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지 않아도 해로워...소음공해, 식물에 '악영향'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1-04-15 19:25:16
  • -
  • +
  • 인쇄
▲유타 향나무 (출처=herbalextracts.net)

지속적인 소음공해가 나무의 파종과 발아에 영향을 미쳐 식물 군락 조성에 해로운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시간) 생물학 학술지 '영국왕립학회보B'(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에 게재된 한 논문에 따르면 소음공해는 생물종들의 행동과 분포에 영향을 미쳐 식물 생태계에 심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미국 남서부 방울뱀 협곡의 천연가스정(井) 압축기 주변에서 실시된 이번 조사는 '피뇬 소나무'와 '유타 향나무'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번 연구는 2007년부터 12년간 115개 구획을 나눠 묘목의 분포 추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압축기가 지속적으로 소음을 발생시킨 곳과 압축기가 제거돼 소음이 더는 발생하지 않았던 곳에서 묘목의 분포가 차이를 보였다.

압축기는 100데시벨(dB)의 소음을 지속적으로 생성했다. 논문의 주요저자 제니퍼 필립스 박사는 이같은 소음이 "헤비메탈 밴드 '블랙 사바스'의 콘서트나 기차가 지나갈 때 기찻길 바로 옆에 서 있을 때의 소음과 맞먹는다"고 전했다.

피뇬 소나무와 유타 향나무 두 수종의 경우 모두 소음에 노출되지 않은 지역에서 더 많은 묘목이 자라났다. 다만 유타 향나무가 피뇬 소나무보다 더 많이 발아하면서 두 수종의 발아 비율이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연구진은 이 차이가 발생한 이유를 씨앗을 퍼뜨리는 동물종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봤다.

'우드하우스 스크럽 제이'(Woodhouse's scrub-jay·어치의 일종)는 피뇬 소나무 씨앗을 먹거나 나중을 위해 땅 속에 묻어둔다. 그리고 몇몇 씨앗에 대해 잊어버리면 그 덕에 숲이 재생된다.

▲우드하우스 스크럽 제이 (출처=allaboutbirds.org)

하지만 보기와 달리 우드하우스 스크럽 제이는 똑똑한 편이다. 이 새는 '일화 기억'이 가능해 부정적인 경험들을 머릿속에 되새길 수 있다. 일례로 수년전 특정 장소를 찾았다가 그곳이 소란스러웠다면 그 사실을 기억하고 더는 그 장소로 돌아가지 않는다. 

반면 유타 향나무는 우드하우스 스크럽 제이만큼 소음에 민감하지 않은 다른 포유류나 새들에 의해 파종돼 피뇬 소나무보다 더 많은 묘목들이 자라났다. 논문의 공동저자 사라 테르몬트는 "새 한 마리가 특정 장소에 씨앗을 뿌리지 않아 그 나무가 자라지 않게 되면 수많은 생물종의 서식지가 뒤바뀔 수 있다"고 경고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동원산업, 동원F&B 100% 자회사로 편입 완료

동원그룹의 지주사 동원산업이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한 동원F&B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절차를 완료했다고 4일 밝혔다. 동원그룹은 지난 4월 동원

HLB생명과학-HLB 합병 철회…주식매수청구권 400억 초과

HLB생명과학이 HLB와 추진해오던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리보세라닙 권리 통합과 경영 효율성 강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해왔지만, 주식매

KCC, 울산 복지시설 새단장...고품질 페인트로 생활환경 개선

KCC가 울산 지역 복지시설 새단장에 힘을 보태며 사회공헌을 지속하고 있다.KCC가 지난 29일 울산해바라기센터 보수 도장을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추

SK AX, EU 에코디자인 규제 대비 '탄소데이터 통합지원 서비스' 제공

SK AX(옛 SK C&C)가 유럽연합(EU)의 공급망 규제 본격화에 대비해 국내 기업들이 민감 데이터를 지키고 규제도 대비할 수 있도록 '탄소데이터 대응 통합

안전사고 나면 감점...ESG평가 '산업재해' 비중 커지나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산업재해가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다.31일 ESG 평가기관에 따르면 기업의 ESG 평가에서 감점 사례

SK온-SK엔무브 합병결의..."8조 자본확충해 사업·재무 리밸런싱"

SK온과 SK엔무브가 11월 1일자로 합병한다. 지난 2월 SK온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 합병한지 6개월만에 또다시 덩치를 키운다.SK이노베이션과 SK

기후/환경

+

따뜻해진 바닷물...해수욕장마다 독성 해파리 '득실득실'

지구온난화로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면서 연안 바다마다 해파리가 득실거리고 있다. 이 때문에 휴가철을 맞아 해수욕장을 찾은 사람들의 피해가 끊이

美 캘리포니아 또 산불…나흘새 5000만평 '잿더미'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 로스파드레스국유림에서 발생한 대형 '기퍼드' 산불이 나흘 사이에 약 160km2를 잿더미로 만들도 계속 확산되고 있다. 주변 지역

폭염으로 쌓인 수증기...무안 1시간 141㎜ '괴물폭우' 낳았다

남부지방에 폭우 피해가 발생한지 보름만에 또다시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에는 무안지역에 집중적으로 폭우가 쏟아졌다. 전라남도

[날씨] 경상권에 '강한 비'...습기 높아 35℃ 후텁지근

월요일인 4일은 서울과 수도권은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더위가 한풀 꺾인 모습이지만 남쪽지역은 여전히 흐리고 비가 내리겠다.특히 4일은 경상권

겨울 따뜻해지면...나무의 탄소흡수량 줄어든다

지구온난화로 겨울 기온이 오르면 나무가 탄소를 흡수하는 데에도 지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최근 미국 보스턴대학 연구팀은 기후변화가 토양 온

남극 해저에 332개 협곡 발견…남극 빙붕 녹이는 역할?

남극 해저에 수천미터 깊이의 거대한 협곡들이 촘촘히 분포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학자들은 이 지형이 해류 흐름과 빙붕 붕괴를 결정짓는 통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