로 판단돼 B 씨에 대한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라며 "쿠팡도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적어도 반품 상품임을 고지하거나 검수를 꼼꼼히 해야 했다'며 쿠팡의 검수와 판매과정이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으면 이 같은 문제가 계속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시했다.  

문제가 된 제품은 쿠팡이 상품을 직접 매입해 판매하는 '로켓배송' 상품이자, 쿠팡이 엄선한 브랜드 상품으로 광고하는 'C.에비뉴' 제품이었다는 점에서 특히 소비자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쿠팡 측은 "재발 방지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박유민 기자 youmeaningful@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배출권 유상할당 20% 상향...상의 "기업 비용부담 커질 것" 우려

환경부가 2026년~2030년까지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현행 10%에서 15%로 올리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에 대해 산업계가 비용부담

한은 "극한기후가 물가상승 야기…기후대응 없으면 상승률 2배"

폭우나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고 소비자물가에 단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1년 넘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기후변화

기후/환경

+

강릉에 '반가운 비'...폭우 쏟아졌지만 가뭄 해갈 역부족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단비'가 내렸다. 아직 가뭄이 해갈될 정도는 아니지만 간밤에 내린 비 덕분에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주말날씨] 전국 이틀간 '세찬 비'...강릉에도 '가뭄에 단비'

이번 주말에는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많은 비가 내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 비는 중국에서 형성된 비구름대가 우리나라로 진입하면서

"환경장관 약속 못믿어"...세종보 천막농성 철회 안한다

4대강 보 철거를 요구하며 금강 세종보에서 500일간 농성했던 환경단체들이 농성을 중단하기로 했다가 이를 철회했다.11일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직접

화석연료 기업들 내뿜는 탄소...치명적인 폭염을 낳았다

엑손모빌 등 석유 대기업들의 탄소배출량이 2000년 이후 전세계에서 발생했던 수십건의 폭염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강릉 식수원 고갈 일보직전 '비소식'...이틀간 20~60㎜ 내린다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으로 쓰이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1일 오전 8시 기준 11.8%까지 낮아진 가운데 토요일인 13일 동해안에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다.

1.5℃ 임계점 넘었나?...전세계 산호 84% 하얗게 변했다

전세계 바다의 산호초 84%가 해양폭염으로 백화 현상을 겪는 등 최근 해양생태계가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지난 2일 발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