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로부터 ESG경영 압박받았을 것"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비트코인이 환경오염을 일으킨다는 핑계로 비트코인 결제 중단을 선언했다. 그의 한마디에 전날 7049만9000원이었던 비트코인은 오전 7시경부터 급락세가 시작되면서 오전 9시경에는 6020만원까지 떨어졌다.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는 비트코인 결제를 도입하지 않을 것"이라며 "비트코인 채굴을 재생 에너지로 할 수 있다면 즉시 거래에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의 트윗이 올라오자마자 비트코인은 급락했다.
비트코인 채굴이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꾸준히 나왔다. 채굴을 위해 많은 양의 전력이 사용되고 그 전력의 대부분은 석탄발전으로 생산한다. 비트코인을 캐기 위해 엄청난 규모의 석탄이 태워지고, 탄소가스가 대기 중으로 뿜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환경을 위한다는 머스크의 트윗을 보고 일각에서는 '머스크는 위선자'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루가 멀다하고 자신의 트위터에 비트코인과 도지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를 옹호하는 글을 올리던 머스크가 하루아침에 환경 문제를 큰 깨달음을 얻고 이런 트윗을 올렸을까?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의 거대 투자자들로부터 ESG경영에 대한 압박을 받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세계 최대 '친환경 자동차 기업'인 테슬라가 막대한 전력 소모와 탄소배출의 주범인 비트코인을 옹호하는 건 모순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CNN 방송은 "머스크가 비트코인을 수개월 동안 과대선전하더니 갑자기 비트코인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지적했고, 뉴욕타임스(NYT)는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지 석 달 만에 돌연 방침을 뒤집었다"고 꼬집었다.
피터 시프 유로퍼시픽캐피탈 CEO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머스크가 처음에 비트코인 결제를 받아들인다고 했을 때 그런 우려(환경 악영향)는 어디 있었는가"라며 "머스크가 (테슬라) 주주 자금을 사용해 암호화폐에 도박하기 전에 그다지 많은 공부를 하지 않은 것 같다"고 비꼬았다.
한편, 환경 오염을 이유로 비트코인 거래 중단을 선언한 일론 머스크는 현재 '테슬라가 도지코인을 받기를 원하는가'에 대한 설문을 자신의 트위터에서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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