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트 형제가 지구에서 첫 동력·제어비행을 성공한지 117년만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인류 최초로 지구 밖 행성에서 동력·제어비행에 성공했다.
19일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는 오전 6시 46분(미 동부 표준시) 화성탐사 헬기 '인제뉴어티'(Ingenuity)로부터 데이터를 수신해 이륙 성공을 확인했다. 이로써 인제뉴어티는 지구를 제외한 타행성에서 일어난 동력·제어비행을 수행한 첫 비행체가 됐다.
스티브 주르치크(Steve Jurczyk) NASA 국장 대행은 "인제뉴어티는 NASA의 오래된 프로젝트들 가운데 이뤄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중 하나였다"며 "X-15가 우주왕복선의 개척자였고, 마스 패스파인더의 소저너가 탐사차에 있어 같은 의미를 가졌듯이, 인제뉴어티는 적어도 화성의 하늘이 우리의 한계가 아닐 것이라는 걸 입증했다"고 말했다.
태양열 동력 헬기인 인제뉴어티는 인제뉴어티 팀이 최적의 에너지 및 비행조건을 갖출 것으로 판단한 오전 3시 34분(미 동부 표준시)에 이륙했다. 인제뉴어티는 미리 정해진 최고 비행 고도 3미터까지 올라 안정적으로 30초간 높이를 유지하다 하강했다. 인제뉴어티는 화성 표면에 터치다운 하기까지 총 39.1초의 비행 시간을 기록했다.
이번 비행은 JPL이 개발한 알고리즘에 따라 인제뉴어티 내부에 탑재된 네비게이션·제어 시스템이 수행한 '자율비행'이었다. 화성에서 정보를 송신하려면 전파가 수천만 킬로미터의 거리를 오고 가야 하기 때문에 실시간 조작이 어렵기 때문이다.
NASA 토마스 저버켄 과학임무국 부국장은 인제뉴어티가 비행한 이착륙장을 '라이트 형제 비행장'으로 명명했다. 그는 "117년전 라이트 형제가 지구에서 첫 비행을 성공했고, 이제 NASA의 인제뉴어티가 또다른 세계에서 놀라운 업적을 세웠다"며 "비록 1억7300만 마일 떨어져 있지만 항공 역사의 상징적인 이 두 사건은 영원히 연결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인제뉴어티의 첫 비행은 알 수 없는 미지의 불확실성으로 가득했다. 화성의 중력은 지구 중력의 3분의 1이다. 화성 대기 역시 극도로 희박해 화성 표면의 기압은 지구 표면의 1%에 불과하다. 이는 인제뉴어티의 1.2m의 로터 날이 양력을 얻기 위해 쓸 수 있는 공기분자가 극미량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인제뉴어티를 수송한 퍼서비어런스 탐사차는 64.3m 떨어진 지점에 정차해 있었다. 퍼서비어런스 탐사차는 지구와 인제뉴어티 사이에서 통신을 중계했을 뿐 아니라 인제뉴어티의 첫 비행을 영상으로 기록했다.
퍼서비어런스 탐사차는 지난 2월 18일 인제뉴어티를 부착한 채 화성 표면에 착륙했다. 4월 3일 퍼서비어런스가 예제로 충돌구에서 비행장까지 인제뉴어티를 수송한 이래 16째 '솔'(Sol·화성의 태양일로 24시간 37분 22초의 시간)에 접어들었다. 인제뉴어티는 30솔 동안 비행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다음 3솔 간 인제뉴어티 팀은 데이터와 이미지 등을 수신해 두 번째 비행을 위한 계획을 수립한다. 두 번째 비행은 이르면 22일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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