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품 사라지는 '장례식장' 늘어난다

김현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6-05 07:00:04
  • -
  • +
  • 인쇄
[환경의 날: 지구를 지키는 작은 발걸음들]
환경부 '일회용 사용금지' 관련법 개정추진

일회용 쓰레기의 온상으로 지목받고 있는 장례식장에서 일회용품들이 퇴출되기 시작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장례식장에서 한번 사용하고 버리는 일회용품이 연간 3억7000만개에 달하고 있다. 무게로 따지면 2300톤이나 된다. 쓰레기로 배출되는 일회용 접시 가운데 20%가량이 장례식장에서 배출되는 것이라고 한다.

이에 환경부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을 개정해 장례식장 일회용품 사용을 규제하겠다는 방침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세척시설이 있는 빈소에서는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고 다회용 용기를 사용하도록 했다. 다만 장례식장 내 조리·세척시설 설치는 필수가 아니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도 장례식장 일회용품 퇴출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 지자체들, 장례식장 세척설비 지원

서울시는 2018년 '일회용 플라스틱 없는 서울' 종합계획을 발표하며 서울의료원 장례식장에 다회용 용기 사용 시범사업을 시행했다. 서울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4일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지난해는 코로나로 인해 사업 지속이 어려웠다"면서 "올해부터 다시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천시는 인천 4개 대학병원과 인천의료원에 다회용 용기 사용을 우선 시행하기로 했다. 인천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지난 5월 설비가 완료된 인천의료원은 이미 다회용 용기로 전환됐다"면서 "앞으로 민간 장례식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상남도는 모든 장례식장에 세척시설과 다회용 용기를 지원할 계획이다. 경상남도 환경정책과 관계자는 "공공 운영 장례식장을 우선 선정해 지원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시범사업의 효과분석을 통해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부산광역시·세종특별자치시·경기도·충청남도·전라북도·제주도는 자발적 협약을 통해 일회용품 없는 장례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공주의료원·서산의료원·세종 은하수·경기도 의료원 이천병원·제주의료원·서귀포의료원·부산영락공원·남원의료원·남해추모누리 등 9개 공설 장례식장과 연세대학교 용인·안산 세화병원 등 2개 사설 장례식장, 한국상조공제조합·상조보증공제조합 등 2개 공제조합이 참석한 협약을 통해 장례식장 일회용품을 줄이기에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이밖에도 대구광역시·광주광역시·전라남도는 장례식장에 일회용품 사용 자제 권고를 내리며 다회용 용기 지급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 세척시설 없는 장례식장 '규제 사각지대'

대전광역시·강원도·경상북도는 장례식장 일회용품 감축 정책을 시행하지 않고 있다. 시행하고 싶어도 장례식장의 거부로 시행하지 못하는 지자체들도 있다. 울산광역시에 있는 모든 장례식장들은 세척시설이 없다. 따라서 관련 법령이 개정되더라도 규제대상이 아니다.  

울산광역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세척시설을 설치하려고 해도 비용문제가 만만치 않다고 토로했다. 울산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조사해보니 장례식장 모든 빈소에 세척시설을 설치하는 경우에 2억원이 들고, 이후 운영유지비가 추가로 2억원이 들더라"면서 "비용문제 외에도 공간이 부족해 세척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불가능한 장례식장도 있다"고 말했다.

충청북도의 경우도 마찬가지 상황에 직면해 있다. 충북 환경정책과 관계자는 다회용 용기를 무료로 지원하려고 장례식장에 찾아갔지만 반응은 냉담했다고 한다. 이유는 상주들의 민원이 너무 많이 들어온다는 것이다. 충북 환경정책과 관계자는 "장례식장이 다회용 용기로 바꾸려면 2억원이 필요하다"면서 "세척시설 설치비 4000만원, 추가 인건비 7000만원, 다회용 용기에 대한 거부감으로 발생하는 영업손실이 9000만원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세척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곳은 자유롭게 일회용품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관련법 개정이 오히려 일회용품 사용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같은 지적에 환경부는 "모든 장례식장을 동시에 규제하기는 어렵다"면서 "전국 장례식장의 80%는 세척시설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회용품 함께 줄이기 계획'을 통해 2024년까지 중장기 계획을 세운 만큼 앞으로 부작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친환경 장례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국민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두나무 인수한 네이버...AI와 블록체인 앞세워 '글로벌 금융' 노린다

세계 3위 가상자산거래소 두나무가 네이버 품에 안기면서 20조원 규모의 금융플랫폼이 탄생했다. 26일 네이버와 두나무 이사회는 네이버파이낸셜과 두

'비상경영' 롯데 인적쇄신...부회장 전원 용퇴에 CEO 20명 '물갈이'

롯데그룹이 부회장단 전원 교체와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20명을 교체하는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롯데그룹은 2026년 임원인사에서 9

롯데케미칼-현대케미칼, 석화공장 합친다...울산과 여수도 통폐합 속도?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의 석유화학 사업이 합쳐진다. 지난 8월 20일 10개 석유화학 기업이 사업재편을 위한 자율협약을 맺은 이후 첫번째 구조조정

엑손모빌 '화학적 재활용' 놓고 '그린워싱' 공방 격화

플라스틱 화학재활용을 둘러싼 엑손모빌과 환경단체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플라스틱 폐기물

우리銀, 사회적경제기업 10곳 선정…최대 2000만원 지원

우리은행이 사회적경제기업을 발굴해 최대 2000만원을 지원하는 '임팩트 챌린지' 공모를 시작했다.우리은행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함께 '2025년 우

위생행주·인조잔디까지...CJ제일제당, PHA 적용제품 확대

CJ제일제당이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Polyhydroxyalkanoates)'의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CJ제일제당은 PHA를 적용한 '빨아쓰는 생분해 위생행주', '생분

기후/환경

+

플라스틱 문제 일으키는 '조화'...인천가족공원서 반입 금지될듯

인천가족공원에 플라스틱 조화(造花) 반입을 자제하도록 하는 조례 제정이 추진된다.26일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전날 산업경제위원회를 통과한 '인천시

'2.5°C' 상승한 우즈베키스탄…극심한 가뭄에 이미 위기상태

우즈베키스탄 일부 지역의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대비 2.5°C까지 상승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온난화로 인한 가뭄과 물부족이 심해질 것으로 전망되

엑손모빌 '화학적 재활용' 놓고 '그린워싱' 공방 격화

플라스틱 화학재활용을 둘러싼 엑손모빌과 환경단체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플라스틱 폐기물

태평양 참치에서 검출된 '수은' 오염경로 추적해봤더니...

참치 등 태평양에서 서식하는 해양어류 몸속에 수은이 어떻게 축적되는지 그 경로가 밝혀졌다.포항공대(POSTECH) 환경공학부 권세윤 교수연구팀과 한국

알프스·안데스·히말라야가 위험하다...기후변화로 곳곳이 '흔들'

험준한 산악지대로 유명한 히말라야를 비롯해 알프스, 안데스산맥이 기후변화가 불러온 기온과 강수패턴 변화로 인해 무너져내리고 있다. 25일(현지시

폭염에 열받은 젖소들...우유 생산량 줄고 있다

젖소들이 폭염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우유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어 낙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25일(현지시간) 푸드앤와인(Food & Wi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